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엘 아빠 이기진 교수, 중국 화웨이 '백지수표' 거절하고 독자기술 개발
2021-02-09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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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에서 파격 제안받은 이기진 교수 연구팀
피를 뽑지 않고 혈당 측정하는 기술 개발

'씨엘 아빠' 이기진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가 피를 뽑지 않고도 혈당을 재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기진 교수 연구팀은 지난달 28일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피를 뽑지 않고 혈당을 재는 기술을 개발해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에 발표하고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라고 지난 5일 조선비즈에 알렸다.

이 교수는 "피를 뽑지 않고도 혈당 수치를 잴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는데 중국 화웨이에서 제안이 왔다. 상용화까지 필요한 연구비 전액을 지원해주겠다고. 정부 지원이 끊긴 상황이라 솔직히 마음이 흔들렸지만 거절하고 한국 제품으로 완성하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이 교수팀의 연구는 지난 2019년까지 10억 원 이상의 정부 지원금을 받아왔지만 상용화 연구로 넘어가던 문턱인 지난해 초 지원이 끊겨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화웨이가 지난해 11월 연락해 '필요한 연구비 전액을 지원해줄 테니 우리 제품으로 상용화하자'는 취지의 제안을 건넸다. 화웨이는 이 교수팀에게 계약서를 보내고 필요한 금액을 직접 적어달라고 했다.
이 교수는 가수 씨엘의 아버지로도 알려졌지만 30년 가까이 마이크로파 연구에 매진해온 물리학자이다. 그는 서강대 물리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고 일본 쓰쿠바대와 도쿄공대 문무교관(외국인 조수)을 거쳐 22년째 서강대에서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 교수가 상용화에 힘쓰고 있는 무채혈 혈당 측정 기술은 당뇨 환자들이 오래 꿈꿔왔던 일이다. 당뇨 환자들은 하루에 많게는 10번씩 피부에 바늘을 찔러 혈당을 재는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