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가서 보면 너무 별로여서 허무함마저 느껴진다는 해외 관광지 3곳
2021-05-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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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cm 인어공주, 동화속 환상 와르르
치이는 피사의 사탑·쪄 죽는 두바이
누구에게나 “코로나가 끝나면…”으로 시작하는 팬데믹 이후 버킷리스트가 있다. 많은 이들의 버킷리스트인 해외 유명 여행지. 그러나 막상 가보면 살망스런 경우도 적지 않다. 생각보다 초라하거나 인파들에 치이는 등의 이유로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곳도 있다.
1. 덴마크 인어공주 동상

덴마크 하면 딱 떠오르는 한 사람. '동화의 아버지' 안데르센(1805~1875)'이다. 안데르센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다. 위인전은 나라마다 달라도 유년시절 읽어보라고 권했던 동화들은 하나같이 '인어공주'와 '미운 오리 새끼'이기 때문이다.
덴마크 오덴세에서 태어난 안데르센이 일생 동안 남긴 동화는 130편 가량 된다. 그 중 첫 손가락에 꼽히는 작품은 '인어공주'다.
수도 코펜하겐 항구에 가면 동화 속 인어공주를 동상으로 볼 수 있다. 코펜하겐에 오는 관광객들이 꼭 찾는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인어공주상을 친견한 관광객들은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인어공주상은 약 80cm 정도로 사람보다 작다.
필자는 1995년 여름 코펜하겐을 찾은 적이 있다. 목적은 단 하나. 인어공주상을 보기 위해서였다. 어릴 적 읽었던 동화 '인어공주'의 스토리 말미에 '코펜하겐에 가면 인어공주상이 있다'는 구절을 떠올리면서다. 쓸쓸한 모습으로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인어공주상을 보고선 환상이 와르르 깨지는 느낌을 받았었다.
실제로 인어공주상은 벨기에의 오줌싸개 동상, 독일의 로렐라이 언덕(또는 트로이목마)과 함께 '3대 허무한 유럽 관광지’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그래도 인어공주상 주변엔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으면서도 사진을 찍으려는 외국 관광객들로 항상 만원사례다. 덴마크인들은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과 같은 가치로 여긴다.
2. 이탈리아 피사의 사탑
이탈리아 명물 '피사의 사탑'은 12세기에 완성된 원통형 8층 대리석 탑이다. 약 5.5도 기울어진 채 800여년을 버텨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힌다. 멀쩡했다면 유명해지지 못했겠지만 외려 망가져서 관광명소가 된 건축물의 대명사다.
그러나 르네상스의 본고장 피렌체에서 기차로 한두시간 걸리는 작은 마을엔 피사의 사탑을 제외하곤 아무것도 볼거리가 없다.
관광객들은 저마다 피사의 사탑을 손으로 받치고 있는 착시 사잔을 찍는다. 그 광경이 우스꽝스럽기도 하다.
3. 사막의 꽃 두바이

'시믹위의 기적'이라 불리는 아랍에미리트 최대 도시 두바이. 화려한 건물과 수많은 포토 스폿으로 많은 이들의 버킷리스트에 올라있는 곳이다.
그러나 두바이에 입성해본 사람들은 에어컨이 있는 건물내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며, 조금 답답하다는 의견도 보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겨울철에는 그나마 버틸 만하지만 여름철에는 날씨가 그야말로 미칠 지경으로 덥다. 5월부터 밤 온도가 30도를 넘나들고, 6월부터 낮 평균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도시다. 설상가상으로 바닷가에 인접한 탓에 습도 또한 엄청나다. 사람들이 밀집돼 사는 해안지역의 경우 습도가 보통 60~80% 안팎이다.
살인적인 더위 탓에 시내의 모든 아파트 단지에는 의무적으로 수영장 설치를 법제화했고, 시내 대형 몰에는 엄청난 자본을 들여 내부에 크고 아름다운 스키장을 내장했다.
거리 버스정류장도 캡슐식으로 만들어 내부에서 에어컨을 돌리니 말 다했다.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도시답게 비는 1년에 1주일 정도 이슬비가 내릴까 말까 한 수준이다.
물론 출장이나 환승을 위해 두바이를 잠시 방문한다면 좋은 여행지가 될 수도 있다.