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년 전… 제1회 주택복권의 1등 당첨금은 얼마이고 어디에 쓰였을까

2020-11-1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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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모씨, 당첨금 300만원을 동생 집 마련에 사용
2018년 기준 한국 복권 규모 39억달러(4조3157억)

글과 관련 없는 픽사베이 자료사진입니다.
글과 관련 없는 픽사베이 자료사진입니다.
근대화에 여념이 없던 1970년대초 팍팍한 지갑으로 복권을 사던 서민들이 있었다.

원형 숫자회전판에 화살을 쏴 당첨 번호를 가리는 추첨방식은 직관적이었고 흥미진진했다. "준비하시고, 쏘세요!”라는 사회자 멘트에 실제 여성 은행원들이 출연해 화살버튼을 누르면 시청자들의 탄성이 흘러나왔다.

17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주택복권은 1969년 9월 15일 KB국민은행(구 주택은행)에서 처음 발행됐다. 군경유가족, 국가유공자 중 무주택자 주택기금 마련이 목적이었다. 로또복권이 나오면서 2006년 발행중단까지 주택사업 지원에 역할을 수행했다.

1969년 1회차 당첨자는 세간의 관심사였다. 주인공은 노량진에 거주하는 허모 씨였다.

TV인터뷰에서 그는 300만원 당첨금을 동생 집 마련에 쓰겠다고 답했다. 지금은 개인정보 노출로 어림도 없는 인터뷰였을 터다. 실제 당첨자의 동생은 형 도움으로 서울 번동에 1층짜리 슬라브형 단독주택을 지었고, 훗날 오랫동안 형에게 착실히 빚을 갚았다는 후문이다.

어쨌든 주택복권이 기금마련은 물론, 1등 당첨금 마저 주택마련에 활용됐다는 점에서 1회차부터 주택복권의 서민주택 지원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주택복권의 화려한 탄생과 중단

최초의 국내 정기발행복권인 주택복권은 1969~2006년 38년 동안 3조1000억원 어치 판매됐다. 이 중 1조1000억원을 기금으로 전환했다. 평균 37%가 기금전환으로 공공사업에 사용됐다.

1969년 5000만원에 불과했던 판매금액은 2002년 3002억원까지 증가했으나, 로또복권으로 다변화되면서 2006년 178억원을 끝으로 발행이 중단됐다.

전세계 복권은 △추첨식복권 △즉석식복권 △온라인복권 △비디오복권 등 4가지 형태로 구분하며, 온라인복권은 △로또 △넘버스 △키노 △토토로 세분된다.

우리는 △추첨식인쇄복권 △즉석식인쇄복권 △추첨식전자복권 △즉석식전자복권 △온라인복권 △추첨식인쇄·전자결합복권』 등 6종으로 나눠진다. 체육진흥투표권인 스포츠토토는 복권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온라인복권 비중이 전 세계는 50~60%인데 반해 한국은 90%에 달한다.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인쇄식보다 온라인을 선호하는 탓이다. 온라인 중에서도 6개 번호를 선택해 추첨번호가 일치하면 당첨되는 로또가 가장 인기다.

국내 복권시장 규모는 2002년 1조원에서 2003년 4조원대로 성장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저점으로 2019년까지 연평균 7%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복권시장은 2018년 판매액 기준 39억달러로 GDP의 0.2%다. OECD 평균 0.4%의 60% 수준이다.

국민 1인당 평균판매액은 노르웨이 515달러, 이탈리아 432달러, 핀란드 315달러에 비해 한국은 77달러 수준이다.

home 안준영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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