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사생활 문란 그룹 해체' 옐로비 “소속사가 우리를 속이고 있다”

2020-08-22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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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 사생활 문란으로 해체했다는 아이돌 그룹 '옐로비'
아직 끝나지 않은 멤버들과 소속사와 갈등

지난 5월 여성 아이돌 그룹 '옐로비'가 해체됐다. 멤버 B양 사생활이 문란했고 소속사와 다른 멤버들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며 소속사는 그룹을 해체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두 달 후 해당 소식이 커뮤니티에 퍼졌고 기사화됐다.

'옐로비' 멤버들은 SNS로 그룹 해체가 된 중요한 원인은 개인 생활이 아니며 오히려 소속사 관계자들이 멤버들을 성희롱·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소속사 측은 성희롱을 한 매니저는 정리를 했고 성추행을 한 사람은 외부 인원이었으며 해당 인원도 조처했다고 해명했다.

이렇게 논란이 마무리될지 알았지만 소속사와 멤버들과 갈등은 끝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위키트리는 지난 15일 옐로비 멤버들과 만나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정리하고 진행되는 갈등 상황을 살펴봤다.

인터뷰는 멤버 5명 중 3명과 진행했다. 인터뷰엔 B양 입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인터뷰는 ①(과거에 있었던 일)과 ②(현재 진행 중인 일)로 분리했다.

이하 에딕션엔터테인먼트
이하 에딕션엔터테인먼트

①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멤버들, 부모님에게 돈을 빌린 대표

-옐로비가 지금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 왔는지 간략히 설명한다면?

▶ 18년 12월부터 19년 5월까지 멤버들이 한 명씩 차례대로 그룹에 들어왔다. 그룹은 지난 3월까지 활동을 했고 일본에서 공연을 마친 후 소속사와 문제가 생겼다. 소속사는 B양 사생활을 문제 삼아 그룹 해체, 4인체제 등 여러 가지 얘기를 꺼냈다.

4월 14일 소속사는 멤버들에게 내용 증명서를 보냈고 위약금으로 2억 원을 요구하며 계약 해지를 얘기했다.

이후 다음 달 소속사가 공식 SNS에 "멤버 B양의 '사생활 문란' 문제로 인해 팀을 해체하게 됐다"라고 발표했다.

-소속사가 단순하게 그룹을 해체만 했어도 될 일을, 공식발표에서 개인의 사생활을 폭로한 이유가 무엇인가?

▶ 이 자리에 B양이 없기에 자세한 일은 설명해 드릴 수 없지만 다른 멤버들이 봐도 그룹을 해체할 정도 일은 아니었다.

나중에 소속사 측이 "화가 나서 그런 공식발표를 올렸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

-처음에 문제가 불거졌을 때 멤버들이 쓴 글을 보니 활동을 할 당시 지원을 잘 받지 못한 것 같다.

▶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행사를 뛴 적도 있었다. 범퍼가 찌그러진 차량에서 내린 멤버들을 행사 관계자가 데리고 갔다. 멤버 한 명은 아직도 당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처음 숙소 생활을 할 때 1~2달 정도는 소속사가 지원을 했지만 이후 지원은 없었다. 필요한 물품들, 의상은 멤버들 사비로 처리했다.

일본 공연에 갈 때는 비행기 표 티켓팅부터 멤버들이 모든 공연 준비를 다 했다.

돈 관련 문제도 있었다. 2019년 8월 대표가 멤버 부모님들에게 돈을 요구한 적이 있었다. 투자를 받기로 했는데 일이 진행되지 않았고 소속사에 돈이 없다면서 200만 원을 빌려달라고 했다. 한 부모님은 돈을 빌려줬다. 아직 대표는 해당 부모님에게 돈을 갚지 않았다.

대표는 카드가 막혔다며 멤버 중 한 명에게 15만 원 가량을 빌린 적도 있었다. 이 돈도 갚지 않았다.

-소속사 사정이 어려웠던 것 같은데 멤버들이 수익을 전혀 내지 못했나?

▶ 대표가 보내준 내용 증명서를 보면 우리가 1년에 행사 500개를 뛰었다고 적혀있었다. 해체 직전에도 일본에서 공연을 2달간 했다. 멤버들은 부지런히 활동했다. 아까도 말했지만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도 행사를 뛰었다.

부모님에게 돈 빌린 대표 / 옐로비 멤버
부모님에게 돈 빌린 대표 / 옐로비 멤버

② 멤버들과 소속사의 끝나지 않은 갈등

-해체 소식이 기사로 나온 후 소속사가 B양을 제외하고 4명과 만나 입장문을 발표했다. 논란이 일단락될 줄 알았는데 다른 문제가 있었나?

▶ 언론에 발표한 입장문엔 없었지만 위약금 2억 원을 내지 않아도 소속사가 멤버들 계약을 풀어주는 계약 해지서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해당 일들이 잠잠해진 뒤 소속사 측 태도가 변했다.

8월 5일 소속사가 멤버들에게 해지서가 아닌 '합의서'를 보냈는데 옐로비와 계약이 끝나는 시점까지는 멤버들이 연예계에서 활동을 할 수 없다는 얘기가 포함됐다. 원래 약속과도 달랐고 멤버들이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이후에 어떻게 대처했나?

▶ 멤버들이 원래 약속했던 해지서를 달라고 요구하자 대표가 해지서를 다시 보내기는 했다. 처음에는 '나라에서 발행한 계약서'라 수정하기 어렵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하긴 했지만 어찌 됐든 해지서를 보내주긴 했다.

이번엔 활동 제약에 관한 내용은 들어있지 않았지만 이해되지 않는 다른 내용이 들어있었다.

쉽게 말해 해지서는 갑을 형식을 띠었다. 예를 들어 멤버들이 있었던 일을 발설하면 처벌받는다고 쓰여 있었지만 소속사는 그런 부분에서 자유스러웠다.

해당 일이 다시 불거지면 멤버들 발언 폭이 좁아질 수도 있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어 멤버들이 해지서에 사인을 하기가 어려웠다.

이후 멤버들이 다시 소속사 측에 공정한 해지서를 쓰자고 말했지만 대표가 계속 연락을 받지 않는다. 멤버들이 선임한 변호사가 내용 증명서를 보내도 받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대표와 연락한 건 언제인가? 대표 말고는 연락할 방법이 없나?

8월 9일 카카오톡으로 마지막 연락을 했다. 직원들이 있기는 한데 이런 일은 대표와 얘기를 하라고 한다.

-멤버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 간단하다. 약속대로 계약 해지를 했으면 하는 것뿐이다.

이에 소속사 대표는 입장을 내놓았다.

우선 "멤버 B양의 '사생활 문란' 문제로 인해 팀을 해체하게 됐다"라는 글을 남긴 이유에 대표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솔직히 저와 상관없이 회사에서 올린 거다"라며 "하지만 사실은 맞다. B양의 생활 태도 문제로 팀이 해체까지 온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표는 "일이 터진 날 멤버들도 'B양이랑 같이 활동을 못 할 거 같다', '위약금을 내서라도 나가겠다'고 한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대표는 "저희 변호사가 B양과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대표는 멤버들 부모님에게 돈을 빌린 사실은 인정했지만 멤버들에게 돈을 빌린 적은 없다고 말했다.

대표는 "옐로비 컴백하기 전에 진행하고 있던 투자가 잘 안 돼서 부모님들께 도움을 요청한 적은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케줄 가는 날 각자 멤버들이 의상(운동화)을 챙겼어야 했는데 깜빡하고 멤버들의 실수로 못 가지고 가서 본인들 돈으로 먼저 구입한 적이 있는데 멤버들은 이걸로 제가 돈을 빌렸다고 한 거 같다"라고 해명했다.

대표는 위약금 관해서도 표준계약서에 근거해 2억 원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대표는 멤버들에게 보낸 합의서에 관한 내용을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는 조건(계약이 끝나는 시점까지 멤버들이 연예계에서 활동할 수 없다)을 붙이지 않고 풀어 준다는 얘기는 안 했다"며 "이유는 회사에서 먼저 팀을 나가라 한 것도 아니고 그만둬라 한 것도 아닌데 본인들이 먼저 그만하겠다 나가겠다고 했으니 회사 입장에서는 그렇게 합의서를 작성했다"라고 얘기했다.

대표는 멤버들이 주장하는 갑을 형식 계약서 해지에 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갑을 형식을 띠고 있는 건 당연한 얘기가 아닌가 싶다"라며 "회사가 멤버들에게 계약서해지를 해 주는 거지. 멤버들이 회사에 계약을 해지해 주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대표는 멤버들 요구 조건을 듣고 계약 해지서를 다시 보냈다며 마무리만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4명의 멤버들과는 해지서에 도장만 찍으면 되는데 제가 최근에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을 하고 있어서 조금 지연됐다"라고 말했다.

대표는 멤버들에게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멤버들에게 내용 증명서를 받고 나니 괘씸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대표는 "서운했고 섭섭했다"라며 "회사에서 못 해준 것도 많지만 어떤 회사든지 아티스트와 서로 100% 맞춰 주면서 가는 회사는 정말 희박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끝으로 대표는 성격이 무뚝뚝해서 평소 표현을 잘 못 했지만 뒤에서는 멤버들을 챙겨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home 빈재욱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