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 비트코인 1만개로 피자 사먹은 남자의 놀라운 근황 (현재가치 3600억)

2021-01-13 13:45

add remove print link

보유했으면 돈방석에 앉았을 비트코인 1만개
사실 알고 보니 그의 현재 재산 규모는 무려…

비트코인(BTC)의 가치가 1개에 3600만원(13일 오전 9시 기준)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11년 전 피자 2판을 비트코인 1만개로 맞바꾼 남자가 새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남자는 피자 2판 먹는 데 3600억원을 써버린 샘이다.

피자와 비트코인. / 셔터스톡
피자와 비트코인. / 셔터스톡

3600억원이라는 엄청난 돈을 피자와 맞바꿔버린 이 남자의 심정은 얼마나 참담할까.

그런데 의외로 꼭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세상에서 제일 비싼 피자’를 먹은 사실이 후회되냐는 질문에 이 남자가 내뱉은 ‘의외의 대답’이 국내 누리꾼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에펨코리아, 루리웹, 웃긴대학, 개드립, 더쿠, 뽐뿌, 인벤, 보배드림, MLBPARK, 인스티즈 등 국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비트코인 1만개로 피자 사먹은 사람’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미국의 비트코인 프로그래머 겸 초기 채굴자 라스즐로 핸예츠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피자 사진이 첨부돼 있었다.

이하 온라인 커뮤니티 개드립
이하 온라인 커뮤니티 개드립

첫 번째 사진은 2010년 5월 22일, 플로리다에 거주 중인 핸예츠가 피자 2판을 구매한 날이다. 그는 당시 30달러 정도 하는 파파존스 피자 2판을 당시 약 41달러의 가치가 매겨져 있던 1만 비트코인과 맞바꿔서 구매했다.

핸예츠가 피자를 사 먹음으로써 이날은 비트코인 역사상 처음으로 ‘비트코인으로 물건을 구매한’ 날로 기록된다. 비트코인 업계 종사자들은 그 뒤로 5월 22일을 ‘피자데이’라고 부르며 비트코인 상용화에 첫발을 내딛은 날로 기념한다.

그리고 11년이 흘러 13일 오전 9시 기준, 1만 비트코인 가격은 3억2864만달러로, 800만배 이상이 올랐다. 피자와 바꿔먹은 비트코인을 오늘날까지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면 3600억원 보유자가 되어 돈 방석에 앉았을 일이다. 핸예츠는 피자 먹은 사실을 후회하고 있을까?

정답은 ‘아니다’이다. 비트코인이 이미 많이 급등한 2019년, CBS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그는 “피자 사 먹은 것을 후회하냐”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라며 “피자를 사지 않았다면 갖고 있었을 돈에 대해 생각해도 좋을 게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만든 ‘피자데이’ 덕분에 비트코인 초창기 역사의 일부가 됐다는 점도 근사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튜브, ' 60 Minutes'

그는 2010년 당시 총 1만4000개의 비트코인을 채굴했는데, 1만개는 앞서 말했듯 피자와 바꿔먹었고, 4000개는 비트코인이 1달러일 때 팔아서 4000달러의 수익을 얻었다. 그 돈으로 새 컴퓨터와 비디오카드 몇 개를 구매했다고 한다. 지금의 비트코인 가격을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는 소비가 아닐 수 없다.

큰돈을 벌 기회를 날렸는데, 그는 왜 이렇게 초연할 수 있는 걸까?

누리꾼들은 비트코인 초창기부터 채굴을 시작했고, 암호화폐 관련 프로그래머기까지 했던 그에게 달리 돈 벌 방법이 있을 거라고 추측하고 있다. 그 뒤로 계속 암호화폐를 ‘채굴’만 했어도 지금쯤 수천억대 갑부가 돼 있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그 추측은 사실이었다. 핸예츠는 위 인터뷰에서 피자를 구매한 이후로도 약 10만개의 비트코인을 채굴하고 소비했다고 말했다. 해당 비트코인의 단순 가치만 따져봐도 3조6000억원에 이른다. 핸예츠가 비트코인을 언제 얼마나 팔았는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돈이 부족하지 않으리라는 사실은 분명히 알 수 있다.

또 핸예츠를 비롯한 초창기 비트코인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각종 암호화폐 관련 산업에서 높은 몸값으로 관리직에 종사하고 있다. 그에게 돈을 벌 방법은 무궁무진한 것이다.

한편 핸예츠는 2018년 ‘라이트닝 네트워크’라는 암호화폐 거래 시스템을 이용해 또다시 피자를 시켜 먹었다. 그는 피자 주문 사실을 밝히며 “라이트닝 네트워크가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2010년 비트코인으로 시켜 먹었던 피자 2판에 대한 스스로의 오마주이자 패러디 퍼포먼스인 셈이다.

이날 그의 아이들은 각각 “나는 피자를 사랑해”와 “나는 비트코인을 사랑해”라고 쓰여진 티셔츠를 입고 함께 피자를 먹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 캡처

핸예츠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댓글을 통해 “저 사건으로 비트코인이 화폐 가능성이 생겼다” “덕분에 지금 비트코인이 있는 거다” “코인맨이라면 감사해야 한다” “피자집은 어떻게 됐을까” “그럼 피자 판 사람이 제일 이득 본 것 아니냐” “지금도 저렇게 갑부가 될 아이템이 있을까” “나도 코인 몇 십만개 있으면 사 먹을 생각 들겠다” 등 다양한 의견을 남겼다.

핸예츠와 비트코인 피자데이의 정보가 담긴 게시물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28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home 황찬익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