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후딱 갔다 오세요” 어벤져스4에서 '화장실 찬스'로 자주 언급된 장면

영화 팬들은 종종 '영화 상영 도중 화장실에 다녀와도 될 만한 장면' 정보를 공유하곤 한다. 이러한 정보를 제공하는 앱도 존재할 정도다.

보통 핵심 내용 전개와 무관하거나, 볼거리가 부족한 장면, 완성도가 낮은 장면 등이 거론된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이하 엔드게임)에도 그런 장면이 있다.

"화면에 TOKYO라는 글자가 뜨면 그 때 화장실 갔다 오시면 됩니다"

엔드게임을 본 국내외 네티즌들 사이에서 돌고 있는 말이다. 호크아이가 일본에서 야쿠자들과 싸우는 장면이 시작되는 부분을 말한다. 이 장면에서 호크아이는 블랙 위도우와 재회하고 어벤져스로 복귀한다.

가족을 잃은 슬픔을 타노스 '스냅'에서 살아남은 범죄자에 대한 분노로 돌린 호크아이 심경을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의미가 아주 없다고 보기는 힘든 장면이다.

그러나 예고편에도 나오는 장면인데다, 보지 않아도 전후 맥락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네티즌들이 '화장실 찬스'로 꼽았다.

다소 우스꽝스러운 장면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호크아이가 일본도를 든 야쿠자와 칼을 맞대며 싸우는 장면이 다소 엉뚱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일본어가 귀에 익숙한 관객들은 끔찍한 호크아이 일본어 대사 때문에 '블랙팬서' 자갈치 장면이 떠오른다는 감상을 내놓기도 했다.

일본어 대사를 영어로 중역한 탓에 원래 의미와 동떨어진 자막도 이 장면 완성도를 더욱 낮춘다. "살려줘"라는 야쿠자의 목숨 구걸은 "도와줘"라는 엉뚱한 대사로 번역됐다.

다수의 해외 매체들도 도쿄 장면을 화장실에 갔다와도 되는 장면으로 언급했다. 미국 영화 매체 콜라이더는 "나쁜 장면은 아니지만, 화장실 갔다오기 가장 좋은 기회"라고 소개했다.

다만 도쿄 장면에는 '화장실 찬스'로서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3시간에 달하는 엔드게임 상영시간의 반도 지나지 않은 다소 이른 시간대에 나온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