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사표 제출한 배성재 아나운서… 그런데 SBS의 대응이 실로 뜻밖입니다
2021-02-17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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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 제출하자 극구 말린 SBS… 사표 내자 “우리 프로 계속 맡아달라”
방송인으로서의 능력·자세 높이 사고 의리 지켜준 데 대해 보답한 듯
최근 회사에 사표를 제출한 배성재 아나운서가 프리랜서 선언 이후에도 SBS 스포츠와 유튜브 등 SBS 플랫폼과 프로그램 등을 통해 유연하게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비즈앤스포츠월드가 SBS 관계자의 말을 빌려 16일 보도했다.
방송계는 퇴직한 프리랜서 아나운서를 배타적으로 대하는 편이다. 실제로 KBS는 프리랜서 된 아나운서에 대해 자사 프로그램에 3년간 출연하지 못하게 하는 규정을 만든 바 있다.
KBS 노사는 2008년 노사협의회를 열어 “방송의 공영성 강화를 위해 직원이 프리랜서 전환을 목적으로 공사에서 중도 퇴직한 경우 프로그램과 매체 구분 없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을 3년 동안 금지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채택했다.
이 같은 규정으로 인해 2012년 KBS를 퇴사한 전현무는 KBS를 제외한 지상파와 케이블, 종합편성채널에서 간판 프로그램을 맡으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MBC와 SBS의 경우에는 따로 제한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더라도 인기 아나운서의 이탈을 막기 위해 프리 선언을 한 아나운서에 대해선 자사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것은 소극적으로만 용인해왔다. 사실상 수년간 출연을 자제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각 방송사는 내부 규정으로 정한 기간이 지날 때까지 다른 방송사에서 활약하는 자사 출신 아나운서를 닭 쫓던 개처럼 지켜봐야만 했다.
배성재 아나운서의 사례가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이처럼 때론 명시적이고 때론 암묵적인 방송사 관행을 깨뜨렸기 때문이다.
비즈앤스포츠월드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SBS는 자사 스포츠 채널과 유튜브 채널 등 SBS 플랫폼과 프로그램에서 배성재 아나운서가 유연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배려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그만큼 배성재 아나운서의 방송인으로서의 능력을 SBS가 높이 산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배성재는 특유의 ‘말발’과 진행 능력으로 SBS 간판 아나운서로서 오랜 기간 이름을 떨쳤다. 월드컵 및 올림픽 축구, 국가대표팀 축구 중계를 도맡을 정도로 그의 진행 능력은 출중하다.
배성재 아나운서는 방송인으로서의 자기 관리에도 철저하다. 그는 형인 배우 배성우가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키자 "가족으로서 사과드린다. 죽을 때까지 그 이름은 방송에서 언급될 일이 없을 것"이라면서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능력과 인성을 모두 겸비한 까닭에 SBS는 배성재 아나운서가 사표를 제출했을 때 '너 없으면 안 된다'라며 극구 말린 것으로 전해졌다.
배성재 아나운서가 오랫동안 회사를 지켜준 데 대한 고마움을 SBS가 보답하는 차원일 수도 있다. 그는 2005년 KBS 32기 입사해 KBS광주방송총국에서 근무하다가 2006년 SBS 공채 16기로 입사하며 이직했다. 이후 큰 인기를 끌었음에도 불구하고 15년간 프리 선언을 하지 않으며 SBS에 대한 의리를 지켰다.
SBS로선 '네가 프리 선언을 해도 스포츠 중계는 우리랑 함께 하는 거야. 그 조건으로 사표를 수리할게'라면서 배성재 아나운서의 사표를 받아들였다고 봐도 무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