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못 깨어나 숙취 없다는 ‘캪틴큐’… 제조사에 물었다 “재출시 계획 있나?”
2020-09-1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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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국내 첫 양주 '캪틴큐' 다음 날 숙취 없는 이유는...
35년 인기 누리다 2015년 단종, 롯데칠성음료 “재출시 여부는”

1980년대를 풍미한 국내 첫 양주 ‘캪틴큐(CaptainQ)’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집콕’ 문화가 확산하면서 '뉴트로'(새로운 복고) 열풍이 불기 때문이다.
캪틴큐 제조사 롯데칠성음료는 16일 재출시 여부에 대해 “현재로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최근 온라인에는 캪틴큐 후기가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단종된 캪틴큐를 어렵게 구해 리뷰한 유튜버 ‘드렁큰킴’의 영상과 캪틴큐를 소개하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숙취가 없다는 그 술이다. 마시면 이틀 후에 깨어난다고 해서 마신 다음 날 숙취가 없다”, “숙취가 임종이라더라”, “중학교 수학여행 때 요구르트랑 섞어 마셨다가 대학생 때 깨어났다” 등의 댓글이 달려 있다.

주정(주류 원료 알코올)에 럼(RUM) 향을 섞은 캪틴큐는 알코올도수 35도 일반증류주다. 롯데주조가 1980년 1월에 내놨다. 롯데주조는 1986년 롯데칠성음료에 합병됐다. 뱃사람들이 마시는 럼주의 맛을 흉내 내 인기를 끌었다. 실제로 부산이나 목포, 서울 가리봉동 등 주로 외국인 선원이나 노동자가 많은 지역에서 잘 팔리렸다.
1991년 롯데칠성음료는 캪틴큐 단일 제품으로만 연매출 48억원을 올렸다. 음료가 주요 사업인 롯데칠성으로서는 그 비중이 결코 적지 않다.
캪틴큐는 고급 위스키보다 값이 훨씬 싼 데다 술 색상 또한 고급 위스키와 크게 다르지 않아 인기를 끌었다. 이 같은 장점은 악용되기도 했다. 가짜 양주 원료로 쓰이는 사례가 종종 적발됐다. 2006년 국정감사에까지 등장할 정도였다. 롯데칠성음료는 결국 2015년 캪틴큐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캪틴큐는 2015년 말 드라마 ‘응답하라1988’을 통해 재조명됐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단종 제품에도 관심을 가져주는 소비자에게 감사하지만 재출시 계획은 없고 내부에서 구할 수도 없는 것으로 안다”며 “시중에 팔리지 않은 제품이 남아 있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