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탕·찌개·전골의 차이가 무엇인지 한방에 정리해드리겠습니다

2021-02-2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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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가르는 국물 vs 건더기
찌개·전골 국물 농도 더 진해

'현대인들의 생명수' 아메리카노와 에스프레소의 차이는 바로 물이다. 고온 고압으로 짧은 순간 추출한 진한 에스프레소에 물을 섞어 희석한 것이 아메리카노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에서는 진한 커피를 즐기는 반면, 미국에서는 연한 커피를 주로 마신다.

그렇다면 한국인의 DNA에 깊이 배인 국, 탕, 찌개, 전골의 차이는 무엇일까.

운명을 가르는 국물 vs 건더기

풀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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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4가지의 공통점은 국물이 있는 음식이라는 것. 국물의 양이나 끓이는 방식은 서로 조금씩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국물의 양이다. 국, 탕은 물을 많이 붓고, 찌개와 전골은 조금 부어 끓인다.

국, 탕의 국물, 건더기 비율이 7 대 3이나 6 대 4 정도라면 건더기를 주로 먹는 찌개, 전골의 국물, 건더기 비율은 4 대 6이나 5 대 5 정도다.

똑같은 재료라도 조리법에 따라 명칭이 달라진다.

국물을 잘박하게 붓고 미리 끓여서 올리면 찌개, 국물을 조금 부어 즉석에서 직접 볶으면서 먹으면 전골이다.

밥을 말아 먹을 수 있는 국, 탕에 비해 찌개, 전골의 국물 농도는 좀 더 진한 편이다.

국, 탕이 1인 1그릇에 담겨 나오는데 반해 찌개, 전골은 냄비 등에 담겨 나와 각자 덜어먹는 것도 차이 점.

국보다 탕, 찌개보다 전골이 좀 더 잘 차려낸, 정성이 들어간 느낌이 있다.

어묵국이 세상 편한 '추리닝'이라면 어묵탕은 '원마일웨어', 어묵찌개가 '김밥 패딩'이라면 어묵전골은 '얼죽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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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주당들의 원픽

한국어 좀 한다는 외국인이 가장 어려워하는 표현 중 하나가 "아~ 시원하다~"이다. 뜨거운 국물을 먹을 때 터져 나오는 우리만의 감탄사다.

그래서일까 한반도의 첫 배달음식도 국물 음식, 이름하여 ‘효종갱’이다. ‘새벽(효)종이 울릴 때 먹는 국(갱)’이란 뜻으로 일종의 해장국이다.

조선시대 양반들이 술 마신 후 속 풀기 위해 주문했다고 하니, 우리나라 최초의 배달음식인 셈이다.

밤에 국 항아리를 솜에 싸서 배달나가면 새벽녘 도착 때까지 온기가 남아있던 효종갱은 맛이 달콤하고 담백하며 향기가 짙어 장안에 소문이 자자했다고 한다.

home 안준영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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