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소설 봤다” 고유정 측 주장에 분노한 피해자 유족

2019-08-12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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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제주 전 남편 살해사건' 고유정 첫 공판
새로 선임한 변호사가 주장한 변론에 피해자 유족이 보인 반응

이하 연합뉴스
이하 연합뉴스

전 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6)이 법정에 출석한 첫 공판이 12일 열렸다. 이런 가운데 재판을 지켜본 피해자 강모 씨 유족이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강모 씨 유족은 "우발적 범행이었다"는 고 씨 측 주장에 대해 "한 편의 소설을 봤다"고 말했다.

12일 고유정 첫 재판이 끝난 뒤 피해자 강모 씨 남동생 A 씨는 "피해자가 (이곳에) 없다는 이유로 고인의 명예를 명백히 훼손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큰 분노와 좌절을 느낀다"며 "그 부분에 대해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A 씨는 "(고 씨가 한 주장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비록 형님의 생명은 못 지켰지만, 그래서 매일 죄책감 속에 살고 있지만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히고 고유정이 극형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울먹였다고 전해졌다.

피해자 측 변호를 맡은 변호사도 "오늘 피고인의 변호인은 고인의 명예를 아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방적인 주장을 했다"며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점을 악용해 터무니없는 진술을 한 것에 대해 응당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측 변호사는 "검찰의 객관적 증거마저도 무시하고 왜곡하는 주장을 서슴지 않았다"며 "그 부분에 대한 재판부 판단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 공판 준비기일 때 인정했던 부분을 뒤집으면서까지 범행을 부인하고 고인을 나쁜사람으로 몰아가는 이런 주장은 인간으로서 할 도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고유정 측 변호인은 "오늘 새롭게 주장한 것들에 대한 증거가 있는지", "고유정이 직접 주장한 건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고유정 측 변호인은 "나중에 공식적으로 말씀드리겠다"며 답변을 회피했다고 전해졌다.

12일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정식 공판에서 고유정 측 새로 선임된 변호인은 고인 강모 씨가 강한 성욕을 드러내며 고 씨에게 성폭행을 하려고 범행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고유정이 카레에 넣었다고 검찰이 주장한 졸피뎀에 대해서 강모 씨는 먹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불 등에 묻은 혈흔에 졸피뎀 반응이 나왔다는 증거에 대해 해당 혈흔은 몸싸움을 하던 과정에서 묻은 고 씨 혈흔이지 강 씨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졸피뎀 처방 내역과 뼈의 중량 검색 내용에 대해서도 "클럽 버닝썬 사태 당시 연예기사를 보던 중 호기심에 찾아봤다", "남편 보양식으로 감자탕을 검색하는 과정에서 연관검색어를 보다가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이다" 등 주장을 펼쳤다.

검찰은 변호인 측 주장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이 사건의 단초를 피해자의 행동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며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home 한제윤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