토박이말 맛보기 - 눙치다
2011-07-1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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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땀이 많이 나는 저는 여름, 무엇보다 더운 날씨가 반갑지 않습니다. 바
유난히 땀이 많이 나는 저는 여름, 무엇보다 더운 날씨가 반갑지 않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시원할 때도 하지 않았던 걷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아내와 함께 일을 끝내고 가자마자 나섰습니다. 아이들 올 때를 맞춰서 한 시간 남짓 걸을 수 있을 거라 생각을 하고 갔습니다.
지는 햇살이지만 제법 뜨거웠고 한바람 탓인지 바람도 불어 걸을 만했습니다. 집 뒤에 있는 큰바위메 둘레로 난 길을 따라 걸어 올라가니 벌써 내려오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우리들처럼 이제 올라가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우리가 오지 않는 동안 많은 것들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길도 많이 다듬었고 옆에 그늘집이며 계단을 새로 만들어 걷는 사람들을 생각해서 잘 해놓았다 싶었습니다. 그렇게 얼마 걷지 않아 땀이 나고 숨이 차는 것이 걷는 보람을 느끼게 해주어 기분은 좋았습니다.
오랜만에 땀같은 땀을 흘리고 시원하게 물맞이를 하고 나니 저녁밥맛도 좋았습니다.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요즘 성가시게 하는 큰아이의 말투와 낯빛이 눈에 걸렸지만 눙치고 넘길 수 있었던 것도 좋은 기분을 이어가고 싶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루 한 시간 걸어서 아내와 저의 기분을 좋게 할 수 있으니 될 수 있으면 꼭 빠짐없이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눙치다'는 '좋은 말로 달래 마음을 풀어 누그러지게 하다'는 뜻도 있고 '어떤 행동이나 말을 트집 잡지 않고 넘기다'는 뜻도 있습니다.
앞의 뜻으로 많이 쓰이긴 하지요. 작은 말로 '농치다'가 있는데 '좋은 말로 마음을 풀어 노그라지게 하다'는 뜻입니다. 둘레 사람 가운데 화가 나 있는 사람을 눙치는 솜씨가 뛰어난 사람들을 가끔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타고날 수도 있지만 조금만 생각해서 말을 하면 어렵지 않다고 하는데 저는 그걸 잘 못한답니다.
4344. 7. 19. ㅂㄷㅁ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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