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심한 이유는...” 강남에서 결혼하는 한국인 레즈비언 커플 (사진+영상)

2020-02-19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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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강남에서 결혼식
영상 인터뷰한 레즈비언 커플

한국인 레즈비언 커플이 자신들의 얘기를 직접 털어놨다.

지난 18일 네이버TV에 '여자 둘이 결혼합니다'라는 영상이 올라왔다. 출연자는 경기도 광주시에 사는 이혜리 씨와 여자인 연인 제이(가명)다. 두 사람은 지난해 9월부터 같이 살았고 오는 28일 서울 강남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이하 네이버TV, '뷰잉'
이 씨는 자신을 '오픈 게이'라고 소개했다. 가족뿐만 아니라 직장에도 커밍아웃을 했다. 그는 성 정체성을 처음 깨달았을 때 "무서웠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비슷한 사람을 만나본 적 없어 막막했다. 그런데 성인이 돼서 여자친구를 만나니 너무 좋더라"라고 말했다.

제이는 이 씨처럼 완전히 커밍아웃을 하진 않았다. 그는 "과거 게이 남자친구와 서로 도움을 주는 편이었다"라고 했다. 서로 연인인 척했다는 뜻이다. 제이는 "SNS에 웨딩 화보를 공개했지만 직장에 (알려지는 것은) 조심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결혼을 결심한 이유에 관해 "마음이 잘 맞았다. 자연스럽게 서로의 삶을 책임지고 싶었다"라고 했다. 이 씨는 "남들이 인정할 만한 사회적 합의가 절실히 필요했다. (동성 부부는) 어떤 서류도 남지 않으니까. 그래서 결혼식이라는 과정이 더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성애자 커플들이 결혼을 준비하면서 느끼는 설렘을 우리도 느꼈다"라며 행복해했다.

결혼 준비 과정에 어려움도 있었다. 청첩장에서 신랑, 신부라는 말을 빼달라고 했더니 3번이나 질문을 다시 받았다. 메이크업숍에 여자 2명으로 예약하니까 "2쌍이 오시나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동성 부부 혼인신고가 국내에서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아 겪는 어려움을 말했다. 제이는 "주거 혜택 등 신혼부부에게 주어지는 것들을 온전히 받을 수 없었다"라고 했다.

이 씨는 "여자랑 결혼한다는 얘기를 들어도 놀라지 않는 게 진정 '퀴어'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동성애자에게도 '지난주에 연인이랑 뭐 했어요?'라고 자연스럽게 물어봐 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평범하게 살고 싶다. 남들처럼"이라며 "영상 촬영에 용기가 필요했지만 대중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싶었다"라고 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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