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계획이 있구나” 드라마 '하이에나' 김혜수 패션에 숨은 비밀
2020-04-1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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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까지 2회 남은 시점
셋업 슈트 룩으로 매회 화제
SBS 금토드라마 '하이에나'가 종영까지 2회 남았다.
드라마 인기 만큼이나 매회 정금자 역의 김혜수 씨 패션이 화제다.

특히 잡초처럼 살아 남아 성공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똘똘 뭉친 정금자 캐릭터의 시그니처 셋업 슈트 룩에는 최신 패션 트렌드와 함께, 알고 보면 사회적 이슈가 반영돼 있다.
몇 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셋업 슈트는 사회적으로 위상이 높아진 '여성 파워'를 상징한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색깔만 다른 바지 정장을 돌려입는다"는 놀림을 받으면서도 바지 정장을 고수하는 이유는 힘과 멋을 동시에 드러내는 옷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여성들이 바지 정장을 입는 것이 흔하지만, 과거에는 여성들이 사회 활동을 활발히 하기 시작하면서 남자와 다름 없이 일할 수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입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젠더리스 패션이 크게 유행하면서 바지 정장은 여성복에서 필수템이 됐다.
이러한 사회적, 패션 트렌드에 맞춰 정금자 역시 셋업 슈트를 즐겨 입는다. 이름 없는 변호사에서 성공한 '송&김' 파트너 변호사로 올라서는 정금자 캐릭터에 찰떡 패션인 셈이다. 더욱이 책상머리에서만 일했던 일류 변호사들과 달리 처절하게 발로 뛰며 살아 남은 삼류 변호사 정금자에게 바지 정장은 생존템이다.

코디의 디테일한 계획일지 모르겠으나, 극 중 초반과 달리 셋업 슈트의 브랜드도 점점 업그레이드 된다.
법률사무소 '충'의 변호사 시절에는 아바몰리, 토이킷 등 몇 십만원대 컨템포러리 브랜드 바지 정장을 입었는데 '송&김' 파트너 변호사가 되면서부터는 랑방, 멀버리, 비비안웨스트우드 등 명품 정장으로 바뀐다.
정금자 패션의 셋업 슈트 룩에서 또 한가지 눈 여겨 볼 포인트는 구두다. 얼핏 봐도 10cm가 훌쩍 넘는 두꺼운 굽의 '킬힐'을 신는다.
사실 두꺼운 굽의 킬힐은 요즘 유행에서 동 떨어진 아이템이다. 패션 블로거들 사이에서 드라마 속 김혜수 씨 패션이 계속 회자되면서도 유독 신발 정보 문의는 없는 이유다.
요즘 여성들은 플랫슈즈나 낮은 굽의 슈즈를 즐겨 신는다.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로저 비비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게라르도 펠로니는 지난해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여성에게 신발은 시대 정신을 반영하는 도구"라며 "여성의 사회적인 지위 상승과 신발 굽 높이는 반비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즉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는 초기인 1980년대에는 남성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굽 높은 킬힐을 많이 신었지만,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어느 정도 안정된 요즘에는 굳이 발 아프게 높은 굽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이는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완벽히 성공한 여성상으로 나오는 김희애 씨가 굽이 아예 없는 플랫슈즈를 즐겨 신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하이에나처럼 성공을 열망하며 치열하게 노력하는 정금자 캐릭터에 킬힐은 찰떡 아이템이다. 돈이 없어 독학으로 뒤늦게 변호사가 된 정금자가 과거 누리지 못했던 유행템을 즐겨 착용하는 것이 캐릭터 설정과도 더 맞는다.
한편 화제의 셋업 수트 중 김혜수 씨가 실제로 즐겨 입은 옷은 무엇일까? 지난 4일 14회에서 하찬호의 항소심 변호를 법률사무소 '충'이 맡으며 송필중 대표에게 화려한 반격을 예고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입은 '멀버리' 화이트 셋업 슈트다.

이 옷은 드라마 7회에서 입었던 제품이다. 인기 드라마의 경우 여기저기서 협찬 요청이 쇄도해 한번 입은 옷은 다시 안 입는 것이 불문율인데 김혜수 씨 측에서 착용감이 편해 한번 더 입고 싶다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