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없으니까 일부러 짭을 사서...” 요즘 고등학생들이 명품 때문에 하는 행동
2020-12-0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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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고등학생 증언
학교 선배들로부터 강매 당하기도
고등학생들이 명품 때문에 겪은 놀라운 경험을 털어놨다.
지난달 29일 인스타그램(@swu_luvmyself)에는 고등학생의 명품 소비 실태를 엿볼 수 있는 글이 올라왔다. 서울여대생들이 직접 학생들을 만나 수집한 사례로 구매력이 약한 청소년이 명품을 구입하기 위해 어떤 비행을 저지르는지 말해줬다.
위키트리는 저자 동의를 받아 이중 일부를 소개한다.

"토토를 하는 친구들이 명품을 사요" (서울 광진구 강○○ 군)
강 군은 온라인 불법 도박을 즐기는 친구들이 명품도 즐긴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토토'를 하는 친구가 10명은 넘는다고 말했다(토토는 국민체육공단이 발행하는 체육 복권을 뜻한다. 그러나 강 군을 비롯한 학생들은 온라인 불법 도박을 '토토'로 통칭했다).
강 군은 자신도 토토에 70만 원 정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친구랑 장난삼아 해외 축구 경기 결과 예측에 만 원을 걸었다가 여기까지 왔다고. 그러면서 사다리, 홀짝, 포커, 맞고 등 다양한 게임을 소개했다.

"학교 선배들이 '짭'인지 '찐'인지 알 수 없는 명품을 강매해요" (서울 중구 이○○ 군)
이 군은 학교 선배에게 스톤 아일랜드 니트를 강매당했다. 선배는 "진짜 싸게 파는 건데 이걸 왜 안 사?"라며 자신이 입던 니트를 내밀었다. 이 군은 선배가 무서워 10만 원을 냈지만 담배 냄새에 절은 니트는 그대로 버렸다.
이 군의 친구도 몽클레어 셔츠를 7만 원에 강매당했다. 말이 몽클레어지 단추도 닳고 실밥도 터진 낡은 옷이었다. 선배가 셔츠를 사라며 교실에 계속 찾아왔기 때문에 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군은 "학교에서 유명한 형들이 그렇게 한다"며 "무섭기도 하고 계속 봐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사야 한다"고 토로했다.

"일부러 짭 사는 친구들도 많아요, 요즘엔 짭도 잘 나와서 티가 안 나니까" (서울 은평구 이○○ 양)
이 양은 친구들이 갖고 있는 명품 중 80%는 '짝퉁'이라고 말했다. "걔네는 그냥 뻔뻔하게 들고 다닌다. 사실 그게 찐인지 짭인지도 안 중요할 거다. 그냥 명품을 들고 다니는 게 중요하니까"라며 비웃었다.
이 양은 학생들이 자주 본다는 명품 거래 커뮤니티도 보여줬다. 페이스북에 개설된 페이지로 멤버 수가 8만 명에 달했다. 자신은 정품만 구입하기 때문에 이 페이지를 사용하지 않지만 구찌 지갑을 여기에서 싸게 구입하는 친구를 봤다고 전했다.

이렇듯 청소년들이 명품을 즐기면서 관련 범죄도 꾸준히 보도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광주 남구에서는 고등학생 2명이 백화점 명품 의류 매장에서 168만 원짜리 패딩을 훔쳤다 잡히기도 했다. 이들은 패딩을 자랑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에 인증샷을 올렸다 해당 브랜드 해시태그를 검색하던 경찰에 의해 덜미가 붙잡혔다.
서울여대 4학년 유예빈 학생은 "청소년의 정체성 형성에 소비가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연구하기 위해 고등학생들을 만났다"며 "명품 소비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지만 명품 유행이 청소년에게 부정적인 영향도 분명히 끼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