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에세이 작가 심재원이 전하는 아빠 육아

2020-08-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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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변화와 잘 자라는 아이의 힘
아이를 통해 알게 된 주는 사랑의 행복

※이 기사는 세바시 쪽에 정식으로 허가 받고 현장에 나가서 취재하여 작성한 기사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대부분의 아빠들은 육아와 너무 먼 거리에 있다. 야근에 주말 특근에 쉼 없이 반복되는 일에 허덕이다 보면 잠든 아이의 얼굴을 짧은 순간 보는 게 전부다. 광고대행사에 다니던 심재원 씨도 마찬가지였다.

브랜드업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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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제작은 야근과 특근이 반복인 일상입니다. 결혼 후에도 아내가 이해해주는 편이었는데, 아이가 생기니 다르더라고요. 제가 회사에서 야근하는 동안 아내도 집에서 야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니까요.”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그는 ‘아내의 일상을 기록해주면 의미 있는 선물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그림에다’라는 필명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을 쓰기 위해 아내를 가까이에서 볼수록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그에게도 변화가 찾아왔다. 그는 이렇게 찾아온 긍정적인 변화에 대해 세상의 많은 아빠들에게 알리고자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의 무대에 올랐다.

가장 큰 변화는 그의 따뜻한 글에서 시작됐다. 가족을 바라보는 따뜻한 마음이 담긴 그의 글을 사람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었고, 광고대행사를 그만두고 육아 에세이 작가로서 제2의 인생을 열게 됐다. 결혼할 당시 그는 아내의 권유로 어린이 양육 기구인 컴패션을 통해 어린이를 후원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컴패션에서도 그의 글을 본 뒤 필리핀의 어린이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직접 보고 느낀 점을 글로 쓰자는 제안을 받았다.

필리핀에서 만난 아버지들은 트라이시클(삼륜 자전거) 택시를 운영하거나 혹은 일일 노동자로 일을 하다 보니 출생신고도 컴패션에서 대신해줄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다. 비록 수입은 형편없지만 “내 아이를 위해 나도 아버지로서 달라지고 싶다”며 눈물을 흘리는 아버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대부분 마약, 술, 도박중독에 빠진 과거가 있었는데, 아버지로서 달라지고 싶다는 의지가 확고했다. 그리고 이 아버지들은 아이들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 오랜 기간 공들여 학교를 짓기도 했다. 자본이 있어서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아이를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으로 시작해서 얻어낸 결과였다.

“아버지가 되고 나서야 삶을 돌아보고 책임감이 깊어졌다는 분들이 많아요. 필리핀에서 만난 아버지들은 그 과정을 조금 더 혹독한 환경 속에서 치르고 있을 뿐이죠. 이 들의 삶의 변화와 계기가 저의 경험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필리핀에서 다양한 아버지들뿐 아니라 그들의 아이를 만났다. 한 사람이 어렸을 때 받는 작은 보살핌과 교육이 얼마나 소중한 지 직접 눈으로 보면서 지속적 양육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어쩌면 저는 육아를 통해 변화한 아버지들을 만나면서 아빠가 육아에 참여했을 때 가정에 얼마나 큰 변화가 있는지, 그리고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소 깨닫기 위해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온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는 모두 아이를 통해 받기만 했을 때 몰랐던 주는 사랑의 행복을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아이가 잘 자라는 것은 생각보다 큰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힘을 경험할 컴패션(compassion)은 우리 모두에게 있습니다.

내 아이뿐 아니라 세상의 많은 아이들을 위해서 해주고 싶은 게 많은 너무 많은 아빠인 그의 더 자세한 이야기는 세바시 유튜브 심재원 편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home 고유진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