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형의 아들, 미국 CIA가 데리고 갔다

2020-11-18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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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 신발 신고 있었다… 그렇게 돈 많은 청년은 못 봐”
김한솔 가족의 영화 같은 피신 과정, 미국잡지에 소개돼

김한솔 김정남 김정은(왼쪽부터) / 사진=뉴스1·연합뉴스
김한솔 김정남 김정은(왼쪽부터) / 사진=뉴스1·연합뉴스
2017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암살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진 바 있다. 당시 김정남 아들 김한솔을 비롯한 나머지 가족의 안전이 위태롭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런데 김정남이 피살된 지 3주 뒤 김한솔이 무사히 피신했다고 알리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그는 당시 유튜브에서 “아버지는 며칠 전 살해됐다. 저는 현재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있다”고 했다. 김정남은 어떻게 피신할 수 있었던 것일가.

한국계 미국인 작가 수키 김은 16일(현지 시각) 미국 주간지 뉴요커에 기고한 '북한 정권을 뒤집으려는 지하운동'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김한솔과 그의 가족을 데려갔다고 주장했다. 수키 김은 2011년 북한에 잠입해 평양과기대 영어교사로 일하며 겪은 경험을 책으로 발간한 바 있다.

수키 김에 따르면 김한솔 도피 과정은 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한다.

1) 김한솔은 먼저 반북단체인 ‘자유조선’의 리더인 에이드리언 홍 창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2) 홍 창은 자유조선 멤버이자 전직 미 해병대원인 크리스토퍼 안에게 연락해 대만 타이베이 공항에서 김한솔을 만나도록 요청했다. 홍 창은 김한솔에게 검은색 티셔츠와 LA다저스 모자를 쓴 남자를 스티브라고 부르면 대답할 것이라면서 접선 방법도 알려줬다. 그 과정에서 홍 창은 김한솔 가족 망명에 대해 3개 국가와 협의했다.

3) 한 국가가 김한솔 가족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우선 비행기 표를 끊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외곽에 있는 스히폴 국제공항으로 가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3) 하지만 공항 항공사 직원이 돌연 너무 늦게 와 탈 수 없다고 했다. 김한솔 가족은 할 수 없이 라운지로 돌아왔다. 그런데 몇 시간 뒤 미국 CIA 요원 2명이 나타났다.

4) CIA 요원들이 암스테르담행 비행기표 예매를 도왔다. 요원 중 한 명이 김한솔 가족과 동행했다. 김한솔 가족은 무사히 암스테르담 공항에 도착했다.

5) 홍 창은 자유조선 멤버와 변호사를 공항 내 호텔의 로비에 보내 김한솔 가족을 맞이하도록 했다. 그러나 김한솔 가족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수키 김에 따르면 CIA가 김한솔 가족을 모처로 데려갔다. 김한솔 가족을 데려간 곳이 네덜란드인지 다른 나라인지는 불분명하다.

홍 창에 따르면 김한솔은 구찌 신발을 신고 있었다. 홍 창은 김한솔에 대해 그렇게 돈이 많은 청년을 만나본 적이 없다면서 김정남이 생전에 많은 돈을 챙겨놨을 것이라고 했다. 크리스토퍼 안은 김한솔에 대해 키가 178㎝ 정도로 보였으며, 김한솔 여동생은 영어가 유창해 평범한 미국 10대로 보였다고 밝혔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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