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혐오주의자 여러분…” 수업 중 테러 당한 윤지선 교수, 칼 빼들었다 (전문)
2021-03-2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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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중 욕설·음란물 테러 피해를 입은 윤지선 교수
침입한 외부인과 수업 링크 유출자를 고소
수업 중 욕설·음란물 테러를 받은 윤지선 교수가 고소장을 제출했다.
윤지선 교수는 25일 자신의 트위터에 세종대 화상 강의 도중 침입한 외부인과 수업 링크 유출자를 고소했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제 화상 수업 침입자와 수업 링크 유출자에 대한 고소장을 오늘 오전에 제출하고 왔다. 사이버 경찰수사대에서도 이 사건과 사태들을 매우 엄중히 주시하고 있었다고 한다. 수업권을 침해하고 교수와 학생들에게 씻을 수 없는 모욕감을 준 자를 반드시 처벌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두 달간 온·오프라인에 걸쳐 벌인 여성 혐오주의자들의 공격과 마녀사냥, 음해 또한 좌시하지 않고 엄정히 대처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를 뒤흔든 디지털 성 착취 가해자들이 발생하는 구조를 다룬 논문을 분석용어 몇 단어 들고 와서 전체 내용과 맥락에 대한 이해도 없이 남성 혐오 논문으로 몰며 지속적인 마녀사냥을 이어나가고 있다"라며 "당신들의 목적은 오로지 이번에 페미니스트 학자를 쓸어내는 데 성공하여 여성 혐오자들의 관점이 절대적으로 옳음을 세상에 증명하고 여성주의자들을 위축시키는 강력한 본보기를 제시하려는 것"이라며 분노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비이성과 광기 어린 여성 혐오의 집단 난동의 무한 질주를 멈추게 하려면, 두려움과 침묵을 깨고 이 여성 혐오 현상을 비판하고 저지할 대책과 법안, 목소리를 내야 한다. 집단광기의 날이 다음번에 또 누구를 겨눌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윤지선 교수가 지난 22일 세종대에서 화상 강의를 진행하고 있을 때 외부인이 접속해 약 30분간 욕설을 하고, 음란물 화면을 노출한 것이 알려졌다. 당시 윤 교수의 수강생들은 대학교 커뮤니티를 통해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러한 테러가 발생하게 된 이유에는 지난 2019년 윤 교수가 철학연구회 학술잡지에 게재한 논문 '관음충의 발생학'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당시 윤 교수는 유튜버 '보겸'의 유행어인 '보이루'가 여성 혐오 표현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보겸은 해당 유행어는 '보겸'과 '하이루'의 합성어일 뿐, 여성 성기를 비하하는 표현이 아니라고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논란이 거세지자 철학연구회가 수정을 요청했고 윤 교수는 '보이루'가 만들어질 당시에는 여성 성기 비하의 의도가 없었으나 사용이 확산하면서 기존 의미에서 변화됐다고 수정했다.
이하 윤지선 교수가 쓴 글 전문이다.
제 화상 수업 침입자와 수업링크 유출자에 대한 고소장을 오늘 오전에 제출하고 왔습니다. 사이버 경찰수사대에서도 이 사건과 사태들을 매우 엄중히 주시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수업권을 침해하고 교수자와 학생들에게 씻을 수 없는 모욕감을 준 자를 반드시 처벌할 것입니다.
또한 두 달간 온·오프라인에 걸쳐 벌인 여성 혐오주의자들의 공격과 마녀사냥, 음해 또한 좌시하지 않고 엄정히 대처하겠습니다.
이번 수업침입자와 자신들을 구분하고자 애쓰고 계신 여성 혐오주의자 여러분, 당신들이 두 달간 벌인 사이버불링과 모욕성 댓글, 음해성 집단공격, 저를 잡겠다고 신상을 공개하고 대학정문에서 난동을 부리는 유튜버들을 적극 지지했던 행위에서 정도를 더하면 화상 강의 난입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이죠.
페미니스트 교수 한 명 정도는 쓸어버리겠다는 의지와 강도에선 그 침입자와 본질적 차이는 없지 않습니까? 저를 온·오프라인에서 공격하고 그 행위를 커뮤니티나 유튜브에 전시, 인증하며 남성성을 인정받고 이를 집단놀이 문화화하는 메커니즘이 제 논문에서 거론한 여성 혐오 현상의 메커니즘과 무서울 정도로 일치해서 놀라울 뿐입니다.
논란이 된 각주를 해당 용어의 기원과 전파를 밝히면서 보다 상세히 수정했음에도 당신들은 결코 그에 만족할 줄 모르지요. 우리 사회를 뒤흔든 디지털 성 착취 가해자들이 발생하는 구조를 다룬 논문을 분석용어를 몇 단어 들고 와서 전체 내용과 맥락에 대한 이해도 없이 남성 혐오논문으로 몰며 지속적인 마녀사냥을 이어나가고 있지요. 당신들의 목적은 오로지 이번에 페미니스트 학자를 쓸어내는 데 성공하여 여성 혐오자들의 관점이 절대적으로 옳음을 세상에 증명하고 여성주의자들을 위축시키는 강력한 본보기를 제시하고자 하는 것일 뿐, 명분도, 한계도 모르는 집단 괴롭힘의 난장에서 그중 누가 도덕적으로 좀 더 낫고 다른가를 따질 수조차 없지요. 이러한 비이성과 광기 어린 여성 혐오의 집단 난동의 무한 질주를 멈추게 하려면, 두려움과 침묵을 깨고 이 여성 혐오 현상을 비판하고 저지할 대책과 법안,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이 집단광기의 날이 다음번엔 또 누구를 겨눌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지요. 여성 혐오주의자들의 전체주의적 만행에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공포와 질식, 자기검열기재에 의해 한없이 취약해지고 말 것입니다.
#여성혐오광기를멈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