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는 성황리에 종영했지만, '이 장면' 지금 SNS서 논란 중이다

2020-06-11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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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올라온 '슬의생' 속 한 장면
“(이 글이) 이우정 작가님께 닿기를...”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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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종영하고 며칠 뒤 SNS에 올라온 글 하나가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31일 한 네티즌의 인스타그램에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12화에 등장한 청각장애를 가진 꼬마 장면을 캡처한 사진이 담긴 게시물이 올라왔다. 네티즌은 해당 게시물에서 청각장애를 가진 꼬마가 조정적(이익준 역) 씨와 수어를 주고받는 장면에 대한 개인적 견해를 장문의 글로 써 내려갔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마지막화 중에서 / 이하 인스타그램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마지막화 중에서 / 이하 인스타그램

그는 "이우정 작가님이 청각장애에 대해 조금이나마 더 깊이 자문을 구하셨다면, 요즘 어린아이는 청각장애로 태어나도 신생아 난청 검사를 받고 조기에 인공와우 수술을 통해 구어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아셨을 텐데..."라며 제작진에게 아쉬움을 드러냈다.

인공와우는 청각장애인들에게 달팽이관 내에 전극을 삽입해 소리를 감지하게 하는 보조장치다. 보청기로도 청각적 이득을 얻기 어려운 청각장애를 가진 아동들이 인공와우 시술로 청력을 회복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그는 "'슬의생' 마지막편에서 이익준(이하 조정석 분) 환자의 아들이 청각장애로 나와, 이익준이 그 아이를 위해 간단한 수어를 배워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며 "(해당 장면은) 아직도 청각장애는 여전히 듣지 못하고, 당연히 수어를 사용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아주 굳건하게 지켜주었다. 수어는 청각장애인의 6%만이 쓰는 언어의 수단인데도 말이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건청(건강한 청력)인 부모가 청각장애 아이를 위해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고 수어를 습득하게 했다는 것은 30년 전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집필한 이우정 작가 / 연합뉴스
'슬기로운 의사생활' 집필한 이우정 작가 / 연합뉴스

그는 "'청각장애=수어'라는 인식이 바뀌기를 나를 포함해 주변에서부터 애쓰고 있지만, 이렇게 인기 있는 드라마에서 '청각장애=수어' 이런 인식을 심어주면 우리의 노력은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며 "우리가 제일 바꾸기 어려운 건 사람들 머릿속에 박혀 있는 고정관념"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즌 2에서는 인공와우 수술 장면과 인공와우를 착용한 아이가 의사 선생님과 구어로 대화하는 장면이 꼭 나오길...그래서 실검 1위가 '인공와우'가 되길...말도 안 되는 기대를 걸어본다"며 "tvN에 디엠 보냈다. 이우정 작가님께 닿기를..."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내용은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인스티즈 등에 올라와 퍼졌다.

네티즌들은 "드라마는 드라마로 보면 좋을 텐데...드라마가 다큐는 아니잖아", "헉 나도 몰랐던 사실...", "엥 굳이 이걸 이렇게까지 생각해야 되나...?", "입장 바꿔서 생각해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 "미디어에서 청각장애인과 수어로 대화하는 걸 감동 요소로 쓰는 거 지양해야 하는 것 같음", "나도 저 글이 틀린 거 없다고 생각해"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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