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가 예술이 되다..“ 이색 전시 '너와 내가 만든 세상' 개관

2021-04-2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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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앤씨재단, 지난해 11월 서울 전시로 호평
제주 포도뮤지엄에서 내년 3월까지 상설 전시

최근 '남혐', '여혐' 등 성차별 이슈부터 특정 국가, 인종 등을 비하하는 표현에서 빠지지 않는 단어가 '혐오'이다. 이처럼 극도로 부정적인 단어를 주제로 풀어낸 이색 전시가 있어서 눈에 띈다. 

작품명 "패닉 부스" / 이하 티앤씨재단의 ‘너와 내가 만든 세상-제주展’
작품명 '패닉 부스' / 이하 티앤씨재단의 ‘너와 내가 만든 세상-제주展’

재단법인 티앤씨재단은 지난 24일 제주 서귀포시 포도뮤지엄에서 아포브(APoV : Another Point of View) 전시 ‘너와 내가 만든 세상‘을 개관했다. 내년 3월까지 1년간 상설 전시된다.  

아포브 전시 ‘너와 내가 만든 세상‘은 인류를 서로 적대 시켜 분란을 일으키는 혐오와 혐오 표현 현상을 예술가들의 시각을 통해 경험하고 공감의 의미를 나누는 시뮬레이션 전시이다. 지난해 11월 서울 전시로 호평 받은 이후, 이번에 제주 포도뮤지엄 개관전으로 초청받았다.

작품명 "브로큰 미러 2011". 이용백 작가
작품명 '브로큰 미러 2011'. 이용백 작가

관람객은 예술 작품을 통해 가짜뉴스와 왜곡된 정보가 편견과 혐오를 부추기는 과정부터, 혐오의 해악성이 인류에게 남겨온 고통을 조명하고, 비극의 역사 속에서도 용서와 포용으로 화합의 길을 택한 의인들의 메시지를 감각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작품명 "숭고의 방". 강애란 작가
작품명 '숭고의 방'. 강애란 작가

특히 이번 ‘너와 내가 만든 세상-제주展‘에 한∙중∙일 8인의 작가가 참여한 것도 의미 깊다. 기존 참여 작가인 강애란, 권용주, 성립, 이용백, 최수진, 쿠와쿠보 료타에 이어, 중국의 장샤오강(Zhang Xiaogang)과 한국의 진기종 작가가 새로 합류했다. 작가들의 설치작품 외에도 티앤씨재단에서 직접 기획한 다섯 개의 테마 공간은 디지털 인터랙티브 등의 체험 방식을 도입해 관객들에게 입체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작품명 "비뚤어진 공감"
작품명 '비뚤어진 공감'

네이버 예약 방문 리뷰로 올라온 전시평도 긍정적이다. "다소 무거운 주제를 잘 풀어냈다. 가길 너무 잘했다", "감동 그 이상이다. 이런 고퀄의 전시회는 정말 흔치 않은 듯하다", "잘 모르지만 너무 좋았다. 특히 벌레먹은 숲 끝까지 앉아서 보고 오세요" 등의 평이 올라왔다.  

작품명 "벌레먹은 숲". 최수진 작가
작품명 '벌레먹은 숲'. 최수진 작가

이번 전시와 더불어 포도뮤지엄 2층에선 ‘케테 콜비츠 - 아가, 봄이 왔다‘도 함께 진행된다. 케테

콜비츠(Käthe Schmidt Kollwitz, 1867~1945)는 노동과 빈곤, 전쟁과 죽음, 모성 등의 주제로 활동한 독일의 대표 예술가이다. 티앤씨재단에서 준비한 케테 콜비츠 전에서는 판화 원작 32점과 1개의 청동 조각 작품은 물론, 작가의 작품 세계와 생애를 다룬 영상 3편도 만날 수 있다.

전시 2층에서 만나볼 수 있는 "케테 콜비츠 - 아가, 봄이 왔다" 전
전시 2층에서 만나볼 수 있는 '케테 콜비츠 - 아가, 봄이 왔다' 전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4개 국어로 준비될 오디오 도슨트 가이드에는 전시 취지에 공감한 한류 아이돌 스타들의 목소리 기부 선행이 이어진다. 일어는 에스파(aespa) 지젤, 중국어는 WayV 샤오쥔, 그리고 한국어에는 독일 출신 배우 유태오가 참여하고, 이달 말부터 오디오로 만날 수 있다.

개관 전날인 지난 23일에는 아포브 전시와 포도뮤지엄 개관 기념으로 포도뮤지엄 클럽하우스가 2시간 동안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기도 했다. 클럽하우스는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SNS)이다. 김희영 티앤씨재단 대표, 포도뮤지엄 관계자와 작가가 참여한 이날 클럽하우스에는 포도뮤지엄 소개를 비롯, 전시 기획 배경 및 작품 준비 과정이 생생하게 이야기된 가운데, 관람 방법과 향후 계획에 대한 청중들의 질문도 다양하게 쏟아졌다.

클럽하우스에서 질의 응답을 통해 처음으로 대중과 소통에 나선 김희영 대표는 이 전시를 구상하는데 영감을 받은 계기를 묻는 질문에 “몇 년 전 다보스에서 홍콩의 비영리 재단 크로스로드의 난민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타인의 고통에 완벽하게 동화돼 보는 경험이 공감 교육의 핵심임을 깨닫고 아포브 전시를 구상하게 됐다”며, “많은 관람객들과 함께 혐오와 차별의 해악성을 돌아보고 공감과 화합의 메시지를 나누기를 희망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전시는 포도뮤지엄 개관 기념으로 5월 말까지 무료로 공개된다. 무료 관람은 포도뮤지엄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하면 된다. 이후 관람료는 성인 5000원, 청소년과 군인 3000원, 12세 미만은 무료이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매주 화요일 휴관이다.

한편, 2017년에 설립된 티앤씨재단은 교육 불평등 해소와 공감인재 양성을 위한 장학, 교육, 복지, 학술연구 분야 공익 사업을 운영하는 재단법인이다. ‘다른 생각’에 대한 이해와 포용을 뜻하는 아포브(APoV : another point of view 의 약자) 컨퍼런스와 전시, 출판, 공연 등 다양한 공감 프로젝트를 기획, 개최하고 있다.

home 이제남 기자 memonam@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