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끊고 싶다” 릴보이, 딥플로우 '힙부심'에 5년간 고통받았다

2020-07-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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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보이 “딥플로우 디스에 우울증 걸려…5년을 괴롭혔다”
'긱스' 릴보이, 정신적 고통 호소…딥플로우는 사과

이하 릴보이 인스타그램
이하 릴보이 인스타그램

힙합 듀오 '긱스(Geeks)' 멤버 릴보이가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14일 릴보이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음악 좀 하게 도와달라"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릴보이는 "지난 2011년 '오피셜리 미싱 유(Officially Missing You)'라는 첫 EP를 냈다. 근데 운 좋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줬다. 우리한테는 과분한 사랑이었다"며 "그 당시 우리는 (힙합)신에서 괴짜였고 기형적인 존재들이었다. 그래도 힙합 음악을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걸 알아봐 주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 걱정과 달리 신에서 인정받고 있던 형, 동생들과 짧은 대화를 하면서 일원으로 받아들여졌다고 느꼈다.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았다"며 "사건 발단은 2015년이다. 다들 대충 알고 있으니 생략하겠다. 난 이때 신에 대한 환멸뿐 아니라 사람을 못 믿게 됐다. 내가 해온 모든 걸 부정하더라"고 호소했다.

이하 딥플로우 인스타그램
이하 딥플로우 인스타그램

여기서 릴보이가 언급한 '사건'은 디스전을 말한다. 래퍼 딥플로우는 긱스가 힙합을 모방하면서 대중 매체에 출연하고 사랑을 주제로 한 발라드랩을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릴보이는 Mnet '쇼미더머니'에 출연해 자신의 실력을 검증했음에도 불구, 부정적 인식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로부터 몇 년 후 딥플로우 행보가 달라졌다. 그 역시 대중 매체에 출연하고 발라드랩 등을 발매했다. 일각에서는 내로남불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급기야 일부 팬들은 그의 신곡에 평점 테러를 하기도 했다. 이에 딥플로우는 "상처를 준 모든 사람에게 죄송하다"는 짧은 사과문을 냈다.

릴보이는 "누군가가 '미안하다'고 하더라. 5년, 5년이 지난 후 처음으로 보인 반응이 SNS 게시물"이라며 "심지어 멜론 댓글 창에 사람들이 평점 테러 안 했으면 나오지도 않았을 말이다. 내 눈에는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하는 말같이 느껴졌다. 주변에 피해가는 게 싫었을 테니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난 짧다고 하면 짧고 길다고 하면 긴 시간 동안 음악 작업을 못 했다. 사랑 노래를 하면 안 될 것 같았다. 지금 작업해놓은 노래들이 내가 들었을 때는 좋은데 이 사람들은 '구리다', '힙합 아니다'라고 할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며 "그런 이상한 피해 망상적 사고에 사로잡혔다. 그러다 보니 성격에 안 맞는 화가 들어간 곡만 나오기도 하더라"고 전했다.

끝으로 "오늘 이렇게 글을 쓴 건 나도 솔직히 이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다. 약도 끊고 싶다. 우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오늘 불과 몇 시간 전에 한 지인 연락으로 리드머에서 올린 동영상을 봤는데 내가 겪은 일련의 사건들을 한국 힙합의 승리라는 한줄로 얘기하고 있더라"며 "그래도 글로 남기니까 기분이 좀 후련하다"고 덧붙였다.

home 구하나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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