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문에 절대 쓰지 말아야 할 표현들 여기 다 있습니다” (영상)
2021-04-21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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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범잡 '올바른 사과와 반성문' 작성법
“'제가 잘못했습니다'가 가장 완벽한 사과”
범죄심리학자 박지선 교수가 반성문 속 잘못된 표현들을 지적했다.

지난 18일 방송된 tvN 예능 '알쓸범잡'에서 범죄심리학 전문가 박지선 교수는 '올바른 사과와 반성문'에 대해 이야기했다.

박 교수는 가해자들의 사과문을 가져와 몇 가지 잘못된 표현들을 지적했다. 그중에는 "그럴 의도는 아니었지만 일이 이렇게 된 점 사과드립니다", "제가 훈육 차원에서 한 말들이 큰 상처가 되었다는 점에 대해..." 등이 있었다. 박 교수는 "이 표현들은 책임을 회피하고 범죄의 의도를 정당화한다"고 꼬집었다.

잘못을 축소하는 표현들도 있다. 박 교수는 "무엇보다 저의 잘못이 큽니다"라는 표현에서 "크다"라는 말은 작게나마 자신의 잘못이 아닌 부분도 있다는 것을 함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실 이게 제일 완벽한 사과다"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사과문에 본인의 억울한 부분을 포함시키며 이해를 바라는 것도 그 자체로 '변명'이라면서 "사과를 하면서 피해자한테 '뭘 해라, 하지 말아라' 이런 표현은 절대 쓰지 말아야 한다"라고 못박았다.
"제 작은 실수로 큰 오해가 생긴 것 같아서..."와 같은 표현도 문제 있다고 말했다. 본인의 잘못을 실수로, 피해자의 피해를 오해로 규정해 2차 가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날 윤종신은 요즘 들어 "방송이나 SNS를 통해 해명이나 사과를 할 일이 굉장히 많아졌다. 잘못이나 가해 혹은 논란에 대한 해명들이 있다. 진심을 담아 쓰면 괜찮아질 일이 핑계가 섞이면 더 커진다"라며 이 주제가 의미 있다고 박 교수를 지지했다.

김상욱 경희대학교 물리학 교수는 사과문을 읽는 과정에서 생기는 '오독'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글에 내용을 다 담을 수 없어 오해가 생기기 때문에 당사자에게 직접 사과를 전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법학박사 정재민은 재판 과정에서 가해자들이 반성문을 많이 써서 판사에게 제출하지만 정작 피해자에게 직접 사과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