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동부전선 철책 뚫린 일,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되는 이유
2020-11-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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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책을 넘은 사람은 북한군이 아닌 북한 민간인
우리 군의 경계감시 허점 있었을 가능성 제기돼
우리 군이 지킨 동부전선 철책(철조망)이 허망하게 뚫렸다.
현재 군 당국은 자세한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지만, 조사 과정에서 우리 군 경계감시에 허점이 드러날 경우 관련자 문책, 정부의 안보불감증 논란 등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4일 군 당국에 따르면 동부전선인 강원도 고성 전방에서 귀순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남성은 북한군이 아닌 민간인으로 파악됐다.
해당 지역에서는 전날(3일) 저녁 7∼8시쯤 신원을 알 수 없는 1명이 철책에 접근한 상황이 포착됐다. 군은 해당 부대에 대침투경계령인 '진돗개'를 '하나'로 격상하고 수색 작전을 실시했다.
북한 민간인 남성은 최전방 철책을 넘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철책 일부가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의 전방 철책이 북한 군인도 아닌 민간인에게 뚫리고 말았다.
철책이 뚫린 동부전선 해당 구간을 지키는 부대는 육군 제22보병사단이다. 육군 22사단은 강원도 고성군에 있으며 '율곡부대'로도 불린다. 강원도 동해안 해안 경계, GOP 경계를 맡고 있다.

우리 군의 최전방 철책은 3중으로 설치돼 있다. 북한 민간인 남성이 3중 철책을 넘어올 때까지 우리 군이 징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남성은 월남하기 이전부터 우리 군의 열상감시장비(TOD)에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우리 군의 최전방 철책에는 과학화경계감시 장비까지 설치돼 있다. 사람이나 동물이 철책에 닿으면 센서가 울리며 5분 대기조가 즉각 출동하는 시스템이다.
군 당국이 확인한 결과 북한 민간인 남성이 철책을 넘는 동안 최전방 전 지역에 설치된 '첨단 센서'는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월책 당시 센서가 울렸느냐?"라는 취재진 질문에 "광망(철조망 감지센서)은 울리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장 여부를 확인해 필요한 보완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철책을 넘어온 북한 민간인 남성에 대한 우리 군의 신병 확보는 상황 발생 이후 무려 10여시간 만에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신병을 확보한 장소도 GOP(일반전초)에서 상당히 남쪽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 민간인 남성은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