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하나 더 만들 수 있다는데… 아파트에 살면서도 모른다는 비밀공간의 정체

2021-03-2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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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공간, 드레스룸·창고 등으로 공공연히 전용
불법…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

2019년 경남 창원시 의창구 유니시티 아파트에서 피트 공간 확장 공사를 하던 인테리어 시공업자가 벽이 무너지면서 깔려 숨지는 사고가 났다. / 창원소방본부
2019년 경남 창원시 의창구 유니시티 아파트에서 피트 공간 확장 공사를 하던 인테리어 시공업자가 벽이 무너지면서 깔려 숨지는 사고가 났다. / 창원소방본부

아파트 발코니는 확장 공사를 통해 거실, 침실, 창고 등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살고 있는 집에 나도 모르는 공간이 있다면 어떻게 할까. 아파트의 숨어있는 공간인 '피트(PIT)' 얘기다. 하지만 이 곳을 마음대로 손대면 날벼락 맞는다. 왜 그럴까.

피트는 건축 설비나 각종 배관을 설치·통과시키기 위해 만든 공간이다. 통신배선실(TPS), 전기배선실(EPS), 파이프실(PS) 등을 포함한다.

꼭대기 층부터 지하까지 피트 공간이 수직으로 연결된다. 안전과 직결된 중요 설비를 통과시키기 위한 공간이어서 공용면적으로 분류한다.

안전과 직결된 피트 공간을 사적 용도로 쓰는 것은 불법이다. 하지만 입주민들이 '안쓰면 손해'라는 인식이 있다보니, 피트 공간을 드레스룸이나 창고 등으로 전용하는 일이 암암리에 존재한다.

아파트 생활공간과 피트 공간을 구분하는 벽은 철근 콘크리트로 만든 내력벽이 아니다. 벽돌로 세운 가벽(假璧)이어서 손쉽게 허물고 개조할 수 있다.

일부 인테리어 업자들은 '숨은 공간을 찾아준다'며 피트 공간 확장 공사를 부추긴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피트 확장 공사와 관련해 질의한다' 내용의 글이 심심찮게 발견된다.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커뮤니티

아파트 단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전용면적 84㎡(약25평) 주택형은 10㎡(약 3평) 정도의 피크 공간이 있다. 피트 공간을 개조하면 집 내부 공간이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입주자들이 무리를 해서라도 확장 공사를 하려는 이유다.

하지만 이 공간은 아파트 화재 발생 시 유독가스와 불길 통로 역할도 하고 있어 함부로 개조하거나 고쳐서는 안 되는 곳이다.

2019년 경남 창원시 의창구 유니시티 아파트에서 피트 공간 확장 공사를 하던 인테리어 시공업자가 벽이 무너지면서 깔려 숨지는 사고도 났다.

아피트 불법 확장 공사 사실이 적발되면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원상 복구도 해야 한다.

하지만 아파트 내부는 사유재산이라는 이유로 단속조차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 뉴스1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 뉴스1
home 안준영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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