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은 심지로...” 여당의 추경 늘리기 압박에 '버티기'하는 부총리
2020-03-1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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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 부총리 “국민과 국가 경제 위해 흔들리지 않을 것”
민주당서 흘러나온 '경질설'에 “이 위기 이겨내려 사투 중인데…”
코로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더 늘려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에 난색을 표해 온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굳은 심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하고 나섰다.
홍 부총리는 어제(12일) 이례적으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으로 오직 국민과 국가 경제를 위해 흔들리지 않고 굳은 심지로 나아갈 것"이라고 추경 늘리기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홍 부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민주당이 국회에 이미 제출돼 있는 11조7천억원 규모의 추경안에 대해 코로나19 대응에 부족하다며 18조원대까지 더 늘릴 것을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예산 책임자로서 반박성 답변으로 보인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어제 당 회의에서 "국회 각 상임위에서 요구한 증액 사항이 6조3000억~6조7000억원 규모에 이르는데, 이 정도의 증액은 반드시 반영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추경 확대에 미온적인 정부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있는 민주당의 이해찬 대표는 전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제가 풍전등화인데 재정 건전성을 따질 겨를이 있느냐"고 역정을 냈다고 한 회의 참석자가 전했다.
이 자리에서는 심지어 홍 부총리를 직접 겨냥해 "이렇게 소극적으로 나오면 나라도 물러나라고 할 수 있다"는 강성 발언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환 당대표 비서실장은 어제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 대표의 관련 발언에 대해 "비상상황에서 너무 보수적으로 (재정 정책을) 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며 "강한 톤이었고 질책 같은 건 있었다"고 회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김 비서실장은 그러나 "(홍 부총리를)경질하겠다는 이야기는 아니다"면서 "우리는 경질 권한이 없고, 법적으로 할 수 있는 건 해임 건의인데 이 대표가 직접 언급은 안 했다"고 해명했다.
홍 부총리는 어제 민주당 발로 흘러나온 자신의 '경질설'에 대해서도 앞서 말한 페이스북에서 "이 위기를 버티고 이겨내 다시 일어서게 하려고 사투 중인데 갑자기 거취설이…"라면서 당황한 심경을 피력했다.
홍 부총리는 그러면서 "혹여나 자리에 연연해 하는 사람으로 비쳐질까 걱정"이라고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