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 입양아 때려죽인 엄마, 방송에서 행복한 가족인 척 했다

2020-11-1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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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월 입양아 학대치사한 혐의받는 장 모 씨
지난달 입양가족 다룬 다큐 출연한 사실 알려져

생후 16개월 입양아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엄마가 입양 가족을 다룬 방송에서는 행복한 가족 모습을 연출했다.

지난달 1일 EBS 추석특집 다큐멘터리 '어느 평범한 가족'에는 A양을 입양한 장 모(33) 씨 가족이 출연했다. 방송에서 장 씨는 양초 하나가 꽂힌 케이크 앞에서 생일파티 대신 입양 축하파티를 벌였다.

이하 EBS '어느 평범한 가족'
이하 EBS '어느 평범한 가족'

방송에 나온 모습만 보면 여느 행복한 가정과 다를 바 없었지만 현실은 달랐다. 장 씨는 올해 초 "친딸에게 여동생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이유로 생후 6개월된 A양을 입양했다. 깊은 고민없이 이뤄진 입양은 불과 1개월 만에 학대로 이어졌다.

이상할 것 없어 보였던 방송도 학대 정황을 알고 다시 보면 한 가지 특이점이 눈에 띈다. A양 이마에 멍으로 보이는 검붉은 자국이 선명하다.

A양은 방송이 나간 뒤 12일이 지난 지난달 13일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밝힌 사망 원인은 외력에 의한 장파열이었다. 이외에도 머리뼈, 갈비뼈 등에 여러 차례 골절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은 폭행 외에도 장 씨가 아이를 방치하는 등 학대를 일삼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가족 외식을 나가 A양만 지하주차장에 내버려두는 식이었다. 경찰이 파악한 방임 횟수만 16차례였다.

사망 당일에는 아파트 바닥에 무거운 물체가 떨어지는 소리가 반복해서 들렸다. 이웃 주민이 찾아와 항의할 정도였다. 경찰은 장 씨가 무거운 물체나 발로 A양을 내리 찍어 숨지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양천경찰서는 지난 9일 장 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home 권택경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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