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전직 PD가 쌍용자동차를 인수하겠다고 나섰습니다

2021-04-2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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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PD 그만두고 매출 809억 CEO로
“2000억 투자해 체어맨 전기차 만들 것”

쌍용자동차 경기 평택공장 모습 / 뉴스1
쌍용자동차 경기 평택공장 모습 / 뉴스1

최근 국내 전기버스 제조업체인 에디슨모터스가 경영난에 허덕이는 쌍용자동차를 인수하겠다고 나서면서 주목받고 있다. 에디슨모터스를 창업한 강영권 대표의 독특한 이력도 덩달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강 대표는 각종 언론 인터뷰를 통해 쌍용차 인수 의지를 공언한 상태다.

그는 “우리가 쓸 수 있는 돈이 약 2000억원에서 2500억원 규모다”라며 구체적인 액수까지 제시했다. 여기에 기관투자 약 3000억원이 더해지면 총 5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액이 마련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5년 안에 흑자 전환을 이끌 수 있다는 포부까지 밝혔다.

에디슨모터스는 KT와 지난해 7월 친환경 자율주행 전기차와 모빌리티 서비스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오른쪽이 에디슨모터스 강영권 대표 / KT
에디슨모터스는 KT와 지난해 7월 친환경 자율주행 전기차와 모빌리티 서비스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오른쪽이 에디슨모터스 강영권 대표 / KT

경남 함양군에 소재한 에디슨모터스는 2015년 10월 설립돼 e-화이버드 저상 전기버스, 스마트 T1 전기 트럭 등을 생산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대형 세단 승용 전기차 초기 모델을 공개하고 순차적으로 승용 전기차 모델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쌍용차 인수 후 무쏘나 체어맨을 전기차로 개발해 출시할 수 있다는 게 강 대표의 판단이다. 에디스모터스가 전기차와 관련한 모든 생산기반을 직접 갖추려면 시간이 걸리는 만큼, 쌍용차 인수를 통해 전기차 사업경쟁력을 빨리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쌍용차의 인수 우선 협상 대상자는 미국의 수입차판매사인 HAAH오토모티브다. 하지만 HAAH는 쌍용차 투자 결정 시기를 미루고 있다. 쌍용차가 미국 HAAH와의 협상에서 실패한다면 에디슨모터스와의 협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

강 대표는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지상파 PD 출신으로 39세 나이에 사업가로 변신했다.

지난해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그는 "KBS 공채 PD로 입사해 '비바 청춘'으로 연출을 시작했고, 1991년 SBS 이직 후 '그것이 알고 싶다'를 연출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최고 시청률을 43.8%까지 올리며 지금도 방송국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린다.

'잘나가던' PD 생활을 청산하고 1996년 강 대표는 사업에 뛰어든다. 처음에는 외주프로그램을 제작하다 산업폐기물 소각장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그 뒤 전기차사업에 매력을 느껴 2017년 한국화이바 친환경차량사업부(현 에디슨모터스)를 인수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화면 캡처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화면 캡처

그는 전기차 업체 인수를 위해 기존 사업체를 1138억 원에 매각했다. 세금만 240억원을 냈다고 한다. 여태껏 해온 사업과는 규모도 다르고 전 재산을 날릴 수 있는 위험이 있었지만 그는 승부수를 던졌고 적중했다.

에디슨모터스는 2019년 809억원의 매출로 첫 흑자를 달성했고, 작년에는 서울시 전기버스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사진='그것이 알고 싶다' 트위터 계정 공식 이미지
사진='그것이 알고 싶다' 트위터 계정 공식 이미지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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