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잡은 '옥동자'가 작정하고 쓴 글, 눈물 폭발했다 (전문)
2020-06-02 15:20
add remove print link
우울증에 유서까지 썼던 정종철 아내
정종철이 쓴 살림과 육아에 관한 글 화제
개그맨 정종철(42) 씨가 뼈 있는 글을 써 화제다.
지난달 30일 정종철 씨는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정 씨는 "살림에 네 일, 내 일이 있나요?"라며 말을 꺼냈다.

그는 집안일과 가정 생활에 관해 조목조목 의견을 풀어놨다. 정 씨는 "부부가 한 울타리에 살면서 가사 분담하면 안된다. 특히 남편은 바깥일, 아내는 집안일 한다고 나눠놓는 건 문제"라고 했다.
이어 "결혼을 하면 한 집에 사는 부부가 된다. 부부는 절대 살림과 육아에서 각자 일을 가리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정 씨는 "남편들 사회생활 하느라 힘든 거 안다"라면서 "그런데 전업주부는 얼마나 힘든지 아냐"라고 말했다. 그는 "직장은 점심 시간, 쉬는 시간이 딱 정해져 있지만 주부는 그런 거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는 "내가 하면 사랑하는 사람이 쉴 수 있다"라며 "아내는 집사람이 아니다. 내 사람이다"라고 덧붙였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해당 글엔 "눈물 난다", "여자들 상황을 이해하고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위로 받는다", "이런 사고 방식 가진 남편이 얼마나 될까" 등 호평 댓글이 달렸다. 정 씨 아내 황규림(37) 씨는 "난 항상 여보한테 배운다. 늘 고마워요"라고 남겼다.
결혼 14년차에 딸 둘과 아들 하나를 둔 정 씨는 과거 KBS 예능 프로그램 '개그 콘서트'에서 '옥동자'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는 원래 집안일에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 가부장적 스타일이었다고 한다. 우울증에 시달리던 아내 일기와 유언장을 보고 마음을 달리 먹었다. 이후 정 씨는 육아, 청소 등 집안일에 적극 나섰고 인스타그램에 요리 사진도 자주 올려 '옥주부'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다음은 정 씨가 쓴 글 전문이다.
살림에 니일, 내일이 있나요?
이건 니가 할 일이고 이건 내가 할 일이 있나요?
음식은 니가 하고 설거지는 내가 하나요?
먼저 답부터 하자면 그러시면 안돼요.
부부가 한울타리에 살면서 니 일, 내 일을 나눠 가사분담하시면 안돼요. 그나마 가사분담은 다행이기도 하죠.
바깥일은 남편 일, 집안일은 아내 일... 이게 더 문제예요.
한 집에 살며 결혼을 하면요. 부부가 됩니다.
부부는요, 절대 살림과 육아에서 니 일, 내 일을 가리면 안되는 거예요.
가사일을 왜 분담하는 거죠?
힘드니까 그런 거겠죠.
힘드니까 나눠서 하려구요.
맞아요. 가사일은 집안일은 힘든거예요.
그러니까 집안일은 나눠서 하지 마세요.
그냥 내가 하세요. 니 일도 내 일이고 내 일은 내 일이야 하세요.
그렇게 생각하면 상대가 살짝만 내 일을 도와줘도 그게 그렇게 고맙드라구요.
남편분들, 나가서 직장일 하는 거 힘드시죠?
업무량 많지, 윗분들 눈치봐야지, 영업하러 다녀야지, 이래저래 안 볼 거 못 볼 거 많이 보셔서 스트레스 이만저만 아니지...
집에 들어와서 쉬고 싶은데 아내는 집에 왔으니 애보라고 하지 살림 도와달라 하지... 힘드시죠?
근데요. 전업주부는 얼마나 힘든지 아세요?
아침에 7시엔 일어나서 남편 밥, 애들 밥 차려. 밥 차리면 설거지가 기다리고 그거 끝나면 애들 학교 보내고 청소 시작, 청소 끝나면 점심해야 해요. 애들 들어오니까 들어오면 밥 차려, 설거지하고 과제는 있는지 없는지. 오늘 애들 학교에서 뭔 일 있는지 다 체크하고 과제 봐줄 때는 어디 쉽나요?
애들 눈물바다, 하기 싫다고 집중 안하고 딴짓하고. 쫌만 집중하면 30분이면 다 할건데. 애가 집중을 누구 닮아 당췌 공부엔 취미가 없네요. 애 공부 봐주는 거 진짜 힘들어요.
그리고 저녁준비해야죠. 또 설거지 해야죠. 밥하는 게 또 쉬워요? 매끼마다 다른 거 할라치면 진짜 창조의 고통도 이런 고통이 없어요. 하루 종일 몸과 마음이 지치고 지치는 게 주부의 일상이예요. 거기에 직장맘은 더하죠.
살림은요. 끝이 없어요. 매일매일 다람쥐 쳇바퀴처럼 돌고 돌아요. 직장은 점심시간, 쉬는 시간이라도 딱 정해져 있잖아요. 퇴근시간도 정해져 있잖아요. 주부는 그런 게 없어요. 내가 하면 사랑하는 내 사람이 쉴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