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 꺾인 펄어비스, 올해는 ‘성장통’ 겪는 시기

2020-07-2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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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창립 10년… 최근 들어 성장세 ‘제동’
성장통이란 분석도… 신작·신사옥 이슈 주목

펄어비스는 2010년 태동한 IT·게임 회사다. 사진은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
펄어비스는 2010년 태동한 IT·게임 회사다. 사진은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

창사 10년을 맞았다. 2017년 상장 후 코스닥 톱10에 올랐다. ‘검은사막’으로 뼈대를 세웠다. 지난해엔 연매출 500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연매출을 기록했다. 펄어비스 얘기다. IT·게임 업계에서 펄어비스만큼 급성장한 회사도 드물다. 최근 상승세가 한풀 꺾인 듯 하지만 도약을 위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펄어비스의 지난해 성적은 놀라웠다. 매출(5389억원)이 2018년보다 30% 넘게 뛰었고 유동비율(365%)이 전년보다 60%가량 상승했다. 주력 지식재산권(IP) ‘검은사막’은 플랫폼(PC·모바일·콘솔)을 넘나들며 회사 성장을 견인했다.

2017년 상장한 펄어비스는 단기간에 코스닥 톱10에 올랐다. 현재 시가총액은 2조원 이상. 동종 업체이자 선배격인 컴투스와 웹젠 등을 제치고 3N의 뒤를 잇는 외형을 갖추게 됐다. 올 상반기엔 ‘검은사막’ 후발주자 ‘이브 에코스’, ‘섀도우 아레나’를 각각 중국, 북미 등에 출격시켜 내실을 다졌다.

향후 출시할 신작 '붉은사막'과 '플랜8' / 펄어비스
향후 출시할 신작 '붉은사막'과 '플랜8' / 펄어비스

이처럼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펄어비스에 최근 제동이 걸렸다. 지난 10일부터 9거래일 연속 코스닥 시장에서 하락세를 보이더니 주가 20만원선이 깨지면서 넷마블·엔씨소프트 등 다른 게임주와 대조적인 그림을 그렸다.

에프엔가이드는 펄어비스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283억원, 404억원(영업이익률 31.5%)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각각 16%, 29%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언택트 문화 확산으로 동종 업체가 잔치를 벌이는 동안 죽을 쑨 셈이다.

주요 시장에서 ‘검은사막 모바일’이 힘을 쓰지 못하고, ‘섀도우 아레나’에서 모멘텀을 기대하기엔 부족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검은사막 모바일’ 매출은 올 1분기 대비 20% 이상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완공될 펄어비스 과천 신사옥 / 펄어비스
2022년 완공될 펄어비스 과천 신사옥 / 펄어비스

하지만 올해가 향후 1, 2년 성장을 위한 포석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게임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의 정체성은 개발력에서 나온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펄어비스 성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펄어비스는 다음달 ‘이브 에코스’를 글로벌 전역에 출시한다. ‘섀도우 아레나’도 콘솔 버전을 예열 중이다. ‘붉은사막’(2021년) ‘도깨비’(2022년) ‘플랜8’(2022년)도 PC·모바일·콘솔 모든 플랫폼에 선보일 방침이다. 열거한 모든 게임은 자체 개발 IP다. 특정 로열티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펄어비스의 지난 1분기 실적에 따르면 해외 매출 비중은 76%다. 다중접속온라인게임(MMO) 불모지이자, 3N이 도전할 글로벌 콘솔 시장에서 이미 입지를 견고히 다졌다는 점도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검은사막’에서 선보인 플랫폼 간 크로스 플레이 역시 향후 개발 게임들에 적용할 때 연쇄효과를 일으킬 전망이다.

24일 펄어비스 신사옥 설립 현장. 공사가 한창이다. / 김성현 기자
24일 펄어비스 신사옥 설립 현장. 공사가 한창이다. / 김성현 기자

신사옥도 펄어비스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 안양시에 적을 둔 펄어비스는 2022년 과천지식정보타운에 새 둥지를 튼다. 지하 5층, 지상 15층의 대규모 빌딩인 이곳(사진)은 현재 4개 빌딩에서 분할 근무 중인 800명 이상의 펄어비스 직원을 한데 모을 수 있는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우수 인재 확보가 생명인 IT·게임 업계에서 신사옥 설립은 중요한 이슈”라고 말했다.

현재 한창 공사 중이다. 교통이 편리한 점, 청계산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점, 정부과천청사 인근이라는 점 등이 눈길을 끈다. 관계자는 “펄어비스를 필두로 IT·게임 업계가 들어오면 판교에 버금가는 그럴싸한 산업단지가 될 것 같다”면서 “공기도 좋아 최고의 근무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글로벌 출시할 ‘이브 에코스’는 유의미한 모멘텀을 창출할 여력이 있어 주목할 만하다”며 “‘붉은사막’을 연내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등 파트너사와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유저 반응에 따라 다소 긍정적 이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석우 펄어비스 CFO는 “올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기술·사업적 대비책을 마련하고, 신규 프로젝트의 개발 및 서비스를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home 김성현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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