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색 치마는 미니스커트”...시대에 뒤떨어진 군가
2020-01-07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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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군가 총록집, 여성-장애인 비하하는 가사 논란
유신 체재 미화 가사도 여전...군가 개편 절실

"국방색 치마는 미니스커트 제비 같은 그 모습이 정말 예뻐요..."
2018년 최신판 국방부 군가 총록집에 실린 '여군 미쓰리'의 가사 중 일부다. 이 외에도 "치마를 둘러 입고 총칼은 안 들어도 나라 위해 일어섰네 여군 미쓰리..."와 같은 가사도 이어진다.
6일 YTN은 국방부 군가 총록집에 실린 여성 뿐 아니라 장애인을 비하하고, 1970년대 유신 독재 체제를 미화하는 가사 논란을 보도했다. YTN에 따르면 간호 장교를 양성하는 국군간호사관학교 교가는 사관생도를 '백의의 천사,' '겨레의 꽃'으로 표현했다. 서혜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는 "그곳에는 여성 장교만 있는게 아니고 남성 생도도 있어요. 간호 생도를 남성 군인을 위해 지원하는 존재로밖에..."라며 가사에 담긴 의미를 지적했다.
논란은 더 이어졌다. 육군 군가 '명랑 오락회'에선 "김 상병 곱사춤이 우습구나 야하하하하..."라는 가사가 장애인을 희화화한 것으로 지적 받았다. 공군 군가 '나는 독수리' 가사 "아가씨 손길 같은 구름의 고향에서 젊은 날의 낭만을 노래하지만..."는 하늘을 '아가씨'에 비유한 것으로 지적됐다.

더불어 유신 독재 체제를 미화하는 가사도 문제가 됐다. 이에 대해 방혜린 군인권센터 상담지원팀장은 "제가 여군(출신)이지만 그걸 똑같이 다 배웠단 말이에요. 내가 군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사람인 건지 (헷갈리고), 더군다나 유신 같은 경우는 이미 반성해야 할 역사 중에 일부"라며 유감을 드러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들 군가가 실제 병영에서는 거의 불리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군가 개편이 쉽게 결론 내릴 일이 아니라며 범정부 차원의 연구와 국민 공감대 등을 고려해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