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97%를 기부한 회장님의 '특별 유훈', 그 내용이 공개됐다

2021-05-18 12:03

add remove print link

1조 5000억 원 기부, 1만 명에 장학금
“유언자 본인의 직계 비속(卑屬)은 재단 임직원 안 된다”

동양 최대 장학재단, 1조 5000억 원 이상 기부, 1만 명 이상 혜택...

수많은 수식어를 보유한 이종환(98) 삼영화학 그룹 명예회장이 유고를 대비해 작성한 유서 내용이 공개됐다.

이종환 회장 / 성균관대학교
이종환 회장 / 성균관대학교

18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종환 삼영화학 그룹 명예회장이 최근 공증받은 '특별 유훈'에는 "유언자 본인의 직계 비속(卑屬)은 재단의 임직원으로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맨 앞에 나와 있다. 본인 사후에도 재산이 가족들에게 사적으로 쓰이지 않고 장학사업에 쓰이길 바라는 이 회장의 진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회장은 부동산, 주식, 귀중품 등을 모두 그가 설립한 장학재단에 귀속시키고 법적 이전이 불가능한 재산은 전부 처분, 현금화해 재단에 증여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만든 재단과 기업이 내 사후(死後)에도 설립 정신이 훼손되거나 바르지 못한 방향으로 가서는 절대 안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해 백수(99세)를 맞은 이종환 회장의 행보는 여러 거액 기부자들 사이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그는 1923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나 마산고를 거쳐 일본 메이지대 경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고향에서 정미소를 열어 첫 사업을 시작했고 오래 지나지 않아 서울에서 플라스틱 사출기 한 대로 석유화학사업에 뛰어들어 삼영화학공업사를 일궈냈다.

2000년대 들어 이 회장은 그동안 번 돈을 사회에 환원하는 작업을 시작한다. 그는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부강해질 수 있는 방법은 인재 육성이라며 장학사업에 특히 관심을 쏟았다. 2000년 관정 이종환 장학재단을 설립하고 매년 100억 원가량을 국내외 장학생에게 지급하고 있다. 올해까지 누적 장학금은 1800억 원, 누적 장학생은 1만 10000명에 달한다. 2012년에는 서울대 도서관 건립에 600억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이종환 삼영화학 그룹 명예회장이 기부한 금액은 재산의 97%에 해당하는 1조 5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그의 사회 환원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가족들에 의해 사후 재산 분쟁이 벌어지지 않도록 "(재산이 장학금에 쓰일 수 있도록) 더욱 철저하게 못 박아 놓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셔터스톡
셔터스톡
home 권상민 기자 story@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