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모욕한 전단지, 얼마나 수위가 심한지 살펴봤더니… (사진)

2021-05-0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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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시민, 모욕혐의로 검찰 송치
비판일자 靑, 고소 2년 만에 철회

문재인 대통령 / 뉴스1
문재인 대통령 /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을 비방하는 전단지를 뿌린 30대 청년을 모욕죄로 고소했다가 2년 만에 취하했다. 청와대는 고소를 접으면서도 향후 유사한 사안이 발생할 경우 고소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과잉 대응' 논란과 함께 일각에선 어느 정도 수위이길래 최고 권력자가 시민 1명에 대해 강경 대응에 나섰냐는 궁금증도 나온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고소한 전단지'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시민단체 터닝포인트 대표 김정식(34)씨가 살포하고 다녔던 전단지가 담겨 있다.

문제의 전단지 / 나무위키
문제의 전단지 / 나무위키

한쪽 면에는 상단에 문 대통령과 할리우드 영화 시리즈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악역인 '타노스'를 합성한 사진이 붙어있다. '사회주의 강성대국으로 함께 갈 준비되셨습니까?'라는 문구도 결들여져 있다.

하단에는 해당 영화 세계관의 등장 요소인 인피니티 스톤을 패러디해 현 정부의 정책을 열거하며 '탈원전 - 국가에너지 기반 파괴', '공수처 - 수사권력 장악', '연동형비례제 - 입법부 장악', '국민연금장악 - 기업경영권 장악', '주한미군 철수 - 반미 선동', '고려연방제 - 종전 선언'이라고 비방했다.

그 아래에는 '1000만명 대학살, 1000만명 보트피플 동해 바다 익사, 500만명 중국에 팔려가 성매매, 2500만명 장군님의 품에서 행복한 노예생활'이라는 문구를 삽입했다.

반대쪽 면에는 욱일기를 배경으로 문 대통령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시민 노무현재단이사장 등의 선대(先代)가 친일을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북조선의 개, 한국 대통령 문재인의 새빨간 정체'라는 문구도 적혀 있다.

문제의 전단지는 2019년 7월 김씨가 서울 국회 분수대 주변에서 배포한 것이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그해 12월 김씨를 모욕죄로 입건하고 정식 수사를 진행했다. 이어 지난달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김씨를 검찰에 송치하면서 문 대통령이 법률 대리인을 통해 김씨를 고소했던 사실이 세상에 공개됐다. 형법상 모욕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4일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지난해 7월 문 대통령 등을 비판하는 내용의 전단을 국회에서 살포한 30대 청년이 검찰에 송치된 것과 관련, 모욕죄 고소를 취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뉴스1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4일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지난해 7월 문 대통령 등을 비판하는 내용의 전단을 국회에서 살포한 30대 청년이 검찰에 송치된 것과 관련, 모욕죄 고소를 취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뉴스1

하지만 “대통령 욕은 해도 된다”고 했던 대통령의 과거 발언과 모순된다는 지적이 여권에서도 제기되자, 이달 초 문 대통령 측은 고소를 뒤늦게 취하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4일 브리핑에서 "주권자인 국민의 위임을 받아 국가를 운영하는 대통령으로서 모욕적인 표현을 감내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을 수용했다"며 고소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앞으로 명백한 허위 사실을 유포해 정부에 대한 신뢰를 의도적으로 훼손하고 외교적 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 행위에 대해서는 적어도 사실관계를 바로잡는다는 취지에서 사안에 따라 신중히 판단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사안에 따라 또다시 고소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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