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한번 잡아보자” 네이버가 카카오와 벌이는 전쟁, 판 커졌다

2020-07-10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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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일반 메신저 넘어 업무용 메신저로도 사용 빈도 높아
네이버, ‘라인웍스’로 절치부심… 카카오, ‘카카오워크’ 연내 출시

카카오톡이나 네이트온을 통해 상사에게 업무 보고를 하는 이들이 많다.
카카오톡이나 네이트온을 통해 상사에게 업무 보고를 하는 이들이 많다.

카카오톡(카톡)이 국민 메신저로 부상하자 ‘카톡지옥’이라는 말이 덩달아 유행했다. 업무 시간 이외에 메신저로 업무를 지시받는 일이 빈번해지자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만든 말이다. 이처럼 카톡은 일반 메신저를 넘어 직장인들이 요긴하게 쓰는 ‘업무용 메신저’(협업툴)로도 위치를 견고히 하고 있다.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카톡은 코로나19 정국으로 인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자 협업툴로는 점차 약점을 드러냈다. 영상회의 등 고급 업무 프로세스를 수행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경쟁자인 네이버가 이 틈을 파고들고 있다. 라인(LINE)의 부진을 씻어내고 ‘라인웍스’를 내세워 카카오와 ‘협업툴’을 놓고 전쟁을 벌일 심산이다.

라인웍스는 네이버 자회사 웍스모바일이 개발한 협업툴이다. 지난 4월 국내 서비스 사용량을 살펴보면 다자간 영상 통화가 28배, 음성 통화가 25배, PC 화면 공유가 15배 이상 증가했다. 무상 지원 캠페인을 통한 신규 가입 고객사가 전년보다 10배 이상 증가했으며, 유료 제품 가입 문의도 전년보다 4배가량 증가했다.

장광익 웍스모바일 사업부 리더는 “재택근무가 마무리되는 현시점에도 제품 상담이 꾸준히 늘어 국내 기업들이 언택트 대책을 상시적인 시책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 4월 라인웍스 다자간 영상 통화는 28배, 음성 통화는 25배, PC 화면 공유는 15배 이상 늘었고, 신규 가입 고객사는 전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 4월 라인웍스 다자간 영상 통화는 28배, 음성 통화는 25배, PC 화면 공유는 15배 이상 늘었고, 신규 가입 고객사는 전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라인웍스는 접근성이 용이해 직원들에게 특별한 교육 없이 빠르게 전파할 수 있다. 특히 영상·음성 회의 기능, 개인용 메시지 알림과 업무 알림을 구별할 수 있는 덕분에 업무와 관련한 메시지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카톡과 차별화되는 요소다.

또 재택 상황에서 알림 시간 설정 기능이나 바쁨·퇴근 등 상태 표시 기능으로 자칫 놓치기 쉬운 '워라밸'을 챙길 수 있다. 이런 장점들 덕분에 업무용 협업툴로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네이버는 일반 메신저인 '라인'에선 힘을 발휘하지 못한 때문인지 꽤 절치부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아모레퍼시픽과 그룹 내 라인웍스 도입을 골자로 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지난 8일 기간 한정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라인웍스 프리’ 상품을 출시하면서 시장 선점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카오는 연내 ‘카카오워크’로 업무용 업그레이드판 카톡을 내놓기로 했다.
카카오는 연내 ‘카카오워크’로 업무용 업그레이드판 카톡을 내놓기로 했다.

카카오도 위기의식을 느꼈는지 연내 ‘카카오워크’라는 업무용 카톡을 내놓기로 했다. 친숙한 카톡 사용자환경(UI)과 카톡 이모티콘을 적극 활용해 충성 고객을 유입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측은 “연내 출시할 카카오워크는 인공지능(AI) 기술로 업무 혁신을 이루는 보안을 강화한 메신저 기반의 기업용 종합 업무 플랫폼”이라며 “조직도·전자결재, 회사 주요 시스템과 연동과 AI 기반의 고도화된 검색 기능까지 더해 모바일·PC로 업무 효율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슬랙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슬랙’은 일간활성화사용자수(DAU)가 1200만명에 달하는 글로벌 1위 메신저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팀즈’도 만만치 않다.
슬랙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슬랙’은 일간활성화사용자수(DAU)가 1200만명에 달하는 글로벌 1위 메신저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팀즈’도 만만치 않다.

한편 미국 시장조사 전문업체 리포트링커에 따르면 업무용 메신저 시장의 규모는 연 평균 11% 성장해 2023년엔 약 599억달러(약 72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해외 기업이 특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슬랙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슬랙’은 일간활성화사용자수(DAU)가 1200만명에 이르는 글로벌 1위 메신저다. 한글판을 상용화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팀즈’도 만만치 않다. MS에 따르면 최근 팀즈를 이용한 영상회의 사용 시간은 27억분에 이른다.

협업툴 시장은 자연스레 국내 양대 IT 공룡 네이버, 카카오의 새 전장이 됐다. '포털 전쟁'을 넘은 첨예한 승부가 하반기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슬랙, 팀즈 등 해외기업까지 가세한다면 다자 전쟁으로 번질 수도 있다.

home 김성현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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