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번의 웃음' 문 대통령과 '기생충'팀 청와대 오찬
2020-02-20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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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 '감사!' 들뜬 분위기 속 황기애애한 장면 계속
문재인 대통령 봉준호 감독 각 세 번씩 웃음 끌어내

문재인 대통령과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영화 '기생충'팀의 20일 청와대 오찬 자리는 들뜬 분위기 속에서 화기애애한 장면이 계속 이어졌다.
오찬에 앞서 문 대통령의 모두 발언과 봉준호 감독, 배우 송강호씨의 소감이 끝날 때까지 참석자들끼리 주고받은 대화 도중 터져나온 8번의 웃음이 이를 잘 보여준다.
첫 번재 웃음은 김정숙 여사와 봉 감독의 대화 속에서 나왔다.
문 대통령이 "아내가 특별한 팬"이라고 소개했고, 김 여사는 영화를 두 번 보았다고 말했다.
그 때 봉 감독이 "두 번"을 복창한 뒤 "그럼 즉석 퀴즈"라고 돌발적인 발언을 꺼낸 뒤 출연진 중 한 명을 가리키며 "이 배역의 이름은?"이라고 물을 때 참석자들의 웃음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이 퀴즈의 정답은 '근세'였고, 맞춘 사람은 김 여사였다.
김 여사가 "어디서 많이 봤는데, 그 눈 때문에 금방 알아봤다"면서 그 배우가 출연했던 TV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를 언급하자 또 웃음꽃이 피어났다.

문 대통령이 조금은 무거운 내용의 모두 발언을 할 때 한동안 웃음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 와중에서도 웃음이 터져 나온 것은 "오스카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고, 최고의 영화제이지만 우리 봉준호 감독님이 아주 핵심을 찔렀다시피 로컬 영화제라는 그런 비판이 있어 왔었습니다"라고 말했을 때였다.
뒤이어 문 대통령이 "그러나 간섭은 절대 없을 것입니다"라고 말했을 때 또 웃음이 나왔다.
"한마디로 영화 산업의 융성을 위해서 영화 아카데미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린다거나 하여튼 확실히 지원하겠습니다"라고 언급한 뒤끝의 발언이었다.
문 대통령이 영화 속에 나오는 메뉴 '짜파구리'를 직접 언급했을 때 웃음과 박수가 동시에 나왔다.
문 대통령이 오늘 점심 오찬 메뉴 소개는 전문적인 분들이 준비한 메뉴 외에도 제 아내가 우리 봉준호 감독님을 비롯해서 여러분들에게 헌정하는 짜파구리, 맛보기로 그렇게 포함되어 있습니다"라고 말하던 중간이었다.

봉 감독은 자신의 소감 발언 도중 두 차례 웃음을 이끌어냈다.
문 대통령이 모두 발언을 원고 없이 길게 이어가는 것을 보고 봉 감독이 "지금 저는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습니다"라고 아부성(?) 발언 때까지는 조용했다.
봉 감독이 그러면서 "저나 송강호 선배님이나 최우식 씨 다 이렇게 스피치라면 다 한 스피치한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인데"라고 문 대통령과 비교하는 대목에서 드디어 참석자들이 한꺼번에 웃음을 터트렸다.
그 연장선에서 다시 한 번 웃음이 나왔다.
봉 감독이 "(문 대통령이)지금 말씀하신 것의 4분의 1분의 4 정도 분량만 되는 짧은 스피치도 다 보면 프롬프터 보면서 막 하고 그러잖아요, 대사를 많이 외우는 미국 배우분들조차"그리고는 "그런데 어떻게 하신 거예요?"라고 느닷없이 문 대통령에게 질문을 던지자 웃음이 나온 것이다.

영화 '기생충'에 출연한 배우의 대표격인 송강호씨의 소감 발언 도중에도 또 한 번의 웃음소리가 흘러 나왔다.
송씨가 "두 분(문 대통령과 봉 감독)의 멋진 말씀을 듣다보니까 저도 말씀을 잘 드려야 된다는 강박이 생기는데" 운을 뗐을 때였다.
이날 오찬에는 '기생충' 제작진을 대표해 봉 감독을 비롯해 곽신애 제작사 대표, 장영환 프로듀서, 한진원 작가, 김성식 조감독, 홍경표 촬영감독, 이하준 미술감독, 최세연 의상감독, 김서영 분장감독, 양진모 편집감독, 최태영 음향감독, 은희수 녹음기사 등이 참석했다.
출연진으로는 송강호, 장혜진, 박소담, 최우식, 이선균, 조여정, 이정은, 박명훈, 정지소, 정현준 등이 함께 했다.
청와대 참모들 중에서는 노영민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김연명 사회수석, 강민석 대변인 등이 눈에 띄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정부를 대표해 혼자서 '특별 출연'해 이채로웠다.

오찬장인 청와대 인왕실에 들어가기 전 환담장인 충무전실에서 봉 감독 못지않게 스포트 라이트를 받은 이는 아역배우 정현준이었다.
정현준이라는 아들을 잘 둔 덕분에 '보호자 자격'으로 그의 어머니도 오찬을 함께 하는 영광을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