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는 연애할 때 잘해줘요” 짧은대본 배우 배재성을 만났다

2020-05-3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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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성이 요즘 짧은대본 나오지 않는 이유
“하반기 다희 편으로 인사드릴게요”

이하 '짧은대본'
이하 '짧은대본'

웹드라마 '짧은대본'에서 병운은 위태로워 보였다. 7년 만난 여자친구 시영에게 더는 설렘을 느끼지 않았다. 지친 기색이 역력했고 작은 일에도 투덜거렸다. 데이트를 하다가도 "이게 데이트인지 노동인지"를 고민했다. 보는 사람이 더 안쓰러운 느낌이랄까.

다행히 병운을 연기한 배우 배재성은 달랐다. 생기가 넘쳤다. 인터뷰가 처음이라며 수줍게 웃던 것도 잠시 의욕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이따금 장난기 가득한 표정도 지었다. 소년 같은 구석이 엿보였다. 지난 23일 위키트리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사옥에서 배재성을 만났다.

직접 보면 더 잘생겼다.
직접 보면 더 잘생겼다.
웃는 모습도 매력적이다.
웃는 모습도 매력적이다.

Q. 짧은대본 요즘 왜 출연하지 않나요?

A. 하반기 다희 편에 나올 거에요. 다희 편에 힘을 주기 위해 '짧게 말해서' 시리즈는 일부러 출연하지 않고 있어요. 여자친구 시영 역을 맡았던 시영 누나도 함께 나올 예정이고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Q. 짧은대본은 어떻게 출연하게 됐어요?

A. 2018년에 다른 작품 오디션을 보러 방송국에 갔어요. 짧은대본 피디님이 우연히 오디션장에 들리셨는데 제게 명함을 주셨어요. 웹드라마를 만들고 있는데 제가 어울릴 것 같다고요. 몇 번 연락을 주고받다 오디션을 봤고 합류하게 됐어요.

Q. 재밌는 인연이네요, 짧은대본 초기부터 출연하셨죠?

A. '가희' 편 5회부터 나왔을 거예요. 구독자 6만 명 정도였을 때. 나름 원년 멤버죠(웃음).

Q. 요즘 구독자가 40만 명이니 짧은대본의 성장을 봐온 셈이네요.

A. 초기에 비하면 지금은 정말 성장한 거죠! 첫 촬영 날을 잊을 수가 없어요. 속은 줄 알았어요. 촬영 장비나 스태프나 뭐가 없었거든요. 피디님 한 분은 슬레이트치고 다른 한 분은 촬영하는 방식. 저는 조명들고요(웃음). 그래서 더 애착이 가요. 같이 고생했던 추억이 있으니까요.

Q. 정국 역 남중규 씨한테 출연을 권했다고 들었어요.

A. 피디님이 극 중 병운과 친한 친구가 필요하다며 실제로도 친한 배우가 있는지 물었어요. 같은 연극영화과 중규 형이 떠올라서 오디션을 보라고 권했죠. 다행히 중규 형이 오디션에 붙어서 함께 출연하게 됐어요.

Q. 좋은 작품을 만났으니 중규 씨가 고마워했겠어요.

A. 제가 고마운 것도 많아요. 저는 원래 체대생(스포츠레저학과)이었는데 도중에 연영과로 전과했어요. 전과생은 겉돌기가 쉬운데 제가 과에 녹아들 수 있도록 인싸였던 중규 형이 많이 도와줬어요.

Q. 재성 씨는 병운과 연애 스타일이 비슷한가요?

A. 병운보다 더 잘해줘요(웃음). 상대방에게 너무 빠져서 연기를 소홀히 할까 봐 걱정할 정도예요. 그래서 연애를 하면 연기와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해요.

영화 '완벽한 면접'
영화 '완벽한 면접'
영화 '히트맨' 촬영 중
영화 '히트맨' 촬영 중

사람들은 배재성을 짧은대본 병운으로 알아보지만 사실 그는 생각보다 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드라마 OCN '구해줘2', SBS '맛 좀 보실래요?', 영화 '히트맨' 등에서 조·단역으로 얼굴을 비췄다. 단편 영화 '완벽한 면접', '당신을 기다리는 시간', '방과후' 등에서는 주연으로 활약했다. 그는 "지난 2년간 스무 편 넘게 촬영했다"고 밝혔다.

왜 그렇게 많은 작품에 출연했는지 물었다. "또래보다 배우 생활을 늦게 시작한 만큼 빨리 나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답했다. 배재성의 원래 전공은 스포츠레저학. 운동을 좋아했지만 연기가 하고 싶어 전공을 바꿨다. 만만치 않은 학비는 직접 벌어 마련했다. 체대 출신이라 경호 알바를 많이 했다.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서 2년 넘게 경호 알바를 했어요. 나중에는 짬이 차서 팀장도 맡았어요. 이선희 선생님 전국 투어 콘서트에서는 선생님 개인 경호를 맡기도 했고요. 방송계에서 일하면 혹시 섭외가 들어올까 기대했는데 별 제의는 없었어요(웃음)."

배재성은 요즘도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알바를 하고 있다. 배우들은 일정이 유동적이라 알바를 하기 쉽지 않은데 그는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처음 3개월 동안 정말 열심히 일했어요.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했고요. 그러다 매니저님께 말씀드렸어요. 사실 배우 일을 하고 있는데 오디션이 급하게 잡힐 수도 있다고요. 그동안 저를 예쁘게 봐주셨는지 매니저님께서는 필요하면 일정을 조율해 주겠다고 하셨어요. 정말 감사했죠"

열심히 살았던 덕분일까. 배재성은 최근 좋은 소식을 들었다. 자신이 주연으로 출연한 짧은대본 시영 편이 MBC M에서 방영된 것이다. MBC M은 시영 편 기존 6회 분을 TV에 맞게 1시간 분량으로 편성, 올해 총 10번 방영할 계획이다.

"지난 29일 첫 방송을 봤어요. 기분이 너무 좋아요. TV에서는 늘 조·단역을 맡았는데 처음 주연으로 나왔으니까요.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앞으로 더 많은 작품으로 인사드릴 테니까 기대해 주세요"

배재성 인터뷰 영상
home 권상민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