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분의 1 확률로 살아난 나태주 시인이 미리 '묘비명'을 정해둔 이유
2021-04-1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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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정해둔 묘비명 이유 밝힌 나태주 시인
“훗날 묘비 찾아올 자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나태주 시인이 미리 정해둔 자신의 묘비명에 담긴 의미를 공개했다.
지난 14일 방송된 tvN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에는 ‘한 줄로 설명되는’ 특집으로 나태주 시인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유재석은 “작가님 벌써 묘비명을 정해두셨다고?”라고 질문했다. 나태주 시인은 “많이 보고 싶겠지만 조금만 참자”라며 미리 정해둔 묘비명을 언급했다. 이어 “나는 보고 싶은 것이 내 인생의 가장 큰 문제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돌아가신 사람 보고 싶고, 이별한 사람 보고 싶고, 멀리 있는 사람 보고 싶고”라며 “만약 내가 죽어 무덤 앞에 작은 묘비를 세워 ‘많이 보고 싶겠지만 조금만 참자’라고 써놓으면 그 앞으로 누가 찾아오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올 사람 별로 없다. 우리 딸, 아들이 가끔 오겠지. 그때 내가 그 애들한테 하고 싶은 말이다”라며 “‘너 여기 왜 왔냐, 보고 싶어서 왔지? 조금만 참아라. 너도 조금 있으면 죽을 거야’라는 의미다"라며 감동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했다.
그는 "이건 즉 '네가 죽을 것을 기억하라. 그러니 겸손하게 열심히 살라. 좋은 일 하며 살아라'라는 뜻의 '메멘토 모리'를 이야기하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유재석은 다음 질문으로 "봄에 어울리는 시를 한 수 소개해달라"고 부탁했다. 나태주 시인은 '사랑에 답함'을 읽었다.
그는 "예쁘지 않은 것을 예쁘게 보아주는 것이 사랑이다. 좋지 않은 것을 좋게 생각해주는 것이 사랑이다. 싫은 것도 잘 참아주면서 처음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나중까지 아주 나중까지 그렇게 하는 것이 사랑이다"라고 낭독했다.

나태주 시인은 “이 시를 늙어서 썼는데 사랑에 대한 해답이 그런 게 아닌가. 실제로 진짜 사랑은 병든 상대방을 사랑해주는 것이 그게 진짜 사랑이다”라며 “내가 병들어 죽을 뻔한 적이 있는데 우리 집사람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서 살게 됐다"라며 일화를 털어놨다.


그는 "6개월 동안 중환자실에서 있을 정도였는데 10만 분의 1 확률로 살았다. 나는 기적의 사람이다”라며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어 "우리한테는 이 오늘 하루가 이 세상 첫날이고, 이 세상 마지막 날이다"라며 끝맺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