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실이요? 당연히 없죠" 한국에서 '백업 댄서'가 겪는 현실
2019-04-14 14:10
add remove print link
이효리 곡 '겟차' 활동 이후 백업 댄서로서의 활동을 접었던 리아킴
백업 댄서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좌절했던 경험 고백해
유명 안무가 리아킴이 백업 댄서 생활을 그만둔 이유를 털어놨다.
지난 13일 KBS '대화의 희열2'에는 유명 안무가 리아킴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리아킴은 과거 가수 이효리 곡 '겟차(get ya)' 활동 이후 백업 댄서로서 활동을 접게 됐다고 말했다.
리아킴은 "많은 사람이 내 안무를 따라 한다는 기분은 정말 너무 행복했지만, 그때는 아무도 이게 누가 짠 안무인지 관심도 없었을 때"라고 얘기했다. 리아킴은 겟차에서 유명했던 시계태엽춤을 창작한 안무가기도 했다.
그는 "댄서라고 하면 '애들'이란 느낌이 있어서 기획사 사장님들도 반말로 말씀하시는 경우가 정말 많았다"라며 "레슨을 하러 가도 레슨비를 제대로 못 받고 '내가 돈 몇 푼 가지고 장난칠 사람으로 보이느냐'며 오히려 저에게 화를 낸 기획사 사장님들도 계셨다"고 털어놨다.
그는 백업 댄서의 열악한 환경을 얘기하며 "대기실도 없고 그냥 복도 같은데 대기한다"고 말했다. 또 "새벽 늦게 끝나면 찜질방에 가서 자거나 첫차가 뜰 때까지 지하철역에서 앉아서 기다렸다"고 덧붙였다.



얘기를 듣던 MC 유희열 씨는 "스케치북에서 '세션맨 특집'을 한 적이 있었다"며 "뒤에서 연주만 해오던 그분들을 주인공으로 인터뷰 했는데 많이 우시더라"라고 회상했다.
당시 아코디언연주가 심성락 씨는 "내가 이 나이에 이렇게 젊은 분들 앞에서 연주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마음이 이상하다. 눈물이 나려고 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기타리스트 함춘호 씨 역시 "정말 오랫동안 꿈꿔왔었던, 우리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그런 시간들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정말 감사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유희열 씨는 "그분들이 연주하는 자리와 (주인공이) 토크하는 자리까지는 5m도 안 되는데 5m를 걸어 나오는데 30년이 걸리셨다더라"라며 "리아킴과 현실에 대한 얘기를 하다 보니 그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리아킴은 "그 말씀에 너무 공감이 된다"며 "저도 항상 뭔가 제가 직접 표현할 수 있는 무대를 원했었다"고 눈물을 흘렸다. 그는 "그런 것들은 정말 작은 차이다. 어떻게 보면 백업 댄서와 가수의 간극은 한 발자국 차지만 (댄서가) 주인공으로 나서서 보여주는 건 정말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시스템적으로 그렇게 될 수 없었다. 노력으로만 극복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니었기 때문에 더 답답한 마음이었다"며 "그때 그 이후로 방송 활동 하고 싶지 않더라"라고 얘기했다. 그는 "그래서 다시 스트릿 댄서로 돌아와 대회나 배틀에 좀 더 집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