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송정규 전 롯데자이언츠 단장

2019-09-1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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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구단 즉흥적으로 팀 운영...구태 답습 '우승 희망 없어'”

송정규 전 롯데자이언츠 단장 / 사진제공=이하 송정규
송정규 전 롯데자이언츠 단장 / 사진제공=이하 송정규

"그룹인사 낙하산 사장...구단에 애정없어 체계적 운영 안돼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이하 롯데)가 시즌 내내 10개 구단 중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롯데가 프로야구에서 우승한 것은 지난 1984년과 1992년 두번이다. 코리아시리즈에 진출한 것도1999년이 마지막이다.

가장 열정적이라고 불리는 부산 시민과 롯데 팬들은 '삶에 희망이 없다'며 절망하고 있다.

롯데자이언츠는 프로구단중 창단이후 구단이 바뀌지 않은 2개 구단 중 하나다. 나머지 하나는 삼성라이온즈다.

말 그대로 명문구단인 것이다.

이런 명문 구단이 왜 막대한 돈을 쏟아 붓고도 성적은 하위권을 맴돌까.

선수의 탓일까, 아니면 구단의 탓일까.

부산시민들과 팬들은 롯데야구가 이렇게 망가진데는 선수단 뿐 만아니라 구단의 책임이 크다며 비난을 하고 있다.

이런 비난을 의식해서인지 롯데는 최근 30대인 성민규 단장을 임명해 롯데야구 부흥을 일구어 내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감독후보로 로이스터 전 롯데감독 등 3명의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좁혔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들과 팬들은 롯데야구의 총체적인 부실은 선수와 감독 등 인적요소가 아닌 구단의 운영방식 등 하드웨어에 있다며, 구단이 물갈이 되고 운영방식이 변경되지 않으면 앞으로 100년이 지나도 우승은 커녕 가을야구도 하지 못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위키트리>는 지난 1992년 롯데가 마지막 우승할 당시 단장을 역임했던 송정규 전 한국도선사협회 회장으로부터 ‘이 메일’ 인터뷰를 통해 롯데 야구단의 문제점과 개선할 방향 등에 대해 들어 보았다.

-부산을 ‘야도’ 즉 ‘야구의 도시’라고 합니다. ‘야구에 살고 야구에 죽는다’는 말이 있을 만큼 부산시민들의 야구에 대한 열의가 대단한데요. 요즘 롯데가 리그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부산은 일제강점기부터 지리적 여건으로 일본과의 왕래가 잦았고, 많은 일본인들이 거주하면서 그 문화가 생활 곳곳에 스며들었습니다.

1945년도 해방되고 나서도 부산에는 경남고, 부산고, 동래고, 부산상고, 경남상고, 부산공고 등은 학교에 야구부가 있었으며, 1947년과 1948년 조선일보사 주최 청룡기 쟁탈 전국 중등학교(추후 고등학교로 바뀜) 야구선수권 대회에서 당시 경남중학(경남고의 전신)은 ‘태양을 던지는 사나이’라고 불리는 불세출의 대투수 장태영을 앞세워 2연패했고, 동아일보사 주최 황금사자기 쟁탈 전국고교야구 선수권 대회에서 3연패를 달성하는 등의 발군의 활약을 보이며 막강한 부산 고교야구의 면모를 보였습니다.

1982년도 프로야구가 시작되기 전까지 별다른 국민오락이 없었던 관계로 부산시민들은 자연스럽게 향토애를 갖고 부산 고교 팀들을 응원했습니다.

그러다가 1982년도 부산,경남을 연고지로 한 롯데자이언츠가 탄생하자 열정적으로 롯데를 응원하여 왔습니다.

- 회장님의 지적을 롯데 야구단이 받아 들였다면 이 정도로 몰락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왜 이렇게 됐는지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후 프런트 오피스와 맥주파티 장면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후 프런트 오피스와 맥주파티 장면

▲ 1992년 한국시리즈에서 롯데자이언츠를 우승시킨 후 계속해서 롯데의 단장직, 사장직을 역임하면서 이 팀을 계속 이끌었다면 많은 부분을 점진적으로 개선 및 발전시켜 롯데자이언츠를 명실공히 명문 야구단으로 만들 초석을 확실히 다졌을 것이고 우승도 여러 차례 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승 직후, 회사내의 여러 사정으로 자의반 타의반 야구단을 떠나서 본업인 해운계업로 돌아갔습니다.

그 이후 야구단의 경영을 맡은 분들의 안이한 구단운영, 근시안적인 경영 목표, 주인의식의 실종 등으로 야구단은 이리저리 표류하였고, 그룹 고위층은 야구단을 경시해 야구단 사장에게 거의 일임하다보니 마치 회사소속 아마츄어 야구 팀을 운영하듯 해왔습니다.

이러다 보니, 우수한 인재를 모을 수도 없었고 구단은 방향성, 목표, 장기 계획, 비젼 등을 상실한 채, 그 때 그 때 ‘때우기’식의 경영을 하면서 대충 적당히 해 온 결과 이렇게 총체적 부실이라는 손쓰기 어려운 결과에 도달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롯데 야구단 연봉이 10개 구단중 가장 높다고 합니다. 팬들은 ‘먹튀’니 뭐니 하면서 선수들이 이렇게 높은 몸값을 받을 대상이 되는지, 그만큼 값어치가 있는지, 다들 의문을 표하고 있습니다. 회장님 생각은 어떠신지요. 그리고 왜 이렇게 높은 연봉을 받는다고 생각 하십니까.

▲ 저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고, 참으로 가성비가 떨어지는 예산집행을 했구나 하는 느낌입니다.

물론 실력과 활약 기여도를 볼 때에 연봉이 적은 선수들도 많이 있으나, 비싼 연봉을 지급하면서도 거의 쓸모없이 활약을 못하거나 하더라도 미미한 선수들도 있어 무언가 불공평하다는 생각입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오랜 기간에 걸친 잘못된 선수단 운영 탓이 큽니다.

이렇게 된 이유에는 다음과 같은 항목들이 한몫 하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첫 번째, 매년 적재적소에 예산을 빈틈없이 쓰지 못하고, 어떤 계기가 되었을 때(예를 들어, 성적이 최하위를 연속으로 찍었다던지 특정 인기있는 자유계약선수를 타 팀에 보내고 난 후 성적이 급락 했다던지 등등)언론의 지적과 팬들의 비난성 질책이 매우 심하게 폭주하면 ,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그룹 고위층에서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라’ 식의 하명이 떨어질 때야 비로소 구단 프런트 오피스가 움직이다 보니 투자가 몰리는 바람직하지 않은 패턴이 되풀이 되어 온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두 번째, 그렇게 하다보니 정말로 팀에 필요했던 선수들은 놓치고 상대적으로 도움이 덜되는 선수들을 황급하게 구색을 맞추려고 잔뜩 거품이 낀 연봉을 주고 영입하였습니다.

세 번째, 구단에 확실히 팀에 도움이 될 선수가 누구인지 적정 연봉이 얼마인지에 대한 정밀한 기준이 없이 여론과 일부 팬들의 근거없는 감상적인 요구와 일부 언론들의 사전연봉 가이드 라인 제시에 주관없이 휩쓸려 타구단과 비생산적인 소모전을 펼치다 보니 결과적으로 소모한 예산에 비하여 지나치게 효용성이 낮은 결과를 초래해 왔습니다.

차분한 준비와 성실한 자료에 의한 근거를 갖고 접근하기보다 즉흥적으로 판단을 하다보니 우왕좌왕 중심을 잃고 세론에 영향을 받아 그렇게 된 측면도 있을 것입니다.

네 번째, 롯데자이언츠 선수들은 선수층이 얇다보니 실제능력에 비하여 1군 시합 출장이 쉽게 보장되거나 언론에 자주 노출이 되어 팬들의 사랑과 관심 그리고 지지가 많아지다 보니 거품까지 끼어 그렇게 된 면도 있다고 봐야죠.

가장 하고 싶은 말은 MLB나 NPB에서 조금 뛰다가 용도가 다되었거나, 적응 실패로 유턴하는 선수들에게 전반적으로 지나치게 후한 대접을 하는데 이는 좋은 투자는 아니라고 봅니다. 이것은 한국야구계 전체에 해당되는 사항입니다.

고향 팬들의 막연한 러브콜에 부응하기 위하여 천문학적인 액수를 주고 영입하는 경우가 왕왕 있어 왔지요. 제발, 냉철한 안목을 갖고 적정한 액수를 지불하던지, 일부 팬들의 원성을 듣더라도, 그 선수의 영입을 포기하고 더욱 효과를 볼 수 있는 일에 그 예산을 사용해야 맞다고 생각합니다.

엄밀하게 보아 MLB나 NPB의 그가 속한 팀에서 나온다는 것은 그 곳에서의 활용도가 없기에 소속 구단으로부터 거의 방출 당하는 수준입니다.

그런 실력으로 KBO에 와서 대단한 활약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습니까. 그 정도의 선수라면 소속 구단이 더 데리고 있으려고 하겠죠.

소신과 자신, 그리고 통찰력이 없기에 구단 관계자들이 공연히 분위기에 들 떠 여론과 팬심의 눈치를 본 결과의 부작용이 아닌가 생각 합니다.

송정규 전 단장이 저술한 ‘필승전략 롯데자이언츠, Top Secret'
송정규 전 단장이 저술한 ‘필승전략 롯데자이언츠, Top Secret'

- 회장님께서는 직업과는 동떨어진 정말 아무 관련없는 분야인 프로 야구단, 그 것도 가장 열성적인 팬들이 많다는 롯데자이언츠 야구단 단장을 역임하였습니다. 단장에 임명된 계기라든지 이런게 있으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1990년 9월경인가요 10월인가요 ‘필승전략 롯데자이언츠, Top Secret'라는 책을 저술하고 난 후 매스컴의 관심을 상당히 끌게 되었고, 일간지, 주간지 그리고 라디오, TV 등을 통하여 간간히 제가 소개되고 있었습니다.

우연히 롯데그룹 신준호 부회장이 비서실을 통하여 '그 책을 읽고 싶은데 활자가 너무 작아 읽기가 부족하니, 반 신문판으로 크게 확대하여 제본해서 2권만 보내달라. 읽어 보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그 후 2권을 크게 확대하여 비서실로 보냈습니다.

신 부회장이 그 책을 읽어 본 후에 ‘송정규는 롯데자이언츠 우승을 위해서 꼭 필요한 사람이다’라고 판단했고, 여러 우여곡절 끝에 1991년 2월쯤 개인 사업체를 운영하던 저를 롯데자이언츠 단장으로 영입하게 된 것입니다.

- 회장님께서 단장에 임명된 계기가 된 ‘필승전략 롯데자이언츠, Top Secret'란 책은 요즘도 롯데 야구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와 내용을 좀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롯데자이언츠는 1988년부터 3년을 내리 꼴찌를 했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최약체 팀으로 분류되었고, 열정적인 롯데 팬들은 스트레스와 좌절감으로 인하여 거의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저 역시 당시 열렬 팬이자 야구 이론가의 한 사람으로서 롯데 프런트 오피스에 전화를 하여 이런 저런 얘기를 열성을 다하여 제안했지만 거의 마이동풍 격으로 듣는둥 마는둥 하며 팀에 전혀 반영이 되지 않았고, 팀의 문제점은 여전히 지속되었죠. (나중에 입사하여 살펴 보니 전화를 받는 직원들이 주로 신입사원이나 대리 아니면 과장이나 과장 대리급으로 직접 감독이나 코칭 스탭에게 전달할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습니다. 당연했던 결과죠)

그래서 ‘좋다. 이를 집대성하여 모양을 갖춰 책으로 발간하면, 야구 우승전략서가 되리라’하는 생각에서 이 책을 저술하게 된 것입니다.

당시로서는 이런 야구 관련 서적이 거의 없었고, 더군다나 특정 팀 롯데자이언츠를 우승시키려는 전략서는 전무 하였죠.

저는 더구나 야구 관련인도 아닌 순수한 야구 팬으로서 337페이지에 걸쳐 그 책을 완성했습니다.

29년이 지난 지금 읽어 보아도 ‘내가 과연 이런 글을 썼나’싶을 정도로 세세하고 다양하게 잘 쓴 책이라고 자화자찬하고 싶을 정도로 내용이 구체적이고 신선한 면이 많았습니다.

지금의 롯데자이언츠에 당장 적용해도 충분할 정도로 좋습니다. 절판이 되어 더 이상 시중에서 구입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지금도 그 책을 구할 수가 없느냐?’고 물어 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기회가 오면 1년이 걸리더라도 속편(가제: 돌아온 필승전략 롯데자이언츠 2019년 에디션/Edition)을 저술하고 싶은데 그럴 시간과 정열 그리고 체력이 뒷받침될까 의문스럽습니다. 또 ‘내가 무슨 이유로 이렇게까지 롯데자이언츠 우승을 위해서 희생을 해야하나’ 하는 회의감도 들고요.

- 책 내용을 보니까, 그 당시나 요즘이나 롯데의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회장님의 롯데 야구에 대한 분석이 다른 직업 야구인들보다 정확합니다.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야구를 지켜보고 분석하고 집필을 했을 것 같은데요, 집필 기간은 어는 정도 걸렸습니까. 그리고 왜 롯데 야구가 예전이나 지금이나 꼴찌를 하는 이유를 알면서도 개선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 하십니까.

▲ 당시 6-7개월동안 하루에 9-10시간씩 집필하였던 것 같습니다. 마치 고시 공부하는 수험생처럼 집필에 매달렸습니다. 사업은 직원들에게 맡기고 저는 오직 집필에 온 정력을 쏟아 부었죠.

당시는 지금처럼 인터넷에서 쉽게 데이터를 찾아 보기가 쉽지 않았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주로 통계집, 자료집, 백과사전, 신문, 잡지, 전문 서적, 그리고 그동안 머릿속에 축적되어 온 기억에서 일일이 찾아 내어 원고지에 쓰다가 다시 찢고 쓰기를 반복하는 등 정말 알고서는 두 번 다시 하기 어려운 작업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당시에도 비전문가가 너무나 전문가 이상으로 세밀하게 기술하다 보니 일부에서는 이를 인정 한다기 보다는 애써 폄하하려고 하였습니다. 당시 젊은 기자들과 배타적인 일부 야구인들은 ‘필승전략 롯데자이언츠 Top Secret’를 읽어 보지도 않은 채, 그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싶지가 않아 애써 ‘일본 책을 베꼈다’, ‘외국 서적을 짜깁기 했다’, ‘만화 같은 현실성 없는 소리다’ 등 근거없는 소리로 무시하려고 노력 했습니다.

내용 자체가 한국의 프로 야구단 롯데자이언츠를 정밀 분석한 것인데, 어떻게 일본 책을 카피했다는 말 입니까. 일본에도 당시에 이런 우승 전략론 같은 책은 없었죠.

아예 읽어 보지도, 내용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외부 인사가 언론의 스팟라이트를 받고 그들의 잠재적인 일터 중의 하나라고 점 찍었던 야구단 단장에 스카웃되니, (그 것도 30대의 나이로) 꽤 부러웠던지 시샘과 질투의 일환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리고 야구인들보다 더 정확하고 실제적이고, 구체적이고, 냉철하게 볼 수 있었던 이유는 ‘제 자신이 그들과 이해관계 없이 객관적으로 오랜 기간 롯데자이언츠라는 한 팀만을 유심히 관찰해 왔었기에 가능 했다’고 봅니다.

화제를 바꾸어, 롯데가 꼴찌를 하는 이유를 알면서도 개선이 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팀의 연속성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제가 본의 아니게 항상 ‘구단주의 우승에 대한 의지 부족이 문제다’라고 하는 이유가 이런 것입니다.

구단주가가 장기간의 큰 그림을 그리고 매년 진전이 있고 발전이 있는지 챙겨 봐야 합니다. 그래서 소위 ‘롯데자이언츠의 방식’이 구현되고 전통성을 갖게 되어야 팀이 발전하는데, 이 팀은 여지 껏, 구단 수뇌부에 이런 일을 통괄할 사람이 없이 이분 저분 그룹에서 다른 일을 하던 분들이 롯데자이언츠에 와서 2,3년간 재직하다 떠나고, 단장도 그런 경우가 많았습니다. 야구단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감독 선정 문제, 코칭 스탭 선정 문제, 2,3군 육성 문제등에 세심하게 원칙과 효용성을 갖고 적절하게 접근하지 못했고 그 때 그 때 즉흥적인 팀 운영을 해왔기에 체계적으로 문제점 시정이 되지 못한 것입니다.

두 번째, 야구인으로서 선수들 자신부터가 스스로 바뀌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팀 전체가 무기력증에 빠져, 스스로 빠져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팀 분위기 자체가 ‘하려는 의지'가 완전 실종입니다. 실책을 연발해도, 득점찬스에서 병살타를 쳐도 아쉬워하거나 부끄러워하기 보다는 ’1년 내내 야구 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다‘라는 자기 합리화가 체질화 된 것이죠. 이런 정신 상태로는 절대로 우승을 할 수가 없습니다.

감독을 위시한 코칭 스탭도 결정적인 순간을 망친 선수를 응징 차원에서 뺄 때는 지체없이 빼야 하는데, 시종일관 영혼없는 박수를 쳐대니, 도대체 무엇을 잘 했다고 박수를 치는지 모르겠어요. 전략적으로 때로는 감독이 불같이 화를 내며, 호통을 치는 모습도 필요한데 말입니다.

또한 연패를 하고 꼴찌를 하는데도 시합 전에 일부 선수들이 상대 팀 선수들과 어울려 희희낙락 하거나 배트를 주고 받고하는 그런 맥 빠진 짓거리를 하는데 열렬 팬으로서 보기가 괴롭습니다. 메이저 리그를 보세요. 시합 전에는 상대 팀 선수와 대화도 회피하고 시합에 집중하잖아요. 얼만 전 삼성라이온즈로 이적했던 강민호 선수도 롯데와의 시합 중 잡담하다가 아웃된 이상한 일이 있었죠

강민호 선수도 롯데 시절 평소 친화력이 너무 좋아 팀은 연패를 거듭하는데 상대 팀 선수들 코칭 스탭들과 웃고 어울리는 사진이 많이 나와서 제가 정말 못마땅 했었는데, 그가 떠난 후에도 롯데자이언츠에 그런 선수가 아직 있고 이를 지적하는 구단 임직원이나 코칭스탭이 없다는 현실이 참으로 어이가 없습니다.

빨리 이런 사소한 점부터 다 시정하고 롯데자이언츠가 제대로 올바르게 섰으면 좋겠어요.

1992년 한국시리즈 기념 메달
1992년 한국시리즈 기념 메달

- 롯데는 좋은 선수 데리고 와서 바보로 만들어 방출시킨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말은 선수육성을 못한다는 이야기인데, 왜 그렇다고 생각하십니까.

▲결국 지도자의 자질부족 그리고 선수 자신의 의지와 역량 부족이죠. 프로 선수라고 하면 코치의 지도도 중요하지만 본인들이 결사적으로 기량을 향상시키려는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가 못하였던 것입니다.

우선 롯데에는 객관적으로 선수 육성에 일가견이 있다고 소문이 났거나 인정을 받고 있는 지도자가 별로 없어요. 구단 프런트 오피스도 이런 부분에 등한시 해온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언론과 지인들을 통해서 들은 얘기로는 롯데 2군 연습장인 상동 야구장에 가봐도 쓸만한 인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롯데는 여지껏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

매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고교, 대학 유망주들 데려오면 무엇 합니까. 누군가가 이를 고교나 대학시절보다 훨씬 더 잘 다듬고 1군에서 요긴하게 쓸 재목으로 만들고 다듬고 정신교육을 시켜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얘기가 집중적으로 들려 옵니다.

코칭 스탭도 성과가 없으면 해촉하고 새로 능력있는 지도자를 발굴해서 맡겨야 합니다.

2군, 육성군 관리를 지금처럼 하면 되지 않고, 선수들 기숙사부터 최고로 만들고 주변에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합니다.

선수들은 24시간 오직 야구만을 생각할 수 있도록 개인 생활에도 최대한 간섭을 하여 외출을 절제시켜야 합니다.

신인 때부터 잔뜩 거품만 가득하여 그릇된 스타 의식에 허송세월하다보면 만년 유망주로 있다가 몇 년 후 조용히 옷을 벗게 되는데, 특정 유망주들에게는 한편으로는 성장 동기를 지속적으로 부여하고 다른 면으로는 맨투맨(Man-To-Man)식 1대1 지도를 통하여 성장을 유도해야 합니다.

이런 쪽에 많은 예산을 쓰기 바랍니다. 3년 정도 기다렸는데 더 이상 발전이 없으면 임의탈퇴를 시킴으로써 선수들에게도 구단이 무한정 기다려 주는 자비스러운 조직이 아님을 깨닫게 해야 합니다.

롯데 로이스터 감독을 만나는 송정규 전 단장.
롯데 로이스터 감독을 만나는 송정규 전 단장.

- 팬들은 롯데 선수들이 근성도 없고 프로의식도 없다고 합니다. 못하나 잘하나 연봉을 많이 주니까 성의없이 한다는 이야기인데요, 이런 모레알 같은 선수들을 하나로 뭉쳐 시너지를 모을 수 있는 감독으로 누가 적합하다고 생각하십니까(이 인터뷰는 롯데가 로이스터 전 감독 등 3명의 외국인 감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발표하기 전에 이루어졌습니다)

▲ 글쎄요, 어려운 질문입니다. 감독으로 추천을 하려면 제가 염두에 두었던 후보들을 직접 면담을 하거나 다양한 루트를 통하여 관찰을 해본 후에 말씀을 드릴 수가 있지, 지금은 단지 언론에 비추어진 인상과 간헐적인 행동 그리고 그들이 성취해 낸 KBO 리그에서의 성적만을 가지고 평하다 보면 실제와는 전혀 다른 허상을 보고 적절치 못한 후보를 추천할 수 있기에 매우 어렵다는 것을 모두에 말씀 드립니다.

그 분들의 야구적인 능력은 어느 정도 검증을 할 수 었지만 인격이나 사생활, 리더쉽, 인간관계 등에 문제가 있어서 허상을 보고 잘못 된 분을 거론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우선 지금은 롯데가 총체적인 부실인 관계로, MLB 선수 출신으로 NPB, MLB 리그에서 야구 선수와 감독등을 다 겪어 보고 좋은 성적을 올렸던 사람을 감독으로 추천하는 것이 제일 효율적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만 제리 로이스터(Jerry Royster)는 제외하고 싶습니다. 그 분의 한계(4강까지 가는 능력)를 여러 차례 보았기에 그 분은 예외로 하고요. 여기에 선임된 새로운 외국인 감독이 원하는 최소한의 투수, 타격, 배터리 코치 등을 영입하여 호흡을 맞추게 해주고 평소 제가 주창했던 스포츠 멘털 세러피스트(Sports Mental Therapist: 스포츠 정신적 치료사) 등까지 보완해 주었으면 합니다.

이런 분들은 일단 롯데 선수들이 경외심을 갖고 조심스럽게 대할 것이며, 하나라도 배우려고 열심일 것이며, 새로운 베스트 나인 구성원에 들어 가려고 피나는 노력을 할 것이고 외국인 감독 역시 기존 선수들에 대한 선입감이 전혀 없고 현재의 실전 능력만을 갖고 베스트 나인을 구성할 것이기에 공정한 분위기에서 선수들 사이의 경쟁심을 격하게 불러 일으킬 수가 있습니다.

후보들인 2군이나 육성(育成)군을 향상시킬 한국인 코치 후보가 한정적이면 성실한 일본인 지도자들(일본에는 프로 팀 감독까지 한 후에도 후학들 가르치는 데에 장인(匠人)정신으로 하는 분들이 많이 있음)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국내 감독으로서는 (전성기 때의) 김응룡 감독의 선수단 장악능력과 카리스마, 김영덕 감독의 투수교체 능력과 용병술, 김인식 감독의 선수흡인력과 인덕 그리고 김성근 감독의 열정과 연구 능력 등을 모두 갖춘 감독이 좋겠으나 현실적으로는 이 모든 소양을 갖춘 분을 찾기가 어렵다고 봐야죠.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가용 인물 후보로서 감독 경험이 없는 분은 이런 산만한 총체적 부실 팀을 추스르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 같고요. 또한 도 아니면 모 식의 리스크(Risk)가 아주 크기에 기존 한국 인 감독들 중에서 고르자면 김경문, 김재박, 김태형, 염경엽 정도로 떠오르나 이 문제는 지금 제가 그 분들의 실제적인 면면을 모르면서 언급한다는 것은 매우 경솔한 것 같아 이쯤 끝내겠습니다. 더구나, 김경문은 한국 프로 야구 대표 팀을 맡고 있고, 김태형은 두산 감독, 염경엽은 SK 감독으로 계속 가실 분들이라 타 팀에서 활약하는 분들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부분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아직 감독을 하지 않은 코치나 해설가 분들 중에도 눈에 띄는 분들이 몇 명 있지만 그분들의 본체를 확인하지 못했기에 언급을 하지 않겠습니다.

실제 모습과 언론에 비추어진 모습이 다른 분들도 많이 있기에 사람을 직접 보지 않고 평한다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단지, 최근에 TV 시청을 할 수 없는 차량으로 이동 중에는 부득이 부산 MBC 라디오와 KNN 라디오를 교대로 하며 MBC 안병환 해설위원과 KNN 이성득 해설위원의 해설을 듣곤 합니다. 아마도 ‘롯데 문제점은 이 두 분이 제일 잘 알고 있는 분들 중의 한 명일 것이다’ 라고 보여 집니다. 이성득 위원은 제가 롯데 야구단에 있을 때 2군 선수단 매니저를 한 분으로 조용하니 성실한 분이였고, 경남고 시절에는 1학년 때 이영민 타격상을 타는 등 대단한 선수였죠. 이 분도 오랜 기간동안 롯데 야구를 중계해온 관계로, 육성군 등에서 코치를 해도 잘 할 분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안병환 위원은 역시 MLB 스카웃 출신이라서 그런지 해설하는 데에 특이한 묘미가 있고 제가 평소에 짚고자 하는 부분을 매우 정확히 잘 짚어 내는 것으로 보아 롯데 구단에서 안병환 위원 같은 분을 스카웃 팀장이나 육성군 감독으로 영입하면 매우 잘 하실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선수단을 보는 날카롭고 특별한 안목이 있는 것 같아요. 그 분의 의사도 잘 모르고 제가 짝사랑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지만요 (웃음).

그 밖에도 제 마음 속에 두고 있는 유망한 감독, 코치 후보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직접 검증을 못한 관계로 말씀드리지 못하는 것 양해 부탁드립니다. 여담으로 선동렬 선수가 일본 츄니치(中日) 드라곤즈에서 선수 생활을 할 때의 호시노 센이치(星野 仙一) 감독같은 불타는 ‘열혈남아’ 느낌을 주는 정열적인 감독도 선택의 하나로 고려해 볼 수 있겠어요. 물론 2018년 1월 4일에 작고하셨지만.롯데자이언츠가 워낙 기진맥진하여 무기력한 느낌을 주고 있어 그런 파이팅 넘치는 감독의 강한 기운이 선수단을 깨어나게 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호시노 감독은 많은 에피소드를 남기고 돌아가셨지만, 일세를 풍미했던 호남아 였습니다.

롯데자이언츠가 워낙 기진맥진하여 무기력한 느낌을 주고 있어 그런 파이팅 넘치는 감독의 강한 기운이 선수단을 깨어나게 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호시노 감독은 많은 에피소드를 남기고 돌아가셨지만, 일세를 풍미했던 호남아 였습니다.

- 회장님께서는 평소 롯데 간판인 이대호라 할지라도 성적이 좋지 못하면 2군으로 내려 보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회장님의 주장대로 이대호 선수가 최근 1군에서 말소 되었다가 다시 1군에 등록했으나, 선발 멤버에는 못 들어가고 대타로 한 번씩 등장합니다. 그런데 한참 못하고 시합의 흐름을 끊어 먹고 팀 분위기를 망칠 때에는 1군에 그냥 두고 있다가 얼마 전 조금 살아 나니까 2군으로 보내는 조치가 타이밍 상으로 맞지 않는다고 일부 팬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 그렇습니다. 이 것이 전형적인 ‘롯데자이언츠 스타일’입니다. 발 빠른 순간 대응이 되지 못하고 항상 몇 박자 늦거나 엇박자를 둡니다. 뒤늦게라도 선수단에 ‘ 누구라도 기량이 떨어지거나 팀에 공헌도가 떨어지면, 2군에 보내질 수가 있다. 이대호 라는 거물선수도 마찬가지 예외가 없다’라는 중대한 메시지를 전달한 의미있는 일이라고 봅니다.

다만 좀 더 빨리, 조금 장기적으로 2군에서 컨디션 조절을 하게 두었어야 했는데, 기껏 몇일 있다가 다시 이대호 선수를 1군으로 황급하게 올라오게 헀습니다. 1군으로 되돌아 온 뒤에도 여전히 전성기 시절의 기량과는 동 떨어진 타격감을 보였습니다.

좀 더 일찍, 좀 더 오랜 기간 동안 감독(이 경우에는 구단)의 의지를 보였어야 했는데 이런 면에서는 반절의 효과도 못거둬서 매우 아쉬웠어요.

- 회장님이 단장을 하실 때 롯데가 우승을 했습니다. 야구인들의 텃세도 심했을건데 어떤 식으로 구단을 운영해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었나요.

▲ 제 기억으로는 야구인들의 텃세도 분명히 일부 있었으나, 의외로 따뜻하고 환영하는 야구인들도 많았고, 원로 야구인들로부터는 격려도 많이 받았습니다.

야구인들보다는 일부 젊은 기자들과 구단 프런트 오피스 내,외의 기존 관계자들로 부터의 보이지 않는 질투, 방해와 음해가 더 많이 있었죠.

30대라는 나이에서 오는 거부반응도 있고 비야구인이라는 선입감 때문에 저는 가급적 선수단에 직접적인 간섭은 피하고, 패배의식과 매너리즘에 빠진 구단 프런트 오피스를 재정비 하는데에 관심을 먼저 쏟았습니다.

새로운 선진화 야구 아이디어를 구단 사장 등을 통하여 구현하는 우회적인 방법을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롯데가 성적이 첫 해에 좋아지자 새로 들어온 단장인 제가 그 열매를 차지할까봐 경계하고 폄하하려는 움직임도 많았죠.

당시에는 사방이 전부 적개심이 가득한 적이라고 생각하며 뛰었습니다.

지금은 작고 하셨지만 어머니께서는 ‘남자는 가정을 떠나면 7명의 적으로 둘러 쌓인다. 이를 괘념치 말고 헤쳐 나갈 용기와 지혜를 가져라’고 격려해 주셨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젊고 패기있던 총각신분이라 그나마 좌절하지 않고 정면 돌파해 나갔습니다. 인생 자체가 전투 아닌가요.

(웃음)

- 지금도 그런 식으로 구단을 운영하시면 우승까지는 아니더라도 가을 야구는 할 수 있다고 자신하시나요.

▲ 잘 못 말씀드리면 아주 오해받기가 쉬워 매우 주저되고 조심스럽습니다만 만일 지금 야구단을 제 마음 껏 경영할 수 있는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당시의 패기에 노련미 그리고 경륜까지 더 해져 훨씬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물론 구단 최고위층의 신뢰와 지원이 전제 조건입니다.

어설픈 권한을 갖으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터이고요.

송정규 전 롯데자이언츠 단장의 가족사진. 당시 송 전 단장은 5살이었다.앞줄 가운데가 송 전 단장
송정규 전 롯데자이언츠 단장의 가족사진. 당시 송 전 단장은 5살이었다.앞줄 가운데가 송 전 단장

- 회장님께서는 야구의 명문 경남고를 졸업하셨는데, 학교 진학 후 야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아니면 언제부터 야구에 관심을 가지시게 되었나요.

▲ 정확히 5살 때부터 일본 프로야구에 입문하게 되었죠. 선친께서 당시 한국해양대학 교수(학장 서리와 대학원장 역임)로 재직하시는 바람에 영도 해대 관사에서 생활하던 중 마침 TV와 선친께서 즐겨 보시던 일본 신문과 미국 잡지 등을 통하여 우연히 일본, 미국 프로야구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시작 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훈련하고 있던 당시 한국 국가 대표 선수들이였던 재일동포 출신 신용균 투수, 서정리 포수등을 서울 용산구에 있던 연습장소로 만나러가서 인사를 하기도 했을 정도로 야구에 빠졌습니다.

경남고교에 진학 하면서부터는 미국, 일본 프로야구에 한국 실업 야구, 고교 야구, 대학 야구를 즐겨 보았습니다.

1982년도 한국 프로야구가 태동하면서 한국 프로야구를 특히 고향 팀인 롯데자이언츠에 애정을 갖게 되었습니다.

일본이나 미국에 자주 다닐 때에도 현지 야구장에서 야구 관람도 하였고, 야구 관계 서적이나 잡지들도 닥치는 대로 사보고 하였습니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야구 중계가 있으면 한, 미, 일 가리지 않고 보고 있습니다.

재미난 얘기 하나 하죠. 1999년 도선사 자격시험을 치기 위하여 해운대 달맞이길에 있는 관가정 호텔(현재 일루와호텔)에 방을 얻어 놓고 시험 공부를 하면서도 아침에는 L.A. 다저스 중계(당시 박찬호가 소속), 밤이면 츄니치 드라곤즈 중계(당시 선동렬이 소속)와 KBO야구 중계본다고 아내로 부터 매일 힐책을 들을 정도로 미쳐 있었죠.(웃음)

시험에 합격했으니 망정이지 불합격했으면, 아내로 부터 엄청 원망을 들을 뻔 했습니다.

- 마지막으로, 롯데 그룹에서 롯데자이언츠 사장제의가 온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시중에는 아주 구체적으로 회장님 이름이 거론되고 있습니다.구체적인 조건까지 흘러 나오고 있습니다.

▲ 솔직히 말씀드려, 금시 초문이고,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롯데 그룹에서 제의를 받으셨죠”하고 기정 사실화하여 물으시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만, 이와 관련하여 롯데 그룹의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구체적으로 들은 일은 결코 없습니다.

아마 야구관련 호사가들이 응당 그런 방향(저를 구단 최고 경영자로 맡겨야 롯데자이언츠가 우승한다)으로 가야한다는 희망 섞인 바람을 얘기한 것이 부풀려지고, 와전되었을지도 모릅니다.

롯데 측으로부터 아무런 제의도 없는데 그런 제의가 올 것이라고 제가 미리 예단하여 답을 하는 것은 아무 의미도 없을뿐더러, 현재 사장 직책에 있는 분에게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롯데자이언츠가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팀을 방치한 구단주, 사장, 단장, 감독, 선수 등을 통틀어 힐책하고 연대책임을 지고 사임하던지, 그룹 최고 인사권자가 능력이 있는 사람들로 이 모두 교체할 것을 강변하였지 제가 사장 자리가 탐이 나서 그런 것은 결코 아닙니다.

저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도선사협회 회장을 지냈고 한 때는 정당들로부터 국회의원 공천 제안까지 받았던 사람입니다.

부산항만공사 사장후보로도 최종 2배수에 두 번이나 들어 최종후보자로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말씀드리기 송구스럽지만 제 나름대로 해운업계에서는 실력과 명성을 인정받아 왔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도선사(導船士: Harbor Pilot)들은 한 분 한 분 모두 최고전문직 자영 사업자로서 대단한 프라이드를 갖고 있으며 전국 약 250여명의 도선사 자격증을 가진 사장들이 모여 협회를 구성하였고 저는 그들을 대표하여 그 조직의 수장인 한국도선사 협회 협회장을 지냈습니다. 롯데자이언츠 사장 자리에 연연하고 있지 않습니다.

마치 제가 단장이나 사장이 되려고 언론에서 롯데자이언츠의 문제점을 애써 까발리는 것으로 일부 오해하는 분들이 기사 댓글로 가끔 주장하던데, 이 기회를 통하여 오해를 풀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물론 서양식 사고방식으로 과거에 무슨 자리에 있었던 간에 보람이 있고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면 갈 수도 있겠죠.

그러나 지금 새로 임명된 성민규 단장은 나이로 보아 제 아들 뻘 되고, 현존 사장만 하더라도 나이로 봐서는 제가 1991년 단장직을 수행할 때 막 그룹에 입사를 한 연배입니다. 제가 이런 사람들을 상대로 자리 뺏기나 하려고 그렇게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한참 잘 못 생각한 것이고 저를 모르고 너무나 과소평가 하는 것이죠.

단지 그룹 측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주지 않고 얼렁뚱땅 지금처럼 아무 생각 없이 현존의 맨파워(Man Power)로 계속 간다면 내년에도 환골탈태의 희망이 보이지 않아서 계속 롯데 그룹 여러 인사들에 자극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롯데그룹의 더 큰 이익과 명분을 위해서라도 롯데자이언츠를 필히 우승시키고 부산시민들과 롯데자이언츠 팬들의 구겨질 대로 구겨진 자존심을 세우고 싶은 일념에서 하는 행동임을 알아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home 최학봉 기자 hb7070@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