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조카입니다. 삼촌은 여자에 능숙하지 않습니다“
2020-07-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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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장조카가 올린 글…“떠나고서 알았다”
박원순 시장 장례식장 모습은?…장조카가 올린 글 '화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장조카가 고인을 회고했다.
지난 14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장조카 A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로 애도를 표했다.
A씨는 "누군가 장례식장에 가면 고인이 살아온 인생이 보인다고 하더라"며 "난 박 시장 장조카로 아들 박주신이 오기 전까지 상주 역할을 해야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빈소가 차려지기 무섭게 문 대통령부터 3부 요인 조화가 속속 도착했다"며 "이외에도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조화가 도착했고 부득이하게 대부분 조화를 리본만 떼어 걸어둘 정도였다"고 전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도 언급했다. A씨는 "이 회장 조화가 복도 출입구 맨 끝에 놓일 수밖에 없는 광경이 생소하기도 했다"며 "민주당 의원들과 시민단체, 예술계, 종교계, 각국 대사들도 조문을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휠체어를 타고 오는 분들이 많아서 턱을 맞추는 경사 계단도 준비할 정도였다. 멀리 농촌에서 열일 제치고 한 걸음에 달려온 농부들, 신혼부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노인분들 등등 각자 박 시장과 맺은 사연을 품고 오셔서 기절할 정도로 오열했다"고 말했다.

외국인 조문객도 있었다. A씨는 "남루한 옷차림 외국인들이 들어서면서 흐느끼기 시작했다. 한참 동안 어깨를 들썩이더니 '오래전부터 시장님이 우리 외노자들을 도와주고 보살펴줬다. 은혜도 못 갚았다'며 울더라"며 "어느 장례식에서도 볼 수 없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A씨는 "박원순이라는 사람의 인생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조카들에게는 멋있고 따뜻한 밥 한번 안 사준 삼촌인데 본인 제삿밥만 먹이고 뭐가 그리 급했던 건지 황망히 떠났다"며 "그렇게 큰 언덕인지를 몰랐다. 떠나고 나서 알았다"고 고인을 회고했다.
이어 "어제 하루 내린 비보다 수많은 사람들이 흘린 눈물이 훨씬 더 많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다"며 "어쩌면 내린 비가 떠나는 삼촌의 마지막 눈물이 아니었을까"라고 덧붙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A씨는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도 언급했다. 그는 "선수는 선수를 알아본다. 박원순은 그럴 위인조차 못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술이라도 잘 마시면 술로나마 조금 풀지만 그조차 안 되면 스스로 삭혀내야 한다"며 "버티지 못하고 순식간에 멘탈이 무너지고 맥이 탁 풀리는 순간이 있다. 그 시점에 누군가 잡아줬어야 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시청에 같이 있는 어공들만 100명에 가깝다는데 그들이 왜 진작 옆에 지키는 시장이 힘든 낌새를 못 챘는지 납득이 안 간다"며 "아마도 그 순간 그 비서가 잡아준 듯하다. (박 전 시장이) 여자에 능숙했다면 일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박원순 시장 장조카 A씨가 쓴 글 전문>
[나는 박원순의 장조카다.]
누가 그러더라.
장례식장을 가면 고인이 살아온 인생이 보인다고.
박원순 시장의 장조카인 나는 상주인 고인의 아들 주신이가 오기 전까지 상주역할을 해야 했다.
상주석에 서서 조문오는 많은 분들을 맞았고 감사 인사들 드렸다.
빈소가 차려지기 무섭게 대통령의 조화부터 3부요인의 조화가 속속 도착했다.
이외에도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조화가 도착했고 부득이 하게 대부분의 조화는 리본만 떼어 걸어둘 정도였다.
나 자신이 삼성출신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조화가 복도 출입구 맨끝 문찌방에 놓일 수 밖에 없는 광경이 생경스러울 정도였다.
3부 요인들을 비롯해서 수많은 민주당 의원들과 정치인들, 고위 관료들, 시민단체, 문화 예술계, 종교계 등 각계 인사들이 조문을 오셨다.
주한 미대사를 비롯해 각국 대사들도 조문했음은 물론이다.
여기까지는 소위 힘있는 여느 정치인의 상가 모습이다.
휠체어를 타고 오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턱을 맞추는 경사계단도 준비할 정도 였고, 민노총 관계자들도 흐느끼며 조문하고, 멀리 농촌에서 열일 제끼고 한걸음에 달려오신 농부들, 젊은 신혼부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실 정도로 열로하신 노인분들 등등 각자가 박원순과 맺은 사연을 품고 오셔서 흐느끼거나 기절할 정도로 오열을 하셨다.
눈물을 참기 어려울 정도의 사연들이고 인연들이다.
한번은...
남루한 옷차림의 외국인들이 들어서면서 흐느끼기 시작한다.
헌화를 하고도 한참동안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끼고는 상주를 향해 돌아서서 일행중 우리말을 가장 능숙하게 하는 아주머니가(구 소련연방 계열로 보인다) 말씀을 하신다.
'오랜전부터 시장님께서 저희 외노자들을 많이 도와주시고 보살펴 주셨는데... 은혜도 못갚았는데...'라며 흐느낀다.
억지로 참아왔던 눈물이 왈칵 터졌다.
옆에 상주석에 같이 서계시던 의원님들도 마찬가지...
나도 꽤나 코고 다양한 상가를 많이 다녔지만 어느 장례식에서도 볼 수 없는 모습이다.
박원순이라는 사람의 인생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간다.
조카들에게는 맛있고 따뜻한 밥 한번 안사준 삼촌이고 외삼촌인데... 본인 제삿밥만 먹이고 뭐가 그리 급하신지... 그렇게 황망히 떠나셨다.
그 많은 사연과 인연들을 떨치고 어찌 그리 쉽게...
몰랐다.
그렇게 큰 언덕인지를... 떠나시고 나니 너무 큰 언덕이었다.
폭우가 내릴거라는 일기예보가 있었지만 다행히 약한 부슬비만 조금 내릴 정도였다.
어쩌면 어제 하루 내린 비 보다 수많은 사람들이 흘린 눈물이 훨씬 더 많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장례식장과 화장장, 운구행렬을 바라보는 연도에서 그리고 고향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다.
어쩌면... 내린 비가... 떠나는 외삼촌의 마지막 눈물이 아니었는지...
이미자의 노랫말처럼...
눈물이 진주라면 눈물이 마르기 전에 진주방석 엮어 드릴텐데...
외삼촌... 잘가세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