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마비 생존자, 철기계 통 속에서 68년간 살 수 있었던 이유 (영상)

2021-05-0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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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소아마비로 철제 인공호흡장치 속에 살게 된 남성
누운 채 책 읽고 공부해 꿈 이뤄

이하 유튜브 'Mitch Summers'
이하 유튜브 'Mitch Summers'

육중한 철기계 속에서 평생 산 남성이 있다. 가쁜 숨을 고르는 이 남성의 이름은 폴 알렉산더(74)다.

그는 1952년부터 68년간 하루의 많은 시간을 밀폐된 철제 인공호흡장치인 '아이언 렁'에 올라 호흡해야 했다. 6살 무렵 '중증 소아마비'에 걸렸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이 질병에 취약해 심한 경우에는 호흡이 힘들 정도로 근육이 마비된다. 1940년대와 1950년대 미국의 병원에서는 소아마비 환자를 위한 '아이언 렁'이 즐비했다. 아이언 렁은 근육이 약해진 환자의 몸 주위를 인위적으로 진공 상태로 만들어 기계 속 압력 차로 폐가 부풀고 축소하면서 호흡하는 장치다.

알렉산더는 아이언 렁 속에 누운 채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다.

그는 통 속에서 글자를 읽고 그림을 그리며 공부도 했다. 아이언 렁의 도움으로 그는 텍사스대에서 법률학을 전공하며 법정 변호사가 됐고 책을 쓰는 작가의 꿈도 이뤘다.

그는 "학생들이 커다란 기계에 목만 내밀고 있는 나를 보려고 찾아와 졸업할 때쯤 수천 명의 친구를 사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2015년 그에게 큰 위기가 찾아왔다. 기계 내부를 밀폐시키는 부품이 낡아서 고장 난 것이다. 아이언 렁은 이미 1960년대 생산이 중단돼 사망한 환자의 유가족에게 기증받은 기계도 낡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알렉산더는 변호사 일을 그만둔 뒤 친구의 도움으로 유튜브에 동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기계를 만질 줄 알고 도구가 있는 분이면 고칠 수 있을 거다. 밀폐시키는 부분이 고장 났다"며 누리꾼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유튜브 'Nick Isenberg'
유튜브 'Nick Isenberg'

며칠 뒤 실험실을 운영하는 '브래드 리처드'라는 남성으로부터 연락이 왔고 다행히 알렉산더는 다시 숨을 쉴 수 있었다. 그는 "리처드를 만난 건 기적"이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알렉산더는 현재 커다란 통 속에서 펜을 입으로 문 채 키보드를 누르며 자서전을 쓰고 있다.

유튜브 'Mitch Summers'
유튜브 'Mitch Summers'

변호사이자 작가이자 무엇보다도 생존자인 알렉산더는 이런 말을 덧붙였다.

"나는 내 인생이 완벽하다고 느낍니다. 열심히 도전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것. 68년째 누워 살고 있는 내가 여러분께 하고 싶은 말입니다"

유튜브, Mitch Summers
home 안지현 기자 jihyu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