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조선족 인터뷰’ 영상에 갑자기 누리꾼들이 선 넘는 악플을 달고 있습니다

2020-11-1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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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 올라온 조선족 여성 인터뷰… 난데없는 악플 세례
누리꾼들 의견 대립 “혐오 정서에 개인을 공격한다” vs “감성팔이 역겹다”

촬영된 지 2년이 넘은 어느 조선족 여성의 ‘인터뷰 영상’에 갑자기 국내 누리꾼들이 몰려가 악플을 다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해당 영상과 영상에 달린 악플은 각종 커뮤니티에 퍼지며 누리꾼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하 유튜브, '딩고 스토리 / dingo story' 그리고 언스플래시
이하 유튜브, '딩고 스토리 / dingo story' 그리고 언스플래시

최근 에펨코리아, 뽐뿌, 더쿠, 개드립, 와이고수, 클리앙, 인벤 등 국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조선족이라서 헤어진 여자’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유튜브 채널 ‘딩고 스토리 / dingo story’가 2018년 올린 ‘조선족 여성의 마음 아픈 이야기 | 이별택시’ 영상을 캡처한 사진 여러 장이 첨부돼 있었다.

영상에 출연한 사람은 김이나 작사가와 한국에 거주 중인 조선족 여성 김진씨였다. 해당 영상은 김이나가 운전하는 ‘이별 택시’에 이별을 경험한 사람들이 나와서 사연을 이야기한다는 컨셉을 가지고 있었다. 김진씨는 조선족이라는 이유로 이별을 경험한 자신의 기억을 털어놓았다.

그녀는 한국에서 조선족이라는 사실을 밝히자 모욕적인 언사를 들은 경험이 있다.

이에 남자친구를 만나면서도 그녀는 자신이 조선족이라는 사실 때문에 교제를 망설였다.

마침내 조선족이란 사실을 밝혔지만, 둘 사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불행은 남자친구 부모님에게 사실을 말했을 때 일어났다. 남자친구 부모님이 헤어지라고 반대하기 시작한 것이다. 남자친구의 부모님은 아들에게 “제발 정상적인 한국인을 만나라”고 말했다.

결국 김진씨는 남자친구와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2년 전 촬영, 공개된 해당 영상은 국적 때문에 차별받았던 한 개인의 사연을 담고 있었다. 영상이 처음 유튜브에 올라올 때만 해도 시청자들은 사연에 안타깝다는 의견을 보낼 뿐, 달리 특이한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문제는 몇 개월 전부터 해당 영상에 눈에 띄게 ‘악플’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유튜브 '딩고 스토리 / dingo story' 댓글 캡처
유튜브 '딩고 스토리 / dingo story' 댓글 캡처

해당 유튜브 영상의 댓글란은 일부 누리꾼들의 악의적인 댓글로 채워졌다.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실제로도 조선족은 국적이 중국이다” “필요할 땐 한국인 수틀리면 중국인” “중국으로 빨리 돌아가라” “저 여성도 안타깝지만 조선족에게 당한 사람도 안타깝다” “저 사람도 댓글을 조작하고 있을 것” “조선족은 동포가 아니다” “조선족은 중국인이다” “감성팔이 하고 있다” 등 심하게 차별적인 의견을 표출하고 있었다.

이 악플 행렬은 비교적 최근인 지난 17일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 캡처

영상에 이처럼 악플이 달린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은 “조선족을 싫어할 순 있지만 저 사람이 잘못한 게 뭐가 있다고 욕을 먹어야 하냐” “집단이 잘못된 거면 집단을 욕해야지 왜 개인을 욕하는 건가” “다들 혐오 정서에 빠져있다”라고 지나친 악플에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은 유튜브의 악플 정서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남자가 현명하다” “감성팔이가 역겹다” “얼마 전 조선족 보이스피싱 사건이 생각나 좋게 봐줄 수 없다” “(조선족) 본인들이 해왔던 행태 때문에 그대로 돌아오는 거다” 등 의견을 보냈다.

한편 화제의 중심이 된 조선족 김진씨의 인터뷰 영상은 유튜브에서 83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home 황찬익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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