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들지도 말라… ‘한국에서 가장 무서운 독버섯’과 관련해 새로 밝혀진 놀라운 비밀
2019-06-0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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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사슴뿔버섯서 유방암 치료물질보다 500배 이상 항암효능 강력한 물질 추출
한 입 떼어 맛만 봐도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인 맹독버섯인 까닭에 섭취는 금물

'붉은사슴뿔버섯'에서 새로운 항암물질이 발견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이 버섯이 만지기만 해도 치명적인 독버섯이라는 점이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김기현 성균관대 약학대학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붉은사슴뿔버섯에서 유방암세포 생장을 억제하는 새로운 유용 물질을 발견했다고 최근 밝혔다.
공동연구팀에 따르면 붉은사슴뿔버섯 속에 들어 있는 항암물질 '로리딘 E'는 현재 유방암 치료물질로 알려진 '독소루비신'보다 500배 이상 항암 효능이 강력했다. 연구팀은 붉은사슴뿔버섯에서 모두 여덟 가지 천연물질을 분리해 이 가운데 다섯 가지 물질에서 유방암 세포를 사멸하는 효과를 입증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생약학회가 출간하는 천연물화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 '저널 오브 내추럴 프로덕츠(Journal of Natural Products)'의 82권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이처럼 붉은사슴뿔버섯의 항암효과가 인정됐다고 해서 붉은사슴뿔버섯를 섭취하는 것은 죽음에 이르는 길이다. 한국의 수많은 독버섯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중독증상을 일으키는 버섯이 바로 붉은사슴뿔버섯이기 때문이다.
붉은사슴뿔버섯엔 한 입 떼어 맛만 봤음에도 사망한 사례가 보고됐을 정도로 치명적인 독인 트리코테센이 들어 있다.
붉은사슴뿔버섯의 독은 맨손으로 만지는 것조차 위험해 냉전시기엔 생화학무기로 사용됐다. 손으로 만지면 살갗이 썩고 섭취한 성분이 모근에 닿으면 머리카락이 싹 빠진다. 골수에 도달하면 재생불량성 빈혈, 급성 면역결핍증 등 무시무시한 질병이 동시에 발생한다. 간과 신장, 심장, 폐, 뇌에도 영향을 끼쳐 대부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끔찍한 버섯이다.
고통도 극심하다. 실제로 경기도 의왕에서 과수원을 운영하는 칠순의 부부는 붉은사슴뿔버섯을 먹고 난 뒤의 고통에 대해 커튼이 살짝 움직이는 바람결에도 맨살이 면도칼에 베이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고 말한다. 붉은사슴뿔버섯의 독성 때문에 마치 오랜 항암 투병에 시달린 환자처럼 부부의 머리카락은 모두 빠져버렸다. 이후 노부부는 “이제 어떤 버섯도 먹지 않을 거야. 그것이 하우스에서 재배한 식용버섯이라 해도…”라고 말했다고 한다.
붉은사슴뿔버섯이 중독사고를 일으키는 까닭은 갓이 피지 않은 어린 버섯의 모양이 전문가가 아니라면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영지버섯의 모양과 매우 흡사하기 때문이다.
더욱 무서운 점은 붉은사슴뿔버섯 중독의 명확한 치료방법은 알려진 바가 없으며 그 독소인 트리코테센에 대한 해독제도 없다는 점이다. 항암효과를 기대하고 이 버섯을 섭취하는 것은 곧 죽음을 자초하는 지름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