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참여 홍콩 여대생 “경찰에 성폭력 당했다” (한글 영상)

2019-10-11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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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욱링(新屋嶺) 구치소에서 겪은 위법 행위 폭로
그동안 구타와 성폭행·살해 의혹이 끊이지 않았던 산욱링 구치소

홍콩 시위 중에 체포됐던 여대생이 구치소에서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전날 저녁 홍콩 중문대학교에서는 재학생과 졸업생 1400명이 참여한 가운데 대학 당국과의 간담회가 열렸다. 지난 주말 교내 진입을 시도했던 경찰을 규탄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지난 8월 프린스에드워드 역 시위 중에 체포돼 산욱링(新屋嶺) 구치소에 수감됐던 재학생 소니아 응은 성폭력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

소니아 응은 중문대 관계자에게 "당신은 산욱링 구치소에서 몸수색하는 방이 칠흑처럼 어둡다는 것을 알고 있느냐"며 "경찰이 우리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욕설을 퍼붓고, 능욕했다는 것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어 "우리는 경찰이 저쪽으로 가라고 하면 저쪽으로 가고, 어두운 방에 들어가라고 하면 들어가고, 옷을 벗으라고 하면 옷을 벗어야만 했다"며 "어떤 학생은 경찰에게 구타를 당해 지금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소니아 응은 "성폭력과 학대를 당한 사람은 나 혼자만이 아니라 여러 명이며, 가해 경찰도 여러 명에 이른다"며 "경찰에 체포된 후 우리는 도마 위의 고기와 같은 신세여서 구타와 성폭력을 당해도 반항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용기를 내어 마스크를 벗는다면 당신도 우리를 지지하고 중문대생을 포함한 시민들에 대한 경찰의 폭력을 비난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그리고는 마스크를 벗어 자신의 얼굴을 드러냈다.

이날 소니아 응의 폭로에 대해 홍콩 경찰은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중국과 접경 지역에 있는 산욱링 구치소는 그동안 시위대를 구타, 성폭행, 살해한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도 지난달 27일 시민과의 대화에서 이 구치소를 더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RT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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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권상민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