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줍기’가 놀랍게도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됐다는 사실, 아십니까?

2020-08-1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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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도쿄올림픽 비공식 종목 채택
‘누가 더 많은 쓰레기 줍느냐’로 승부

최근 지구는 물론 내 몸까지 건강하게 만드는 '플로깅(Plogging)' 운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플로깅은 스웨덴에서 탄생한 용어다. 이삭을 줍는다는 스웨덴어 ‘plocka upp(pick up)’과 영어 ‘조깅(jogging)’을 합친 말이다.

조깅을 하면서 뭔가(쓰레기)를 줍는 운동이라는 뜻이다.

환경 문제에 적극적인 스웨덴 국민들은 조깅을 할 때 작은 가방이나 비닐 봉지를 휴대해 빈 페트병 같은 쓰레기를 주워 담아 돌아온다. 거리에 널브러진 쓰레기를 최대한 많이 주으면서 목적지까지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2016년 시작된 플로깅은 운동하면서 환경도 지키는 일석이조의 아이디어에 종주극 스웨덴을 타고 프랑스, 아이슬란드, 미국 등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플로깅은 평범한 조깅보다 운동 효과도 더 좋다. 30분 동안 조깅만 하는 사람은 평균 235㎉의 열량을 태우지만 플로깅을 하는 사람은 288㎉를 소비한다고 한다.

쓰레기를 줍기 위해 잠깐 앉았다 일어서는 동작이 스쿼트나 런지 자세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또 쓰레기를 담은 무거운 봉투를 들고 뛰기에 단순한 조깅보다 칼로리 소비가 높다.

무엇보다 정신 건강에 효과가 있다. 플로깅을 통해 직접적인 환경보호에 나서면서 심리적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일본에도 유사한 놀이가 있다. 바로 스포고미(Spogomi)다.

스포츠와 쓰레기라는 뜻의 고미가 결합된 말로, 쓰레기 수거 경기를 말한다. 스포츠를 통해 거리를 깨끗히 하자는 신 개념 스포츠다.

룰과 심판이 있는 어엿한 스포츠로, 정해진 구역 안에서 제한시간 내에 누가 더 많은 쓰레기를 줍느냐로 승부를 가린다.

공원을 기점으로 반경 1km에 해당하는 구역이 경기장이다. 3~5명 정도의 한 팀이 구역 내에서 1시간 동안 주운 쓰레기의 양으로 평가한다.

양 뿐 아니라 쓰레기 종류에 따라 득점이 다르다. 캔처럼 무거운 것은 점수가 낮고, 담배꽁초처럼 작고 가벼운 것은 점수가 높다.

놀라운 것은 2020년 도쿄 올림픽 비공식 종목으로 채택됐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1월 경남 창녕 우포늪 일대에서 노스페이스 대한민국 희망원정대원들이 쓰레기를 주우며 걷는 플로깅(Plogging)을 하고 있다 / 노스페이스
지난해 1월 경남 창녕 우포늪 일대에서 노스페이스 대한민국 희망원정대원들이 쓰레기를 주우며 걷는 플로깅(Plogging)을 하고 있다 / 노스페이스

2018년 10월, 우리나라에서도 쓰레기 줍기 대회가 서울 청계천에서 열렸다. 우승은 서울 성동종합사회복지관이 차지했다.

봉투가 찰수록 뿌듯함도 커지는 착한 운동 플로깅. 오늘부터 플로거(Plogger)가 되보는 건 어떨까.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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