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을 다시 공포에 휩싸이게 만드는 ‘불매운동’ 조짐

2020-05-0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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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서 또 매일유업 비방하다 발각
사과문 발표하면서도 “문제없다” 주장

7일 남양유업이 발표한 입장문 / 남양유업
7일 남양유업이 발표한 입장문 / 남양유업

남양유업의 ‘진심’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남양유업이 경쟁사인 매일유업을 비방하는 글을 수차례 게시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불매운동이 벌어질 조짐이 보이고 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등 7명을 지난 6일 명예훼손 등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홍 회장 등은 지난해 3월 부산에 위치한 홍보대행사를 동원해 온라인 맘카페에 지속적으로 경쟁사인 매일유업을 비방하는 글과 댓글을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남양유업 홍보대행사는 “유기농 목장 근처에 원전이 있어 방사능 유출 영향이 있다” “우유에서 쇠 맛이 난다” “매일유업 유기농 우유 성분이 의심된다”의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하자 남양유업은 7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사과문의 내용이 되레 큰 논란을 부르고 있다.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립니다’라고 사과하긴 했지만 매일유업과 관련한 댓글 내용은 사실이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 이에 따라 남양유업 사과문의 진정성이 의심을 받고 있다.

남양유업은 측은 “실무자가 온라인 홍보 대행사와 업무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매일 상하 유기농 목장이 원전 4㎞ 근처에 위치해 있다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매일 상하 유기농 우유를 비판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자의적으로 판단했다. 당사자는 1년여 동안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해왔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남양유업의 경쟁사 비방 행위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남양유업은 2009년과 2013년 두 차례 온라인을 통해 경쟁사 비방 글을 유포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은 바 있다. 사실상 습관적으로 경쟁사를 비방한 셈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경쟁사 비방이 부른 파장이 확산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밀어내기 갑질’ 등 남양유업이 과거 저지른 잘못까지 소환되고 있다. 아울러 남양유업을 끈질기게 괴롭히고 있는 불매운동이 다시 들불처럼 번질 조짐마저 일고 있다.

실제로 누리꾼들은 “믿고 거르는 남양” “남양은 왜 이럴까요” “오래전부터 불매하길 다행이다” “남양 새로운 이름으로 나온 제품 걸러야겠다” 등의 글을 올리며 불매운동을 촉구하고 있다.

앞서 남양유업은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들을 대리점주에 강제적으로 구입하게 하는 일명 ‘밀어내기’를 저질러 소비자들에게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바 있다. 남양유업 실적이 곤두박질친 시점도 ‘밀어내기’로 논란을 일으킨 2013년도부터다.

남양유업은 2012년 1조36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논란에 휘말리며 이듬해 1조2300억원으로 매출이 하락했다. 그 뒤로도 매출은 점점 쪼그라들어 지난해엔 1조308억원에 머물렀다. 지난달부터는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해 임원 및 팀장급 관리자들에게 상여 30%, 휴가비 50% 반납 동의서를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오렌지주스 신제품 ‘채움’의 용기 팽창 및 변질 문제 이슈가 발생해 남양유업이 출시 열흘 만에 판매 중단 조치를 내렸다.

home 이지은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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