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부부 동시 이혼소송… 신천지 때문에 광주의 한 아파트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

2020-03-1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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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적인 가족은 사치'라는 신천지 아내와 이혼한 광주남성의 인터뷰
“사람이 왜 안 죽느냐고 하면 '이만희 총회장은 안 죽는다'고 거예요“

대구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관련 신천지 대구교회에 대한 역학조사에 들어간 12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건물 앞에서 경찰 병력이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이날 대구지역 신천지 신도 5600여명의 자가격리가 해제된 가운데 역학조사가 진행되는 신천지 대구교회 주변에는 신분을 밝히지 않은 여러 명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사진을 찍거나 건물 주변을 서성이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신천지 대구교회 주변에 기동대 1개 중대와 형사 등 경찰 병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 뉴스1
대구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관련 신천지 대구교회에 대한 역학조사에 들어간 12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건물 앞에서 경찰 병력이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이날 대구지역 신천지 신도 5600여명의 자가격리가 해제된 가운데 역학조사가 진행되는 신천지 대구교회 주변에는 신분을 밝히지 않은 여러 명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사진을 찍거나 건물 주변을 서성이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신천지 대구교회 주변에 기동대 1개 중대와 형사 등 경찰 병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 뉴스1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배우자가 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에 빠지는 바람에 부부 15쌍이 동시다발적으로 이혼소송에 휩싸인 사태가 벌어졌다. 광주에 거주하는 신천지 피해자 송인철씨는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인터뷰에서 송씨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 단지에서 신천지로 인해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15가정이 이혼소송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총 15집이 (이혼소송 중인 것으로) 밝혀지고 동시적으로 (이혼소송에) 들어갔던 가구는 10가구 정도”라면서 “어느 정도 타협해 (함께) 사는 분들도 있고 ‘이혼을 못 하겠다. 가정을 지키겠다’고 해서 이혼방어소송을 하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송씨는 아내가 신천지에 빠져 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 거짓말을 많이 해 다단계에 빠졌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나한테 거짓말을 많이 하니까 의심을 했습니다. 제가 2주 정도 출장을 갔다가 원래는 내일 복귀를 해야 되는데 일이 좀 빨리 끝나서 오늘 복귀를 하게 된 거예요. 집에 왔는데 와이프가 없어서 전화를 했더니 집에서 청소를 하고 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이런 사례가 여러 번 있는 거예요. 처음엔 다단계 이런 쪽으로 의심을 했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아내가 (제 지인을) 포섭하는 과정에서 그 지인이 말을 해주더라고요. ‘종교 쪽으로 관련이 있는데 좋은 게 아닌 것 같다’라는 식으로만 말했는데, 인터넷을 검색하는 와중에 신천지라는 걸 알게 됐죠.”

아내는 인터넷에 올라온 ‘매뉴얼’대로 행동했다.

“처음에 신천지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가족들을 설득하려고 하고, 그게 안 되면 각서 같은 걸 요구해요. ‘내가 종교활동을 할 건데 이거는 지켜달라’ 이런 식으로 각서를 요구해요. 그것도 안 되면 가출을 하는데 그냥 가출하는 게 아니라 무조건 경찰을 불러요. 남편이 폭행을 한다든지 욕설을 한다든지 이런 식으로. 가출하면 두 달 안에 이혼 소장이 집으로 날아온다는 식으로 매뉴얼이 있더라고요.”

심지어 친정어머니가 나서 ‘너 죽고 나 죽자’며 말리고 설득해도 아내는 말을 듣지 않았다. 무조건 신천지로 갈 거라고 오히려 당당하게 말했다.

송씨는 아내와 9년 연애하고 10년간 결혼생활을 했다. 그렇게 오랫동안 인연을 맺었음에도 대화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

“아예 안 통해요. 사람이 왜 안 죽느냐고 하면 사람은 죽지만 자기네 (이만희) 총회장은 안 죽는다는 거예요. 자기도 안 죽을 거라고 그러고.”

"신천지에 빠지면 가족이 없는 거예요. 육적인 가족은 사치고 영적인 가족만 진짜 가족이라고 신천지만 의지하고 믿고 따르거든요."

“제가 퇴근하는 시간에 맞춰서 기다리고 있다가 막내를 엄청 끌고 다니는 거예요, 팔목만 잡고 질질 끌고 다녀요. 애는 싫다고 반항하고. 제가 가서 막내를 안고 좀 달래려고 하는데 와서 저를 꼬집고 때리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제가 ‘뭐하는 짓이냐’ 하면서 살짝 밀었죠. 그런데 기다리고 있다는 듯이 휴대폰을 꺼내서 바로 신고하더라고요. 지금 폭력 당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송씨는 결국 이혼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내가 아파트단지 어린이집에서 신천지 신도인 원생의 어머니로부터 포섭을 당했는데 아직도 해당 아파트에서 신천지의 포교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개했다.

“전 아내가 했던 그 행동이 지금 또 여기서 벌어지고 있거든요. 단지 내에서도 있고 학교 쪽에서도 하고 그러고 있더라고요. 어린이집에서도 역시나 하고 있고.”

이런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도 송씨는 밝혔다.

“피해자들이 자기 가정이 신천지 때문에 깨진다는 것을 알리지를 않아요, 창피하다고.”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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