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됴심?' 낙서인 줄 알았던 비석이 사실 문화재였습니다
2021-04-21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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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문경에 있는 조령 '산불됴심' 표석
틀린 글자로 쓰인 낙서 같지만 사실 조선시대에 세워진 문화재
경북 문경시와 충북 괴산군 사이에 있는 고개인 문경새재에는 '산불됴심'이라고 적힌 비석이 하나 있다.
붉은색으로 '산불됴심'이라고 적혀 있는 이 비석은 많은 의아함을 자아낸다. 현대 한국어 역사에서는 '조심'을 '됴심'으로 쓰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누군가가 낙서한 것처럼 보이는 이 비석은 사실 조선시대에 세워진 순수 한글비다. 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제226호인 '조령 산불됴심 표석'은 세워진 지 200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이 표석은 언제 세워진 것일까. '산불 됴심'이라는 단어로 짐작해 보면 구개음화가 상당 부분 진행된 조선 영조와 정조 사이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조선은 국경 수호를 위해 산에 일반인의 통행을 금지하고 산불을 경계했다. 이를 서민들도 쉽게 알게 하기 위해 순수 한글로 적은 것으로 추측된다. 또 이 비석을 통해 과거 선조들 또한 자연 보호에 앞장섰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옛 한글 비석 5개 중에서 유일하게 '순수 한글비'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다른 한글비들에서는 한글이 한자와 같이 쓰인 것과 다르게 이 표석에는 오로지 '산불됴심' 네 글자만 새겨져 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와 영조, 정조 때라고? 조상님들 됴심하겠습니다", "아이구 귀여워 미치겠네. 심은 왜 삐뚤어진 건데", "됴심하라궁", "당연한 거지만 우리가 쓰는 글씨랑 똑같은 게 너무너무 신기하다", "귀여워", "다들 산불 됴심하라구" 등 반응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