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영의 쓴소리] “아이린에게 전현무 사과문을 보여주고 싶다”

2020-10-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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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화를 키운 레드벨벳 아이린의 사과문 내용
'사과문의 교과서'로 불리는 전현무 사과문 배워야

레드벨벳 아이린 / 연합뉴스
레드벨벳 아이린 / 연합뉴스

※ 지적할 게 보이면 손기영 기자가 불시에 글로, 팩트로 쓴소리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레드벨벳 아이린(배주현)의 갑질 사건 사과문은 그의 '진심'을 의심케 했다.

아이린 사과문을 본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실망감을 나타냈다.

무성의하다, 영혼이 없다, 틀에 박힌 내용이라는 게 비판의 요지였다. 한 네티즌은 "아이린 사과문 성의 왜 이렇게 없냐. 팬이었는데 부끄러움"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아이린 갑질 논란은 아직 활활 타오르고 있다. '못 쓴' 사과문이 오히려 화를 키우고 말았다.

아이린 사과문 관련 트위터에 올라온 네티즌 반응 / 트위터
아이린 사과문 관련 트위터에 올라온 네티즌 반응 / 트위터

아이린 사과문 전문이다.

아이린입니다.

저의 어리석은 태도와 경솔한 언행으로 스타일리스트 분께 마음의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제가 이 자리에 있기까지 함께 노력해주신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는데 성숙하지 못한 행동으로 큰 상처를 드린 점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번 일을 통해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보니 저의 부족한 언행이 많이 부끄러웠고 스태프분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더욱 신중히 생각하고 행동하겠습니다.

부족한 저를 응원해 주시는 팬 여러분과 이번 일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린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이런 가운데 방송인 전현무가 잘못을 매끄럽게 수습하고 오히려 그의 출중한 능력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킨 일이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전현무는 '사과문' 하나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전현무 사과문은 두고두고 회자하며 이른바 '사과문의 교과서'로 불리고 있다.

방송인 전현무 / 뉴스1
방송인 전현무 / 뉴스1

전현무는 지난 2015년 12월 SBS 연예대상을 진행했다. 그러던 중 강호동과 인터뷰를 했다. 전현무는 "올해 어떤 활약을 하셨죠?"라고 비꼬거나 긴장해서 손에 땀이 난다는 말에 "그건 살이 쪄서 그렇다"라고 면박도 줬다. 시청자들은 전현무의 언행이 무례하다고 비판했다.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했다.

전현무는 다음 날 아침 사과문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전현무는 사과문에서 1) 잘못한 부분을 아주 구체적으로 적었다. 그러면서 2) 진심이 담긴 표현으로 잘못한 일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3) 피해를 본 상대방에게 어떤 방식으로 사과했고 4) 상대방은 사과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5) 재발 방지를 위한 약속까지 했다.

전현무가 말실수를 했던 지난 2015년 SBS 연예대상 방송 장면 / 전현무 인스타그램
전현무가 말실수를 했던 지난 2015년 SBS 연예대상 방송 장면 / 전현무 인스타그램

전현무 사과문 전문이다.

오늘 아침 라디오를 끝내고 어젯밤 SBS 연예대상 관련 여러분들의 댓글 찬찬히 다 읽어보았습니다.

제가 대상 후보인 강호동 씨를 인터뷰하는 내용을 보시면서 정말 많은 분들이 불쾌감을 느끼셨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욱 부끄러운 것은 여러분이 이렇게 지적해주시기 전에는 제가 그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친한 형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여러분들이 함께 보는 방송임을 잠시 망각해 함부로 선을 넘어 진행한 점 인정합니다. 그리고 깊이 사과의 말씀 올립니다.

여러분이 지적해주신 것처럼 잠시전 호동이 형님과 통화했고 경솔했던 제 실수를 말씀드리며 사과의 말씀을 올렸습니다.

감사하게도 호동 형님은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라며 오히려 저를 다독여주시더군요. 하지만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생각하든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저의 경솔한 실수였습니다.

앞으로는 좀더 성숙해지고 신중히 방송하겠습니다. 방송을 이렇게 많이 하는데도 아직 한참 부족한 모양입니다.

오늘 밤에도 큰 시상식 진행을 하게 되었는데요. 다른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쓴소리와 비판을 아끼지 않아준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사과는 아이린처럼 하면 안 된다. 전현무처럼 해야 한다.

우리는 살면서 누구나 실수나 잘못을 한다. 그래서 제대로 사과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연예인이라면, 진심 어린 사과는 실망한 팬들의 마음을 되돌릴 마지막 기회다. 한 번 떠나간 팬들의 마음은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안타깝게도 아이린은 그런 소중한 기회를 놓친 것 같다.

아이린 / 연합뉴스
아이린 / 연합뉴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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