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0.2%' 푸른밤 소주, 브랜드 알리기에 안간힘

2020-06-12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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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한 지 4년이나 됐는데 점유율 미미
신세계, 100억원 추가 출자로 적극 지원

이마트가 제주소주에 100억원을 더 출자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고 제주소주 운영자금 확충에 나섰다. 이번 출자를 포함해 이마트가 제주소주에 수혈한 금액은 총 670억원이다.

2016년 이마트에 인수된 제주소주는 일명 ‘정용진 소주’로 불리는 푸른밤을 출시해 업계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문제는 주류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지 3년이 지났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초반에는 신제품 출시 효과를 반짝 맛보기도 했다. 론칭 4개월 만에 300만병 넘게 팔리면서 소주 시장 내에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듯했으나 상승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인수 당시 2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48억원까지 늘었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이 19억에서 141억원으로 커졌다. 주류시장 존재감도 미미하다. 지난해 제주소주의 국내 소주 시장점유율은 고작 0.2%다. 반면 경쟁사인 한라산 소주의 점유율은 1.5%다.

제주소주는 판매 확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마트와 이마트24 등 모회사의 유통 채널을 최대한 활용하며 소주 알리기에 나섰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찮았다. 신세계푸드가 2018년 오픈한 다이닝포차 푸른밤살롱이 판매에 힘을 싣기도 했지만 수익 부진에 빠지면서 1년 만에 문을 닫았다.

제주소주 푸른밤 CF영상
제주소주 푸른밤 CF영상

지난해에는 2030세대에게 친숙한 배우 신예은을 모델로 발탁하면서 푸른밤을 리뉴얼하기도 했다. 다른 소주 브랜드와 달리 콘셉트가 불분명한한 게 문제점으로 꼽힌 만큼 신규 모델을 기용한 CF로 새바람을 불어넣겠다는 복안이었다. 복고풍 콘셉트의 CF 영상은 나름대로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었으나 결국 실적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이렇듯 푸른밤 살리기에 신세계그룹 계열사들이 동원됐지만 힘만 빼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다. 그동안 수혈 받은 투자금을 생산설비 구축, 상품개발, 마케팅 등에 쏟아부으면서 손실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소주는 충성고객 의존도가 높은 품목이다. 서울·경기권은 참이슬, 처음처럼의 무대고, 제주소주가 공략하고 있는 제주도에선 향토기업인 한라산이 60% 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마트는 제주소주가 3년차 신생 브랜드인 만큼 인지도 높이기에 당분간 주력할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출자한 1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쓰일 것”이라며 “지속적인 마케팅과 영업을 통해 제주도를 집중 공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제주소주 페이스북 이미지
제주소주 페이스북 이미지
home 이지은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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