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오늘(25일) WTO 개도국 지위 포기할 듯

2019-10-25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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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국 불가 4가지 기준 전부 해당하는 나라는 한국뿐
25일 최종 결정 예정

(세종=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정부가 25일 세계무역기구(WTO) 내 개발도상국 지위 유지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한국 WTO 개발도상국 지위 고민 (PG)[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 이하 연합뉴스
한국 WTO 개발도상국 지위 고민 (PG)[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 이하 연합뉴스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WTO 내 개발도상국 지위를 유지할지 여부를 결정해 발표한다고 24일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가 주재하는 이 날 회의에는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 이태호 외교부 2차관 등이 참석한다.

정부는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지 않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 장관들은 이날 회의 후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통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26일 경제적 발전도가 높은 국가가 WTO 내 개도국 지위를 이용해 특혜를 누리고 있다며 WTO가 90일 내 이 문제에 실질적 진전을 이뤄내지 못하면 미국 차원에서 이들 국가에 대한 개도국 대우를 일방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마감 시한은 지난 23일까지다.

개도국으로 인정하기 어려운 4가지 기준으로는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 주요 20개국(G20) 회원국 ▲ 세계은행에서 분류한 고소득 국가 ▲ 세계 상품무역에서의 비중이 0.5% 이상을 제시했다.

한국은 이들 4가지 기준에 모두 해당하지만, 개도국 지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다만 농업 부문을 제외하고는 개도국으로서의 혜택을 받고 있지 않다.

홍남기 부총리는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국은 우리나라가 개도국 지위를 포기해줬으면 하는 바람인 거냐는 질의에 "(개도국으로 인정하기 어려운) 해당 요건 4가지가 다 해당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면서 "만약에 미국 측에서 생각했던 것과 다른 의견이 나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도 감내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WTO 내 개도국 지위 포기시 피해가 불가피한 농민단체들은 정부에 ▲ 총리를 위원장으로 한 특별위원회 설치 ▲ 농업 예산을 전체 국가 예산의 4~5%로 증액 ▲ 취약 계층 농수산물 쿠폰 지급으로 수요 확대 ▲ 공익형 직불제 도입 ▲ 1조원 농어촌상생협력기금 부족분 정부 출연 ▲ 한국농수산대 정원 확대 등 6대 항목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경북 농업인단체협의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개도국 지위를 상실하면 관세 감축 폭이 선진국 수준으로 커지고 농업소득 보전을 위한 각종 보조금 한도도 축소될 수밖에 없어 농가 피해가 불가피하다"면서 "정부는 WTO 개도국 지위 포기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파행을 겪은 지 이틀 만에 농민단체와 간담회를 다시 열고 "앞으로 농업경쟁력 제고에 중점을 두고 계속 지원을 강화해나가겠다"면서 "공익형 직불금 제도의 조속한 도입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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