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아메리칸 드림”... 의류브랜드 '포에버21' 파산 신청
2019-10-01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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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지 언론, 29일(현지 시각) 포에버21 파산 신청 보도
온라인 쇼핑몰 강세와 비싼 임대료 탓에 약 1조 2000억원 부채
포에버21은 1984년 재미교포 장도원·장진숙 부부가 만든 미국 기업으로, 전 세계 800여 개 매장을 보유한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몰의 강세에 따라 부실 점포가 생겨나면서 파산의 길을 걸었다.
비싼 임대료도 원인이었다. ‘전 세계 815개’라는 부동산 규모는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해, 적자를 낳았다.
2018년 아일랜드 점포, 올해 초 프랑스 점포를 정리하면서, 지난 8월부터 파산설이 본격적으로 제기됐었다. 2017년 하라주쿠 점을 시작으로 점포 수를 줄여왔던 일본에서도 오는 10월 말 완전히 손을 뗀다.
포에버21의 부채는 자회사까지 합산한 기준으로 10억 달러(약 1조 2000억 원), 많게는 100억 달러(약 11조 2000억 원)로 추산된다.
하지만 회사 측은 매장 소유주가 직접 운영하는 미국 내 점포,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매장, 온라인 매장은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에버 21 창업자 장도원·장진숙 부부는 ‘한국인 이민자 성공 신화’로 꼽혀왔다.
장 부부는 1981년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민을 가, 식당과 주유소에서 일하는 등 생계를 위해 갖은 일을 했다. 3년 뒤 ‘패션21’이라는 이름으로 25평 정도 되는 옷 가게를 열었고, 패션21은 훗날 미국 5대 의류회사 중 하나인 포에버21이 됐다.
장 부부가 가게 창업 당시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경비원, 주유소 직원, 커피숍 직원으로 ‘쓰리잡’을 뛴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한 장 부부는 주미 한국인 최초로 포브스(The Forbes)가 선정한 미국 100대 부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